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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Feb 09. 2024

인생이 너무 지겨울 때

J로 살고 싶은 P의 바램

더 이상 재밌고 하고 싶은 것도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가고 싶은 곳도 달성하고 싶은 것도 없는 상태일 때는 잠으로 파고든다.

겨울잠을 미친듯이 잔다. 생각이 파고들기 전에 회피한다. 


할 수 있을까? 많은 가능성 속에서 오히려 길을 잃어버릴 때가 많다.

인터넷과 AI, 온갖 프로그램의 발달로 혼자서 배울 수도 시도할 수도 해볼 수도 있는 시대이지만 그래도 정작 무엇을 해야할지 모를 때가 많다.


기술을 배워야할까? 자격증을 따야하나? 무엇을 해야하지

아이패드, 노트북 하나로 개발도 하고 이모티콘도 만들고 누구나 작가도, 사업가도 크리에이터도 될 수 있다고 하는 시대지만 무엇하나 제대로 할 수 없는 나를 발견하면 작아진다.


겨울과 함께 우울증과 무기력증이 와서 몇 달을 집 밖을 잘 안 나갔다. 카카오톡도 광장처럼 느껴져서 알림을 끄고 잘 들어가지 않았다. 


나와의 약속을 어기고, 친구와의 약속을 파토내고, 혼자 지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만 있으면 외롭지 않은 시대이니 나쁘지 않았다. 


콘서타와 우울증약을 먹어도 괜찮아지지 않았다. 집중을 못하고 자꾸 딴짓을 하는 내가 혹시 경계성 지능장애가 아닐까 생각이 들어 아이큐 검사도 해봤다. 무료 검사 사이트에서 몇 번을 해봤지만 결과를 알려면 과금을 해야했다. 너무 답답해서 결국은 결제를 했다. 다행히 일반적인 범위의 아이큐로 나왔지만 나의 산만함과 자주 잊어버리는 기억력은 어떻게 해야할까.


나도 계획형 인간이었으면 좋겠다. 계획대로 살고 루틴대로 진행하고 청소도 잘하고 정리도 잘 하면 인생이 깔끔하고 쉽지 않았을까



오늘은 햇빛이 좋았다. 오랜만에 외출을 했다. 사람을 만났다. 

솔직하게 지금 상태를 털어놓았다. 조금 더 있어보이게 꾸며볼까 했지만, 그래서는 나아질 것 같지 않았다.


누구나 힘든 시기는 있다.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을 때도 있고 엄두가 나지 않을 때도 있고, 높은 이상보다 낮은 자기의 현실을 마주하기 싫은 순간도 있고. 그걸 인정하기 싫어서 도망갈 때도 있다. 


하지만 오늘을 망쳤다고 해서 자책하다가 내일까지 망치면 안 된다. 죄책감과 자책이 늘어가면 결국 늪처럼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 


오늘은 완벽하지만 않지만, 해야할 일을 했고, 다시 해야될 일들에 대해 생각을 했다.

스스로 못마땅하게 느껴지는 순간일수록 좋았던 순간의 기억들을 떠올려야 한다.

자책과 원망은 쉽지만 내가 가진 좋은 점들을 상기시키는 것은 노력이 필요하다.


입춘도 지나고 설도 오고 게으른 나에게 다시 한 번 새해를 준비할 날들이 오고 있다.

자책은 뒤로하고 하나씩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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