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나와 함께 살아가기

실패해도 괜찮다는 마음

by 평일

9월이 절반이 지났다. 일년만에 신청한 풋살수업과 아침 요가 수업을 한 번도 못갔다.

아침 7시 요가를 하고 출근하면 몸도 찌뿌둥하지 않고 하루를 단정하게 시작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달도 그렇고 이번 달도 신청만 하고 하루도 못 갔다는 것이다. 새벽 6시 알람을 맞추고 침대에서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갖은 핑계를 대며 잠을 잤다. 그렇다고 더 피로가 풀린 것도 아닌데.


나는 왜 계획해둔 것을 잘 실천하지 못할까? 아파서, 비가 와서, 피곤해서 등등의 핑계를 대며 못 가는 나를 자책했다. 그러다 책에서 원래 운동은 혼자 하기 힘든 것이고, 사람은 의지가 약하니 친구와 약속을 잡거나 강제성을 갖는게 좋다는 글을 봤다.

마침 풋살을 같이 다니던 친구가 내가 달리기한 피드에 같이 달리자고 댓글을 달았다. 고민하다가 디엠을 보냈다. 사실 풋살 수업을 신청했으나 못 나가고 있었다고. 내일은 꼭 나가겠다고 보냈다. 그렇게 누군가와의 약속을 하고나니, 일단은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서 구경이라도 해야지. 일단 수업에 참석이라도 하는거야. 너무 크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은 시작부터 하자는 마음을 먹었다.


안 한지 1년이 되기도 했고 이사도 최근에 한터라 풋살화부터 찾는게 힘들었다. 운동용품 가방을 다 뒤져서 풋살화를 찾고, 일단은 갔다. 1년만에 갔는데도 같이 수업듣던 친구들이 반겨주고, 코치님도 그대로 계셔서 마음이 편해졌다. 시작하기까지가 어려웠구나. 하고 나니 또 좋네. 가서 구경만 한다는 마음과 달리 가서 어버버 했지만 수업도 다 참석하고 경기도 뛰었다. (사람들이 잘 배려해줘서 골대옆에서만 뛰어다녔지만) 역시 운동은 가는 게 제일 힘들지 그 이후는 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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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다리도 다쳤었고 오래 쉬었던 것을 감안해서 다들 천천히 살살 해보라고 알려주고 이해해줘서 다행이었다. 1년만에 다시 풋살수업을 듣고 집에 오는길에 시원한 바람과 함께 기분이 좋았다.


나를 너무 자책하지 말자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해보면 다시 갈 때 망설였던 것도 최근에 무릎을 다치기도 했었고, 안 나갔던 1년간 풋살수업 듣는 사람들끼리 유니폼도 맞추고, 대회도 나가고, 친선대회도 하는 것들을 단톡방에서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나가는게 망설여지고 어려웠을 것이라고 나를 이해하기로 했다.


내가 나를 이해 안 해주면 누가 해줄까? 스스로 세운 계획들, 일정들 못 지키면 실패라고 생각하지말고 거기서부터 다시 또 시작하면 된다. 계획을 잘 세우고, 계획대로 잘 하는 사람, 약속이나 일정을 잡으면 고민없이 실행하는 사람을 늘 부러워했다.


모자란 기력과 하찮은 체력을 가지고 있지만 하고 싶은 건 많아서 여러가지를 계획해놓고 못하면 자책하기도 하고, 일정사이에서 뭘 포기하고 뭘 할지 고민하느라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기도 했다.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인 것도, 시도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계획만큼 못 하지만 그래도 몇가지는 계속 해나가고 있는 게 나인 것을 인정하기로 했다. 좋은점만 가지고 살면 좋겠지만 불완전하고 불안하고 산만한 나를 데리고 살면서 스스로 다독이고 칭찬도 해주고 마음도 몸도 살피면서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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