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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독준 Jun 21. 2023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기

인생에 덤덤함을 추가하는 것

   살다 보면 참으로 많은 일이 있고 그에 대한 소감 또한 있기 마련이다. 정확한 시기는 기억에 나지 않지만, 놀랄 만한 일들에 대해서 나는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과 말을 하고 있다. 기상천외하다고 느껴지는 일이더라도 사실 저 말을 되뇌며 생각해 보면 그 기상천외함이 소박해진다.


   사건사고가 아니더라도, 살면서 자신답지 못한 실수를 하거나 하면 누구나 의기소침해질 수 있다. 냉동고에 스마트폰을 넣어둔다든지, 옷에 현금을 넣어둔 채로 세탁기를 돌린다든지 하는 행동을, 특히나 그것이 과거의 자신이었으면 하지 않았을 것만 같은 일들을 하면 사람들이 낙담한다. 나는 그럴 때 그들에게 "누구나 그럴 수 있다"라고 이야기해주고 있다. 빈 말이 아니라 누구나 실제로 그럴 수 있기 때문에 허언이 아니다.


   사람에게는 믿음과 자기 암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특히나 "그럴 수 있다"는 말을 자신에게도 하고, 주위 사람에게도 한다. 보통 낙담하게 되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게 되고, 자신의 실수에 예민해지고 그것이 뇌리에 남은 상태에서 또 다른 실수를 하면 다시 낙담하면서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나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많이 부족한 사람들의 경우 불필요한 낙담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실수를 밥먹듯이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그럴 수 있다"는 말을 해주지 않는다. 요청받지 않은 해결책을 내어주는 것은 불필요하고 의미가 없는 행동이다. 물론 어느 정도의 공감을 해주고 맞장구 정도는 쳐줄 것이다.


   내가 그럴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굳이 과도한 자책이나 낙담을 할 필요는 없는 사람들에 한정되어 있다. 그리고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에 해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살다보면 가끔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의 실수를 하거나 그럴 수 있지만, 뭐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닌가!하면서 툭툭 털어버리는 것이다.


   인생은 짧으니 낙담을 하고 있을 시간은 정말 없다. 스스로에게 실망할 때도 있겠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다소의 성찰을 한다면 분명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니 세상일이나 자신의 일에 경악하는 순간이 왔을 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을 진정시켜보자. 그러면 생각보다 삶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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