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의 일이다. 나이는 나와 비슷하지만 직급은 사원인 직원이 하나 있는데, 그가 속한 팀의 상급자 A가 잡무라고 할 것을 좀 시켰는데 시키면 할 것이지, 그렇게는 하지 못하겠다며 바로 들이받아버렸다. 애초에 업무상 접촉이 있는 모든 자와 심각한 충돌을 할 정도로 사회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은 알고 있었다. 물론 나와도 심한 충돌이 있었으며, 그 팀의 구성원들과 나의 사이도 좋지 않기 때문에 그저 기분 나쁜 일이 되어가고 있을 따름이었다.
언쟁을 조금 이어가더니, A보다는 직급이 낮은 B이 끼어들면서 A는 언쟁에서 빠져나갔다. 그 둘이 본격적인 말싸움을 다른 팀도 있는 사무실 한복판에서 벌이기 시작했다. 그 팀의 두목이라 할 사람은 공교롭게도 휴가를 간 상황이기도 했다. 물론 팀이 그렇다는 것에서 그 두목의 수준을 누구나 짐작할 수 있겠지만, 그런 존재라도 있었어야 억제가 되었을 것이다. 물론 지금 생각해 보면, 문제의 사원은 자기 두목이 있었어도 A를 들이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두목의 나라 백성들은 무능하기 때문에 기강 같은 것은 날아가버린 지 오래이다. 우습게도, 통제를 할 능력도 의욕도 없는 다른 팀 두목들은 나서기는커녕 싸울 것이면 나가서 싸우라는 수준 낮은 대응을 했다. 문제의 그 사람이나 상급자 B나 내가 매우 좋게 보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그가 A건 B건 들이받는 꼴을 봤을 때 그의 문제라고 보는 편이다. 그의 팀에서 지시건 요청이건 내려온 것을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거부하는 것도 참 독보적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는 그의 두목(중간 두목)이 아닌, 최고존엄인 두목의 지시도 무시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나와의 마찰도 여러 번 있었지만 두목의 지시도 듣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도리어 납득이 되었다. 그냥 그 누구의 이야기도 듣기가 싫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해야 되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평균을 전후하는 정도의 사회적 감각이 있다면, 보통 다른 부서와는 마찰이 심하더라도 자신의 부서장이나 부서원 하고는 최대한 불만 표현 등은 억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것이다. 자신과 제일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고 그러다 보면 자연히 불만과 갈등이 클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그렇다고 적으로 돌린다면 대책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의 그는 그런 것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징계는커녕, 대체 무슨 문제가 있어서 다른 팀들도 있는 사무실에서 언성을 높이고 싸웠는지에 대한 정황 조사 등을 했다는 이야기는 전혀 들은 바가 없다. 그렇게 페널티든 조사든 그 어떤 것도 없이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에서 또 한 번 두목의 나라가 참 다니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회성이 결여된 그 자는 거리감을 재는 능력도 상당히 부족하기 때문에, 이미 회사 임직원의 대부분에게 위험인물로 낙인찍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생각하기에 자신과 충돌이 별로 없었다고 생각하는 직원들에게 그렇게 두목의 나라에 관한 욕을 한다는 첩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알고 싶지 않고 하찮은, 정보라고 할 수준도 되지 못하지만 일단 그렇게 언행이 나에게 들어오고 있다. 그 자신으로서는 아마 이 상황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있을 수준이지만, 이미 대부분의 임직원들은 각자의 첩보망을 통해 듣고 기피인물로 여기고 있다.
사실 그 꼴을 보고 있자면 도리어 불똥은 나 자신에게 튀는 것이다. 두목의 백성이 된 이후에 내가 하던 행각도 사실 저자가 지금 하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던 것으로 성찰하게 되는 것이다. 나도 내가 잘 알지는 못했지만 분명 대부분의 임직원들은 내 언행을 뻔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당시의 나는 그런 줄은 꿈에도 몰랐겠지만 말이다. 아마 지금의 그가 그런 상황일 것이다.
내가 과거로 돌아가거나 하는 것을 가정해 봤을 때, 내가 고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속내는 그렇게 쉽게 드러내면 안 된다는 것밖에 없다. 회사에 대해 불만을 늘어놓고 욕을 해봐도 회사에 대한 만족도는 올라가지 않지만, 그렇게 늘어놓은 말들로 인해 자신의 가치만 폭락하게 되니 백해무익한 일일 따름이다.
그럴 시간에, 정말 불만이면 무념무상의 표정으로 어서 다른 곳으로 탈주하거나 아예 다른 진로를 취할 준비를 하는 것이 낫다. 아니면 어느 정도 분수에 맞춰서 겸허하게 몸을 낮추고 지내는 것이 나을 것이다. 나는 이 글의 주인공이었던 그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일단 최대한 자제하려고 한다.
나도 분명 유명한 광인 중에 하나였지만 나는 최근 자중하고 있고, 새로운 광인계의 큰 별들이 세상은 최고만을 기억한다는 명제에 맞춰주었다. 그들 덕분에 내 과거의 악명은 빛이 상당히 바래버리도록 해줘서 내심 상당히 고맙다. 미친 사람 2위, 3위는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1위는 클래스가 있기 때문에 1위만 아니면 된다. 그리고 내 경험한 그는 확실히 굉장한 반면교사가 되어 많은 깨달음을 주지만, 그를 보고 있자면 싸움 구경임에도 불구하고 재미없고 기분이 나쁘기만 한 점은 다소 아쉬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