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이 비슷한 회사 생활을 한지도 곧 10년 가까이 된다. 20대 중후반부터 그만한 시간이 흘러갔고, 점점 시간이 흘러가는 것에 무감각해진 것 같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가 해가 바뀌거나 했을 때 계획(자기 계발이나 성취가 있을 법한 것들)을 전혀 세우지 않게 되었던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도 놀랍게도 2025년의 4분의 1이 지나가 버린 참이다(!). 개인적으로 꽤 많은 일이 있었던 올 1분기였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다.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고 그것을 반복하고 있기에 성취감이 필요한지도 아닌지도 모르겠는 상태를 오래 유지하다가, 문득 관심 있는 언어 시험을 봤던 것도 거의 10년 전의 일이 되었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깨달았다. 취업 준비를 할 때 혹시 도움이 될까 해서 취득했던 것인데 기준에 합격은 했지만 고득점을 하지는 못했었다. 그리고 성적서도 잃어버려서 점수가 얼마인지도 몰라서 접수처에 문의를 해서 알아내야 했다.
전에도 합격은 했었기 때문에 합격 자체가 걱정되지는 않지만, 당시에 받지 못했던 고득점이 목표가 되어 생각보다는 각오를 다질 필요가 있었다. 과거에 받은 점수보다는 높아야 할 것이고 만점에 가까워야 성취감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런 이유로 어차피 출근 때 대중교통이 붐비는 것도 싫고 인파 속에 급하게 출근하는 것도 싫어서, 회사에 일찍 도착해서 전심전력으로 일을 하지 않았던 시간(주로 인터넷이나 봤던 시간이다)에 교재와 노트로 이웃 나라 언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원래 사람은 해야 하는 명백한 것이 있으면 그것 이외에 모든 것이 즐거워진다는 마성의 법칙이 있지 않겠는가? 지금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일이기 때문에 공부조차 일이 아니다"라는 점에 해당하여 일보다 재밌는 현상을 최근 체험한 것이다.
원래도 글씨를 못쎴지만 근 10년 동안 회사 노트에 낙서나 하고 스스로도 읽지 못할 암호문으로 채워왔던 참이다. 내가 올해 응시하려는 것이 바로 이웃 나라의 언어 시험이다 보니 결국 내 대결 상대는 한자인 것이다. 한자와 친숙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글씨를 못쓰는 것과 한자는 더욱 사용 빈도가 낮다는 점이 결합해서 원래도 한자는 거의 그리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디지털 어학 사전에서 획순을 보면서 하고 있는데 이게 생각보다 굉장히 재밌고 충격의 연속이다.
여태 글씨(한자)를 쓴다기보다 완전히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악필 자체가 바로 바뀔 일은 아니라지만, 획순을 보고 따라 하면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쓸 수 있게 되면서 훨씬 보게 좋게 쓸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문해력의 핵심 요소가 한자어라고 생각하는 만큼 개인적으로도 한자를 들여다보며 모국어의 측면에서도 얕아졌던 깊이를 다소 회복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
반복되는 업무와 휴식으로 채워왔던 시간에는 다소 성취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비록 지금 취미에 가까운 시도를 하는 것에서도 얻을 수 있는 성취가 있다는 점에 상당히 놀란 참이다. 물론 집에 가면 나 몰라라 하는 것을 크게 바로잡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시험도 접수하고 책도 들여다보고 하는 것은 작지만 큰 변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2025년의 25%가 지나가버렸다 해도, 75%는 아직 지나가지 않았으니 각자 관심이 있는 것과 성취하고자 하는 것을 생각해 보고 도전해 본다면 그것이 삶에 꽤 큰 변화를 가져올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요즘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