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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쌤 May 14. 2024

아직도 가야할 길_'문제'의 자리는 늘 만석

그게 삶.

아직도 가야 할 길.


독서모임에서 이번달 함께 읽어보기로 한 책이다.

이미 두세 번쯤 읽은 책이나 완전히, 아니 아직 반도 이해하지 못했음을 인정한다.


이 페이지에 꽂혀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에게도 늘 얘기하듯이 진도가 중요하진 않으니까.


삶은 고해다.

로 시작하는 이 첫 번째 챕터는 인생의 진리에 가깝다.

그걸 인지하기 시작한 것조차 얼마되지 않은 어리석은 나란 인간. 지금이라도 깨달아가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인생은 문제들과 그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 것을, 문제없이 살고자 함이, 문제를 고통스럽게만 받아들이며 산 것이 참 어리석었다.


현명한 사람들은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고 사실은 문제를 환영하며 실제로 문제가 주는 고통을 터득하려 한다.


이 부분을 내 것으로 만들어 보기 위해 며칠 애를 쓰는 중이다.


따로 월세를 내며 주거지와 분리해서 공부방을 운영하다가 생각보다 잘 운영이 되어 교습소로 나가고 싶어졌다. 아파트야 잘 나가겠지 하고, 덜컥 상가를 계약하고 인테리어를 하고, 공백 없이 교습소에서 수업을 이어갔다.


아파트가 발목을 잡았다. 매매만 안 되는 시장이 아니었나. 왜 월세도 이렇게 나가지 않는 걸까. 속을 태우던 두 달의 시간이 한 세월처럼 길게 느껴졌다. 지나고 나면 두 달 만에 나갔으니 긴 시간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것만 해결되면 두 발 뻗고 잘 줄 알았다. 그러나 그 자리는 본격적으로 교습소를 키워나가야 하는 문제들이 치고 들어와 자리를 차지했다.


어쩌면 내가 감당해야 할, 아니 감당하기로 마음먹은 고통과 문제들의 자리는 늘 만석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내 인생은 왜 그렇게 생겨먹을까'가 아니라 그것이 삶의 진리일지도.


그렇게 마음먹고 나면 삶에 문제가 생기는 일이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닐지 모르겠다.


남녀노소, 나를 비롯한 주변 많은 이들이 문제를 대할 때 가장 많이 쓰는 방어가 회피다. 있는 일을 없는 일처럼 대하고, 괴롭지만 그렇지 않은 것처럼 포장하고, 문제 안에서 괴로워하고 만나기가 두려워 문제밖으로 도망치려 한다.


이 문제만 피하고 나면 더는 문제가 없을 것처럼.


그러나 그게 삶임을 인정하고 나면,

문제는.. 해결하면 되는 문제다. 이 문제 하나를 해결하고 나면 나의 능력치는 +1이 되어 있을 거란 사실에 집중하면 그렇게 고통스러울 일만도 아니다.


자식의 훈육 또한 마찬가지다.

자식에게 닥쳐오는 문제들을 나 죽는 날까지 쫓아다니며 대신 치워줄 건가. 문제로 점철된 것이 삶인 것을.


아이들도 그 능력치를 키워 스스로 설 수 있는 성인으로 크도록 해야 한다. 완벽한 상황만을 만들어주고 싶던 내 지난날의 모지람도 인정한다.


문제는 피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해결하라고 또 내 앞에 나타난 것이다. 내 팔자가 거지 같아서도, 내 운명이 서글픈 것도 아니며, 그저 그게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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