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현재, 인생을 30년 살면서 가본 메이저리그 야구장은 총 16개다. 그 중 오클랜드 홈 구장을 제외한 15개 구장에서 경기를 봤고, 메이저리그는 약 14개 구장을 더 탐방해보면 모든 구장에 도장을 찍어볼 수 있게 됐다. NBA와 NHL, EPL 등 경기장도 매우 가보고 싶은 구장들이 있는데 우선 앞으로 가봐야할 MLB 야구장을 중심으로 얘기한 뒤 종목 불문 가보고 싶은 경기장을 얘기해보고자 한다.
아직 가보지 못한 MLB 연고 구단들은 다음과 같다. 시애틀(매리너스), 텍사스(레인저스), 클리블랜드(가디언스), 캔자스시티(로얄스), 디트로이트(타이거즈), 미네소타(트윈스), 토론토(블루제이스), 템파베이(레이스), 콜로라도(로키스), 애리조나(다이아몬드백스), 세인트루이스(카디널스), 신시내티(레즈), 마이애미(말린스), 애틀랜타(브레이브스).
이 중에서 일단 눈에 띄는 곳은 콜로라도와 토론토를 꼭 가보고 싶다. 콜로라도는 야구 팬들에게는 유명하지만 홈런이 잘 나오기로 유명한 '산 중턱'에 경기장을 지었다. 고도가 높아 타구가 저항을 덜 받아 타구의 질이 더 좋아져 많은 장타가 만들어지는 원리다. 콜로라도가 있는 덴버 부근 동네가 사실상 다른 지역과 연계해 놀러가기가 힘든 만큼 여행의 난이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그리고 다른 의미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홈 구장 역시 쉽게 갈 수 없다. 국가가 다르니까. 토론토는 캐나다 최남부에 위치해 있고, 미국과 매우 근접한 곳에 있어 미국 중부지구를 돌 때 함께 가기엔 괜찮다. 앞으로 디트로이트, 클리블랜드 등 미국 중부 도시들도 거쳐야 하는 만큼 그 때 묶어서 가지 않을까 싶다. 일단 블루제이스의 상징인 파란색 물결로 꾸며놓은 돔구장은 우리나라에서도 늘 모티브로 삼을 만큼 매력적인 곳이다. 돔구장이 주는 웅장함은 밀워키나 휴스턴에서도 충분히 많이 느낄 수 있었는데 토론토가 더 강한 느낌이 중계로 볼 때 느껴졌었다. 매우 기대가 되고, 토론토는 한국인들도 많이 관광으로 찾는 도시다 보니까, 관광하는 난이도 자체는 그렇게 높지 않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야구와 농구가 모두 겹치는 4월 정도에 방문할 수 있다면 정말 최고가 아닐까. 돔구장이니까 춥지도 않을 것이고.
의외로 텍사스 레인저스의 홈 구장을 못 가봤다. 댈러스에 위치해 있어 충분히 갈만 했고, 더군다나 휴스턴 애스트로스 팬인 나는 얼마든지 거쳐갈 수 있었다. 수없이 많은 기회가 있었는데 번번히 일정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경기를 보기 위해 2번이나 휴스턴을 방문했을 때 텍사스 레인저스가 휴스턴의 상대팀이거나 혹은 너무 먼 원정길을 떠난 기간이었다. 텍사스 레인저스가 알링턴 부근에 홈 구장이 있을 때는 의외로 뚜벅이가 가기에 정말 난이도가 높았던 곳이었고, 지금은 댈러스 지역으로 이동해 많이 수월해졌다고 들었다. 댈러스에는 카우보이즈를 비롯해 매버릭스 등 여러 스포츠를 모두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스포츠를 즐기러 가기에 매우 매력적인 도시다. 아마 언제가 될 지 모르는 미국 스포츠여행 3기 때에 내 베이스캠프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그리고 이미 가본 곳이지만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 구장 2층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비싸서 못갔다. 저번에 보스턴 갔을 때는 여행의 막바지라 체력적으로도 좀 힘들었었고, 또 날씨도 썩 좋지 않았었다. 그런데 게다가 1층 자리도 너무 별로였고 가격도 전반적으로 비쌌다. 다른 관광거리도 마땅치 않았고 복합적으로 기억에 좋지 않게 남았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불운이었다고도 생각한다. 그린몬스터 위에서 구경을 했거나 혹은 2층 자리에서 본 야구장은 또 다른 낭만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무엇보다 보스턴 NBA 팀인 셀틱스에 대한 호감도도 크다보니, 다른 스포츠와 엮어 한번 다시 가보고 싶은 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