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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화랑 Nov 04. 2023

미국 스포츠 굿즈는 어떻게 살까요 ep.29

메이저리그나 NBA, 프리미어리그 등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해외 스포츠들에 대해서 요즘엔 굿즈 사는 것이 한층 수월해졌다. 워낙 대행업체들도 많고, 오프라인에서도 굿즈를 쉽게 살 수 있도록 매장들이 많이 생기는 추세니까.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유명하고 인지도 높은 팀에게나 해당되는 일이다. 뉴욕양키스나 LA다저스, 레알마드리드,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등이 아니고서야 솔직히 굿즈 사는 것의 한계점이 솔직히 조금씩 다 있다. NBA 매장은 백화점 등만 보더라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조던 세대에 멈춰져 있다. 시카고 불스 굿즈가 제일 많은 정도니까.


그래서 진짜 나름 가성비 있고, 실용적이면서 디자인도 예쁜 굿즈들은 결국 여행갔을 때 많이 샀다. 심지어 품질도 더 좋았으니. 우리나라 리그와 해외 리그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굿즈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8-90% 이상의 미국 스포츠 구단들의 굿즈 샵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홈 구장 미닛메이드 파크에 들렀을 때. 구장이 워낙 크기도 하지만 어디 대형 행사장에 온 줄 착각하게 만들었던 굿즈 샵이 인상적이었다. 기존의 실내 샵이 기본으로 있지만 바깥으로 거의 약 3-4배 크기의 추가 굿즈들을 진열해놓았다. 우리나라는 유니폼과 점퍼 등 의류에 제한되어 있고 기타 굿즈는 대부분 응원도구와 연관된 것들이 많다. 하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 스포츠와 전혀 연관 없는 상황에서 쓰일 수 있는 굿즈들도 굉장히 많다. 컵받침부터 유리잔, 장식품, 양말, 스티커, 차량장식품 등 열거의 일관성이 없지만 정말로 일관성 없을 정도로 카테고리가 다양하니까.


의류도 훨씬 실용적이어서 좋았다. 2023년 현재 우리나라도 많이 이 문화를 흡수하고는 있다. KT 야구단이 뉴밸런스와 협업을 맺은 이후 눈에 띄게 상품 구성이 현대화된 점이 그 예시 중 하나랄까. 암튼 미국에서는 원래부터 일반 운동복과 일상복 등도 굉장히 실용적으로 제작된 구단 제작 의류들이 많았다. 솔직히 비싸서 못샀지만 나이키 운동복 등은 정말로 사고싶었던 아이템이었다.


대도시에서 볼 수 있던 예시지만 스포츠 굿즈를 구단 가리지 않고 파는 전문 샵들이 인상적이었다. 뉴욕과 LA, 샌프란시스코에서 들렀었는데 진짜 특정 팀 굿즈를 그곳에서 못샀다면 모두 살 수 있을만큼 종류도 다양하고 진짜 '천국'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 명동 거리에 있는 스포츠굿즈 매장에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 FC서울과 SK나이츠 굿즈들이 서로 파티를 하고 있었다고 보면 될까. 


뉴욕의 스포츠매장에서는 마이크 트라웃 유니폼을 살 수 있었고, 데미안 릴라드 티셔츠도 살 수 있었다. 분위가가 매우 프리하다. 그냥 뭐 피팅룸 다 필요없고 그자리에서 다들 입어보고 옷을 고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연고주의가 굉장히 강하지만, 적어도 그 샵에서만큼은 '위 아더 원'이었다. 스포츠를 꼭 좋아하지 않아도 관광객 누구나 즐길 수 있었고, 스포츠를 좋아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쇼핑의 천국이었다. 우리나라의 스포츠 샵은 철저히 그 브랜드 중심으로 만들어진 경우가 대부분이고 정작 스포츠 구단과 관련된 굿즈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샵은 서울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지만 '프로야구 굿즈'를 서울 어디서나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할 수도 있는데 그럴 때는 둘 다 문제다. 스포츠 구단에 대한 로열티가 아니라 굿즈와 의류만으로 팔릴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것도 분명 맞는 얘기니까.



카드들. 구단 샵에서나 혹은 일반 스포츠 굿즈 매장에서도 다양한 종류들의 카드들을 판다. 미국에서는 스포츠 매니아들끼리 카드를 서로 주고 팔기도 한다. 선수들의 사인이 들어가있는 카드는 실제로 매우 고가에 팔리는 경우도 있고, 같은 선수라도 각 시즌 별 카드의 가치가 저마다 다르다. 그래서 유명 선수의 루키 시즌 플레이어카드에 친필사인을 받아놓은 경우, 그 카드의 값어치는 매우매우 높아지는 구조다. 희귀할 수록 당연히 상품의 가치는 올라가니까. 아무튼 우리나라도 이런저런 스포츠 카드들이 종종 출시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프로스포츠 매니아 층이 절대적으로 많은 미국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구단에서 출시했던 국내 선수들의 스포츠 카드들은 대부분 단발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포토카드 형태로 소장의 가치가 있게 만들어지는 방향이 조금 더 우리의 현실과 잘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


아무튼 미국 스포츠 여행을 하다보면 정말로 많은 스포츠 굿즈들을 볼 수 있고, 소장을 하는 굿즈의 범위가 정말 넓은 것을 알 수 있다. 다저스 스타디움 박물관을 갔을 때도 느꼈고, 1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굿즈 샵에서도 느낄 수 있었고. 어떤 방식으로든 옛날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장품은 늘 가치있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도 언젠간 그럴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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