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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KI Aug 14. 2023

행복한 색의 마술사, 앙리 마티스

시대의 변화 속에서 느낀 행복한 색의 향연.

바다, 그 고요와 역동적 힘을 느끼게 하는 자연 속에 있으면 복잡한 마음이 파도와 함께 물밀려 씻겨 내려가듯 사라진다.


나는 30여 년을 부산 바다와 함께 살아왔다. 정확히 말하면, 광안리 해변과 가깝게 살아왔기 때문에 해안가에서 살아왔다.


그간 변해온 광안리 바닷가의 역사를 눈과 마음으로 기억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개인적으로도 "광안리 바다"의 풍경은 나에게 의미 있다. 바다는 변함없는 모습을 갖고 있다.


광안대교가 없던 그 시절, 오로지 망망대해의 수평선 너머를 꿈꾸고 유학이라는 큰 꿈을 갖고 살아가게 했던 풍경은 사라지고 추억과 기억만이 내 가슴속에 남겨져 있지만,


광안리 바다 그 자체의 풍경은 30여 년 동안 바라온 세월을 곰곰이 더듬어보니 늘 똑같았다.


바다의 모습이 지루하고 답답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광안리 바닷가에 고여있는 내 마음속 기억이 추하고 싫어서 애꿎은 바다가 답답하다고 생각했던 게 아닐까? 그리고 정말로 그 기억 속에 맴도는 스스로가 답답하다는 것은 사실이기도 했다.


70년대 80년대 출생 중 유년 시절이 행복했다고 기억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 같다. 88 올림픽,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개정되면서 상대평가와 수행평가에 시달려 한 반에 40명-50명 남짓한 교실에서 혹독한 경쟁에서 싸워야 했던 시절.

 

 

재즈를 사랑하고,

색과 행복을 전해주며 역사적인 예술가로 남겨온 "앙리마티스"에게도 남다른 바다의 기억이 있다면?


이번 글에서는 앙리 마티스의 작품과 예술가의 바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관람객들이 보았을 때 행복감을 느끼고 즐거움을 느끼는 대부분의 예술작품들은 색감에서 결정된다. 그중에 보색대비로 이뤄진 따뜻하고 아름다운 색감으로 이뤄진 마티스의 작품을 보면서 우리는 마티스가 행복한 인생을 살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품게 되지 않을까?


그러나 사실 마티스의 젊은 인생은 우여곡절과 아버지로부터 비난과 물질적 지원을 받지 못한 채 1,2차 세계대전을 겪은 우울하고 힘겨운 사건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티스가 아름답고 행복해 보이는 작업을 계속 해온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그가 마음속으로 품고 있는 희망을 나타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원래 그는 법학 대학 출신의 청년이었는데, 사고(accident)의 계기로 병원에서 접한 미술활동으로 프랑스의 유명한 미술대학인 에꼴 드 보자르에 입학했게 된다. 이에 분노한 아버지는 그에게 대학 지원금을 끊었고 모든 생활비를 중단하게 된다. 그렇게 미술 대학을 졸업하고 예술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지만, 어려운 형편에 쉬운 인생길이 아니었을 것.


그 와중에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전 세계가 대혼란과 전쟁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동안 많은 예술가들은 사회적인 변화와 감정 변화에 영향을 받았으며, 그에 따라 그림의 주제와 스타일도 변화했다. 그러나 마티스는 변함없는 그만의 야성미 넘치면서도 행복해 보이는 작품들을 계속 작업했다.


색채와 형태를 강조하여 즐거움과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했던 그는 자연의 조화와 평화를 표현했는데, 그의 작품 속의 조형 요소들은 희망과 행복을 연상시키게 된다.  "이 와중에 어떻게 저런 행복한 그림을 그릴 수가 있지?"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마티스의 작품과 예술철학을 통해 그가 희망과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이를 작품으로 나타내고자 했다는 것을 추측해 본다.

 

후에 그는 40대에 프랑스 남부 지중해 해안에서 보내게 되는데 그 시기가 그에게 특별했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 니스 해안가 가까이 호텔들이 많았고, 마티스는 그중 한 곳에 머물면서 2년간 작품 활동을 해 왔다.


 

Herry Mattise

 

 

   

 

  

Herry Mattise 1922


애메랄드 색과 차가운 푸른색의 다양한 계열로 표현된 바다, 붉은색과 보라색의 실내 장식, 그리고 보색관계의 색들 사이의 경계선을 부드럽게 이어주는 창문틀의 파스텔 톤.


마티스의 니스 해안가의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지금의 광안리 해안가 풍경과 닮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것은 내 마음의 변화와 30여 년 동안 변화해 온 해안가의 풍경이 맞물린 감정 전달일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예술가이기에 운명처럼 맞이한 장면일 수도 있지 않을까?


과거 삶이 얼마나 힘겹고 불행했는지 상관없이, 앙리 마티스의 작품을 보면 내일의 미래를 품을 수 있는 희망을 느끼게 된다.


당신에게도 마티스의 작품을 보면서 잠시나마 어제를 잊고 내일을 생각하는 현재를 품어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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