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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삼이와 데븐이 Feb 03. 2023

어린이 동화가 어른에게 필요한 이유

feat. 빨래방에서 읽은 [실리콘밸리에 간 노자]

자기계발강박욕구에 시달리는 나는 TV를 봐도 온전히 쉬면서 시청하지 못한다. 특히 최근 영어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 TV를 틀면 BBC, CNN 등 알아듣지도 못하는 외국방송을 틀어놓곤 한다.

 

오늘은 너무 안들리니까, '초심 아니 동심으로 돌아가보자, 애들이 언어 배우듯 배워보자' 하고 Btv 어린이 채널을 틀었다. 예전에 무심코 한번 훑은 적이 있는데 영어 동화가 있었다. 어린이 영화동화를 훑는데 묘하게 자존심이 상했다. 이것저것 끌리는 것을 찾다가 BBC 동화 '찰리와 로라'라는 애니메이션을 틀었다. 

OMG 그 어린이들이 보는 애니에도 모르는 단어가 눈에 띄었다;;; (자존심 상했던 나 눈감아)

모르는 단어는 둘째치고 오늘 내가 일기장에 적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은, 사고의 전환이다. 


오늘 아침 빨래방에서 [실리콘밸리에 간 노자]라는 책을 읽었다. 빨래와 건조기가 돌아가는 1시간 30분 동안 책의 1/3 정도를 읽었는데, 책은 노자가 가르쳤던 '도'사상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며 그에 대한 해설을 담아냈다. 특히 이 '도'사상을 현대에 어떻게 적용 가능한지에 대해 풀어낸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아래 구절이다.


  "제대로 된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러한 상식의 틀을 바꾸어야 한다.
유의 관점을 무의 관점에서 보고, 소유의 관점을 무소유의 관점으로,
거대의 관점을 최소의 관점으로 바꾸어야 한다" 


처음 위의 구절을 읽고는 '아... 한번 생각해봐야겠다'하고 밑줄만 긋고 넘어갔지만, 오늘 동심을 찾고자 틀게 된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덕분에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갔다.


오늘 본 애니메이션은 오빠 찰리가 동생 로라의 반찬투정을 고쳐놓는다는 내용이었다. 

로라는 당근, 콩, 감자, 토마토 등 어른들이 먹으라는 것을 골라서 먹지 않는 말 안 듣는 아이었다. 

찰리는 로라의 편식을 고치고자 당근은 우주 외계인들이 목성에서 먹는 오렌지맛 치토스(원작에서는 twiglet)라고 설명한다. 그린빈은 초록나라에서 내리는 동그란 초록비라고 말한다.(묘사도 그렇고 비를 동그랗게 형상하다니 그 틀 없음이 놀라울 따름) 또 매쉬포테이토는 후지산 꼭대기에 뭉터기 져있는 구름 떼라고 말하며 "나는 구름을 먹는 게 좋더라"라고 말하며 먹는다.


이 애니는 관점의 차이는 이런 거구나라고 내게 일깨워줬다. 살면서 내 뇌가 참 많이 표준화 되었구나 싶었고, 어린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을 어른이들도 가끔은 봐줄 필요성을 느꼈다. 말랑말랑한 뇌를 위해서.

영어공부하고싶다면 외국 어린이 애니메이션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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