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다고 불안해하는 이들이여
나는 백수기간 동안 오로지 백수만이 가질 수 있는 행복을 온전하게 즐긴 적이 있는 가.
시간을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참 행복한 시간이었음에도 회사를 그만두자마자 불안함에 시달려왔다.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늘 무언가를 해야 마음이 그나마 편해졌다. 한국사 자격증을 땄고, 일본어 JLPT, 토익, 중국어 HSK를 다시 공부했으며, 또 무슨 자격증을 따아햐나 매일 검색했다.
그건 쉬는 것도 아니고 불안하지 않은 것도 아닌 스스로 갉아먹는 강박상태였다.
일하고 있었을 때 마음이 불행한적은 있지만, 지금 겪는 불안을 겪은 적은 없다.
모든 일이 저절로 되지는 않으나, 불안에 쫒겨 성급해져서도 안된다.
마음이 평온한 상태에서 무언가를 손에 잡아야한다.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삶의 일시정지 버튼은 반드시 필요하다.
멈춰서 돌아보고 생각하고 내다보는 일상의 일시정지버튼. 신이 쉼표를 찍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했다. 괜한 불안에 쫓겨 삶에 엉뚱한 마침표를 등장시키지 말고, 쉼표라고 받아들여 온전히 쉬어가자.
나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희귀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