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삼이와 데븐이 Feb 13. 2023

포기하는 아이

나는 발사된 로켓이다

삶의 방향을 바꾸는 일에 거칠것이 없던 나는 어느덧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포기하는 아이’ 


그때도 지금도 나는 변화가 두렵지 않다. 오히려 변화함으로써 살아있다고 느낀다. 변화는 흥미가 될 수도, 직장이 될 수도, 장소가 될수도 있다. 변화의 속성은 포기다. 가지고 있던 무엇인가를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손에 쥔 것을 일정부분 포기할 때 비로소 변화할 수 있다. 


로켓발사를 예로 들 수 있다. 로켓은 처음 발사하는 순간부터 계속해서 필요를 다한 부품을 버려가며 더 높게 올라간다.


올해 길고 깊은 슬럼프의 늪에 빠졌던 이유는 변화를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시각이 변화했고 내가 그 시선에 동조했기 때문이었다. 나 역시 스스로 ‘포기하는 아이’라고 생각해버리니 삶의 최우선의 가치인 ‘변화’가 빛을 잃고 의미를 상실했다. 돌이켜보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포기’였는데 말이다.


변화는 내 인생을 요약할 수 있는 단어다. 

그렇다면 나는 변화는 익숙하고 꾸준한 것은 불편한 걸까? 내 삶에서 꾸준함의 흔적도 있을까? 


6년간의 장기연애, 15년째 일본드라마 오타쿠. 꾸준한 일상기록, 일주일에 한권 이상의 독서습관. 

이렇게 나열하자면 꾸준함도 분명 내 삶에 깃들어 있다.


꾸준한 것들은 변화의 과도기에서 힘을 발휘한다. 

변화의 진동을 견뎌내기 위해서는 그간 해왔던 것들에 정신적으로 의지할 필요가 있다. 

그것들이 적절한 시너지를 발휘할때 안정적인 변화들이 가능하다.


나는 발사된 로켓이다. 도약을 위한 장비들은 20대때 꾸려놨고, 

나는 그것들을 선택적으로 적절히 활용하여 우주를 향해 높게 올라갈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어른의사춘기, 내가 특별한 존재가 아니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