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9일의 기록
나이가 든다는 건 내게 닥치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사건들과 마주하는 것이다.
단지 신체적 노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내게 끊임없이 경고했지만,
나는 해당하지 않으리라
단단히 믿었던 것들이 있다.
마음의 질병과
그 질병을 짊어진 사람의 가족이 되는 것.
많은 감정을 느꼈지만
그 어떤 것도 섣불리 문장으로 풀어낼 수가 없다.
이것은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온전히 내 것은 아니다.
혼란스러운 가운데
밥을 먹고 웃는 내가 괴상하다.
하지만 굶을 수는 없고
울 수도 없다.
이것은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온전히 내 것은 아니다.
일단은 가슴속에
이리저리 튀어 다니는 감정들을 모아
하나로 뭉뚱그린 다음
의식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어둔다.
그리고 명령어를 입력한다.
일단은 씩씩할 것.
다정한 사람이 될 것.
그가 웃을 때
같이 마주 웃어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