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비용

by 덤생

알바를 하다 보면 알바를 하지 않았다면 하지 않았을 지출도 생긴다. 예를 들어 출근시간에 늦어서 탄 택시비, 진상손님 응대 후 스트레스받아서 홧김에 시킨 매운 떡볶이, 점심시간에 사 먹는 밥값 등.


같이 근무하던 분이 점장님한테 한껏 깨진 후 포장마차에서 어묵꼬지 10개를 사먹고 퇴근했다는 경험담을 들려줬는데 웃기고 슬퍼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어묵꼬지 10개를 먹고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돌아가는 그분의 모습이 상상된다. 그리고 나도 언젠간 그러고 있을 미래가 그려지기도 했다.


이렇듯 알바를 하려고 집밖으로 나가는 순간부터 지출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알바를 하지 않았으면 생기지 않았을 지출들을 모아서 나는 이걸 알바비용이라 부르기로 했다. 알바수입이 있으면 알바비용도 있는 것이다.


한 때는 백화점에서 단기로 근무했을 때 시급보다 비싼 밥값에 놀라서 굶었던 적이 있다. 특히나 알바를 시작하면 모든 가격이 시급으로 환산되어 보인다. 칼국수 1그릇은 1.3시간이고 돈까스는 0.9시간. 그때 당시 1.5시간에 달하는 밥값이 아까워서 쫄쫄 굶었다. 마땅한 휴게실도 없어서 백화점 안에 있는 서점에서 앉아서 책을 읽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백화점 밖에 있는 편의점이라도 가는 편이 나았을 텐데 왜인지 그때 당시에는 그 모습이 스스로가 처량맞아 보였나 보다. 이 이야기는 꽤 오래된 이야기고 이제는 아까워하지 않고 근무지 주변 맛집을 찾아서 알차게 식사를 한다. 이왕 일하는 거 맛집 가는 기분으로 가면 좋으니까. 맛있는 식사는 나를 위한 보상과도 같다. 다 먹고 사려고 하는 거다. 알바비용, 이왕 써야 한다면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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