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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성 Mar 17. 2023

우리가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이유

행복구독료, 행복을 위해 쓰는 돈



 

 한 달 1인기준 5500원. 커피 한잔의 값으로 한 달간 무제한으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배달비 3천 원은 아깝지만 영화를 무제한으로 보는 오천오백 원 정도는 아깝지 않다. 출근길에, 퇴근길에, 잠들기 전에. 나의 소소한 행복을 위해서라면 충분히 쓸 만하다.


나는 내 행복을 위해 쓰는 돈을 ‘행복구독료’라고 부르기로 했다. 아깝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이왕 보기로 한 거 맘 놓고 행복을 즐기기로 했다. 내겐 행복구독료가 일정 지출비용에 포함되어 있다. 그런 의미로 내 일상의 행복구독료를 소개해볼까 한다.








 나에게 행복구독료 중 가장 큰 비중은 ‘카페’다. 오전 알바를 마치고 노트북이나 책 한 권을 챙겨 카페로 향한다. 통창으로 된 카페에 앉아 아무 생각 없이 커피 한 잔을 하고 있을 때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편한 의자에 앉아 재즈를 듣고 속으로 그루브를 탄다. 이때 기분 아는 사람 분명 있을 거다. 거기다 은은한 커피 향까지 더해지면 커피 향과 함께 행복이 내 몸속으로 들어오는듯한 느낌이 든다. 내가 오늘 이 시간을 즐기려고 아침부터 열심히 일을 했구나 싶다. 한마디로 나에게 보상을 주는 거다. 그래서 난 커피 값엔 부자처럼, 옷 값에는 거지처럼 돈을 쓰기로 결정했다.



 자취하면서 깨달은 건데 나는 미니멀리스트다. 요새 자꾸 무언갈 버리고 싶고 정리하고 싶어진다. 필요한 것만 사서 딱 알맞게 쓰는 게 내 체질에 맞는다. 물건에도 영혼이 있다고 믿는 편이라 안 쓰는 물건들을 보고 있을 때면 미안해져서 말이다. 뭐든 하나하나에 애착이 가서 만남도 이별도 어렵다.


 의미 있는 시간과 맛있는 음식처럼 그때의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엔 과감히 돈을 쓰지만 남아있을 물건에겐 꽤 신중해진다. 행복은 그 순간 찰나의 느낌이고, 그 순간들이 모이면 행복한 내가 된다. 그 순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만큼 값진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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