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스토리를 떠났던 이유
브런치스토리에 글쓰기를 멈춘 지 벌써 1년 이상이 지났다.
한때 글을 토해내듯 쓴 적이 있다. 하루에 6시간, 아니 9시간 이상을 쓴 적도 있었다. 감사하게도 브런치스토리에 쓴 글을 기반으로 책도 출간할 수 있었고, 부족한 글을 좋게 봐주신 몇몇 분들이 구독까지 해주셨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순간 글을 쓰는 것이 무서워졌다. 왜 그랬을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이유는 한 가지였다. 글쓰기 자체는 즐겁고 생각을 정리하기에 이보다 좋은 수단은 없다. 게다가 글을 쓰는 행위 그 자체가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던 나에겐 유일한 비상구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를 드러내는 것이 위험하다고 느껴졌던 것 같다. 나의 생각과 경험을 토해내듯 뱉어내버린 [감정 쓰레기통]과 같았던 브런치 공간이 역으로 나에게 화살로 돌아왔던 적이 있었다. 솔직한 글이 나의 장점이자 무기였지만, 동시에 목을 졸랐던 양날의 검과도 같았다. 글쓰기는 좋지만, 정제되지 않은 글은 위험하다.
그래서 400개에 가까운 글들을 모두 내렸고 한동안 절필한 채 지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2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 다시 글을 쓰고 싶어졌다. 이번엔 경험하고 생각한 그대로를 옮겨적는 대신, 거르고 다듬어 올려보려 한다.
혹시 모르지. 달라진 글을 더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