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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기 Dec 10. 2023

엄마의 자기효능감

83일 차

엄마의 역할을 잘 할 때 자기효능감을 높게 느끼는 사람들이 있대. 그런 분들은 육아를 잘하는 자기 자신에게서 만족을 느낀다더라. 엄마는 그런 엄마는 아닌 것 같아. 널 잘 먹이고 잘 재우면 안도하긴 하지만. 거기에서 '나'의 자기효능감을 느끼진 못하는 것 같아.


그런 성격의 엄마마저 오늘은 좀 뿌듯한 하루야. 오늘 영시가 낮잠 4번을 모두 스스로 잠들어주었거든. 기가 막힌 타이밍 싸움이었어. 수유를 하고 한참 놀아주다가, 1시간 30분 정도 되면 영시가 졸린 신호를 보내. 그런 영시를 안아서 달래다가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침대에 누여주고, 쪽쪽이와 백색소음 콜라보도 수면 의식으로 해주었더니. 오늘은 내내 영시가 혼자 힘으로 잠에 들어주었어. 심지어 어제 밤잠도 영시가 스스로 잠들었는데. 지난번엔 우연 같았는데, 5번 연속은 우연이 아니니까.


영시가 스스로 잠들어주는 게 바로 '수면 교육'의 목표거든. 엄마 뱃속에서 편안하게 살던 영시에게, 이 바깥세상에서 졸리고 피곤할 때 혼자 잠드는 힘을 길러주는 것. 그런데 요새는 수면 교육이 워낙 디테일해서, 가끔 스케줄링에 아가를 끼워 맞추는 것이 목표가 되어 주객전도가 되기도 해.


사실은 엄마도 스케줄링을 다시 해야 하나 한참 고민하고 있었거든. 왜냐하면 내일이면 장장 8주 동안 도움을 받았던 산후도우미 선생님과 헤어지게 돼. 이젠 엄마 혼자서 너를 돌봐야 하는 데다가, 영시가 80일 만에 7kg를 돌파한 덕에 안아 재울 자신이 없었는데... 벌써 여러 번. 엄마가 걱정이 태산 같아질 때면, 영시가 걱정이 무색하게 성큼 자란 모습을 보여주더라. 오늘도 그런 하루야.


매일매일이 다른 아가니까 내일은 어떨지 모르지만. 오늘의 엄마는 자축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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