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로기 Feb 27. 2024

육아 난이도 최하

109일 차

엄마는 영시 덕분에 난이도 최하의 육아를 하고 있어. 처음부터 난이도 하였는데, 백일 전후로 난이도 최하가 된 것 같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백일의 기적인가 봐!

먼저 확실한 패턴이 생겼어. 요새는 아침 8시 ~ 8시 30분쯤 일어나고, 저녁 7시 30분 ~ 8시쯤 잠들곤 해. 무려 밤잠을 11시간 이상씩 꼬박꼬박 자 주어서 엄마는 안심도 되고 편하기도 해. 자다가 새벽 2시 ~ 4시 사이엔 꼭 한번 깨서 야무지게 맘마를 먹는데, 힘차게 먹고 트림하고 누이면 곧장 잠에 들어. 새벽에 깨서 다시 잠들기 어려워하는 아가들도 많거든. 그런데 영시는 칭얼거리지도 않고 잠들어주니 고마울 뿐이야.

그리고 설레발치면 혼날까 조심스럽지만. 수면 교육도 이제 꽤 성공적이란다. 지난 두 달간 시도한 보람이 있어. 요새는 낮잠이든 밤잠이든 영시를 침대에 누여놓고 엄마는 슥 물러나. 영시가 혼자 잠들기를 기다리면서 한두 번 다가가 쪽쪽이 물기만 도와주고 있어. 그러면 영시 혼자 잠들더라고. 이번 주는 100% 그랬던 것 같네.  엄마가 꼭 붙어서 달래주지 않아도 될 만큼 어느새 컸나 봐.

먹는 거야 조리원에서부터 남다르게 많이 먹었잖아. 여전히 잘 먹는 영시야. 돌이켜보면 엄마의 젖도 영시가 먹는 힘도 걱정이 없었던 게 참 복받은 거였어. 잘 먹고 크는 덕분에 영시는 100일 만에 8kg 66cm를 달성한 우량아란다. 

변환기라고 하는데. 이번 주에 영시는 하루에 5번씩 꼬박꼬박 먹던 수유가 4번으로 슬그머니 줄어들고, 낮잠도 4번에서 3번으로 줄어들었어. 수유 텀도 늘고 낮잠 텀도 늘면서, 이렇게 조금씩 삼시 세끼를 먹는 사람의 사이클이 되어가는 거래. 자연스럽게 낮에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어떻게 놀아줘야 할까 고민도 되었는데. 영시가 터미타임을 너무 잘하고, 뒤집기도 하려고 애쓰고 있어서, 새롭게 몸으로 놀다 보니 시간도 꽤 잘 가는 것 같아.

하루에 한 번씩 꺄르르 하는 걸 듣고 싶어서 영시를 간지럽히기도 하고, 놀래키기도 해. 눈 마주치고 웃는 시간이 늘어가니까 추억이 쌓이는 기분이 들어. 심지어 가끔은 코앞에 있는 방에 잠들어있을 뿐인데, 보고 싶단 생각이 들기도 해. 아무튼 자랑할 것이 아주 많은! 육아 난이도 최하의 영시야! 

매거진의 이전글 백일잔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