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나 vs 타인이 생각하는 나
오늘 친구랑 별다를 것 없이 메신저 대화를 하는데 이야기가 조금 거북하게 흘러가지 뭔가. 이야기를 하는 내내 알 수 없는 뭔가가 콕콕 찌르는 것처럼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 이게 대체 뭘까? 싶어 우선 빼곡한 대화창을 닫아버렸다. 무의식에 내가 가시 돋친 말을 해버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잠시간 다른 시간을 보내고 기분 전환을 위해 커피를 한잔 내려와 대화창의 위에서부터 다시 주욱 읽어보았다. 그렇게 찾은 내가 찾은 이유는 내가 생각하는 나는 그게 아닌데 친구는 넌 이렇잖아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물론 나와 내 친구는 오랜 시간 알아왔으니 그 아이의 말이 아주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리라. 하지만 내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에 굳이 "아니야 너는 이래"라고 단언하는 것을 보고 조금 마음이 상해버렸다. 프레임에 갇힌 채 대화를 이어나가다 보니 말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이 들었던 것이다.
문득 이러한 차이는 어디서 오는지 궁금해졌다. 내가 의도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인지, 아니면 정말 그런 면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말이다. 나도 사람인지라 나의 모든 속을 백 프로 보여주지는 않으니 전자일 수도 있고 후자 일 수도 있으리라. 그리고 사실 내가 파악하지 못한 나의 모습도 있겠지.
분명한 건 나도 몰랐던 습관이나 모습을 타인에 의해 발견하면 신기하지만 너라면 이럴 거다라며 단정되는 건 유쾌하지 않다. 물론 나 역시 타인에게 그러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