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산진의 오차즈케 시리즈 11
글 / 기타오지 로산진
번역 / 박소하
김 차즈케는 매우 간단하지만 해 먹는 사람이 별로 없다. 캔이나 병에 넣어 시중에서 파는 김조림(단맛과 짠맛이 강조되고 물기가 많아 퓨레에 가까운 일본식 김조림) 중에는 풍미가 좋은 것이 없다. 1, 2년 지난 오래된 김이나 파래 섞인 김 부스러기 등, 이른바 폐기물로 만든 것이 캔이나 병으로 나오는 김조림이다. 어떤 것은 김보다 파래가 더 많아서 파래 특유의 비린내와 맛으로 덮혀 있다.
정말 맛있는 김조림이 먹고 싶다면, 파는 것 중에는 제대로 된 김조림이 없으니 직접 만드는 수밖에 없다.
스스로 만들 때는, 김이 나오는 시기에 생김을 사서 간장에 넣고 뭉근한 불로 보글보글 조리면 된다. 생김을 구하기 힘든 지역에서는 말린 김을 간장으로 조려도 된다. 제대로 조리지 않아 간장이 줄줄 흐르면 맛이 없다.
끈적끈적한 정도로 잘 조린 김을 뜨거운 밥에 얹고 센차를 붓는다. 와사비도 조금 넣는다. 이것으로 완성이니 김조림 차즈케만큼 간단한 것이 없다. 술 마신 후에 먹기 제격이다.
이 오차즈케를 조금 사치스럽게 먹고 싶다면 되도록 좋은 김을 쓰면 된다.
김조림 차즈케를 이렇게 해 먹는 경우도 있겠지만, 지금부터 내가 말하는 김 차즈케는 더 간단하다.
좋은 생김을 잘 굽거나, 품질 좋은 구운 김을 준비해 뜨거운 밥 위에 잘게 부숴 얹고 그 위에 간장을 뿌린 뒤 와사비를 적당히 넣어 차를 부으면 된다. 뜨거운 밥을 김에 싸서 먹는 사람은 많지만, 구운 김을 오차즈케로 먹는 사람은 거의 못 봤다.
한 그릇에 넣는 김의 양은 많아야 한 장이나 한 장 반이다. 아침보다는 술 마신 뒤에 먹기 좋고, 느끼한 음식을 먹은 뒤에는 더 좋다. 바쁠 때 즐기는 한 그릇의 미식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이 오차즈케를 즐기는 사람은 미식가 중에서도 미식가에 속할 것이다. 차 대신 가다랑어포와 다시마로 낸 국물을 부어 먹어도 좋다. 이럴 때는 반찬도 필요 없다. 집에 손님이 와 있을 때 아침 식사로 내놓기도 좋다. 물론 질 좋은 센차를 사용해야 한다.
김 이야기가 나온 김에 김을 굽는 법에 대해 조금 덧붙이려 한다.
김을 굽는 것은 꽤 어려운 기술이다. 좋은 기술로 잘 굽지 않으면 3엔짜리 김이 1엔 값으로 떨어지는 어이없는 결과가 나온다. 손재주 하나로 1엔의 김이 3엔의 값을 할 수도, 아니, 누군가는 얼마든지 내겠다며 좋아할 정도가 될 수도 있다. 전자도 후자도 굽는 사람의 실력에 달려 있고, 그 사람이 요리를 대하는 태도 역시 그대로 드러난다.
김을 구울 때 양면을 다 굽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김의 귀한 향이 날아가기 때문이다. 숯불에 검탄을 쓰면 습도가 높아 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향을 자랑하는 김의 가치가 떨어진다. 숯불로 구울 때는 꼭 비장탄을 빨갛게 잘 달구어 써야 한다.
전기 곤로(상판 없이 열선이 노출된 옛날 형태의 전기레인지)가 제일 좋지만, 이때도 전원을 넣고 바로 김을 올리면 안 된다. 전기 곤로의 열판이 머금고 있던 습기가 없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구워야 한다. 이렇게 하면 초보자도 잘 구울 수 있다.
구운 김 전문가도 옛날에는 비장탄을 썼지만 지금은 전기 조리기구를 사용할 것이다.
다른 이야기지만, 고기를 구울 때도 맛을 신경 쓰는 사람은 고기의 양면을 다 굽지 않는다. 잘 달궈진 불에 한쪽 면을 굽고, 육즙이 흘러나오는 때를 보고 소스를 바른 뒤 다시 망 위에 올리거나 국물 요리에 집어넣는데, 이때는 굽는 것이 아니라 살짝 그슬리는 정도로 충분하다.
모든 요리를 맛있게 만드는 비법은 이런 작은 부분을 신경 쓰는 데 있다. 과연 그렇구나 하고 이해했더라도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금 바로 행동으로 옮겨 만들어보자.
원문 / 海苔の茶漬け, 「魯山人味道」中公文庫, 中央公論社 1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