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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하 Aug 20. 2020

오차즈케를 만드는 법

로산진의 오차즈케 시리즈 2

글 / 기타오지 로산진

번역 / 박소하



오차즈케의 밥 짓기     


오차즈케에 쓰는 밥은 너무 퍼지거나 질면 안 된다. 초밥에 쓰는 밥 정도가 좋다. 오차즈케에 무엇을 넣냐에 따라 다르지만, 날생선을 쓴 오차즈케에 찬밥은 절대 안 된다. 갓 지은 밥도 안 좋다. 적당히 식어야 좋다. 재료에 따라 뜨거운 밥이 어울리기도 한다.




오차즈케의 찻물 우리기


오차즈케에 붓는 차로 반차(番茶, 일반적인 녹차)는 별로다. 센차(煎茶, 수확 시기와 찻잎의 크기 등을 엄선해 만든 고급 녹차)를 써야 한다. 센차의 향과 적절한 떫은맛이 중요하다. 살짝 진하게 우린 차는 오차즈케를 조화롭게 만든다. 차가 연하면 맛이 없다. 그래서 질 좋은 코나차(粉茶, 센차를 만들 때 남은 작은 잎 조각을 모은 차)가 제일 좋다.


코나차를 우릴 때는 코나차 전용의 작은 체가 필요한데, 이는 초밥집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이 체에 찻잎을 한 스푼 넣고, 초밥집에서 하듯 물을 한번 붓는다. 코나차는 센차를 만들며 남은, 소위 찌꺼기에 가까운 잎 조각을 모은 것이라서 먼지 같은 것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을 씻어낸다는 의미에서 찻잎에 물을 부으면 희뿌연 한 물이 나온다. 이 물을 버리고 체 속의 코나차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


이때 뜨거운 물을 조금씩 부으면 차가 진해지고, 한꺼번에 쭉 부으면 차가 연해진다. 물을 어떻게 붓냐에 따라 차의 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오차즈케를 만들 때는 물을 조금씩 부어 차를 진하게 우리면 좋다. 그러나 맛차(抹茶, 찻잎을 곱게 갈아 가루로 만든 차)를 쓰건 센차를 쓰건, 최상품을 쓰는 것이 비결이다. 차가 별로면 오차즈케에 무슨 재료를 넣든 실패한다.


결국 차가 맛이 없으면 오차즈케를 만드는 의미도 없다.


illust by 토브(@tovemarine)




오차즈케 만들기


그릇에 담는 밥의 양은 배고픈 정도에 따르겠지만, 미식을 즐기고 싶다면 밥을 적게 담는 것이 좋다. 밥이 많으면 차가 적게 들어간다. 힘든 노동을 한 뒤에 먹는 오차즈케라면 밥을 가득 담고 차를 적게 넣어도 맛있다. 이럴 때는 큰 그릇을 쓰면 좋다. 미식가를 위한 오차즈케는 밥이 적고 차가 많아야 맛있다. 밥이 많을 때의 오차즈케에는 반차를 써도 괜찮지만, 밥이 적은 오차즈케는 센차를 써야 한다.


이제 밥에 얹을 재료를 골라보자. 



원문 / 鮪の茶漬け, 「星岡」,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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