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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하 Aug 24. 2020

참치 차즈케

로산진의 오차즈케 시리즈 3

글 / 기타오지 로산진

번역 / 박소하



도미 차즈케가 유행하면서 이를 간판 요리로 내세운 음식점이 많이 생겼다. 간사이 지방(일본의 동쪽을 대표하는 도쿄와 자주 비교되며 서쪽을 대표하는 오사카·교토 지역)은 물론이고 도쿄에서도 최근 들어 많이 보인다. 일반 가정에도 진출해 우리네 밥상에 올라오기도 한다. 그런데 도미보다 간단하고 맛도 있는 참치 차즈케가 잘 알려지지 않아 의문이다.


도미는 간사이 쪽에서 잡은 것이 맛있고, 참치는 도쿄 것이 맛있다.

그렇다면 도쿄에서는 도미 차즈케보다 참치 차즈케가 유행해야 하지 않을까.


만약 도쿄의 식도락이 오사카·교토만큼 발달했다면 아마 참치로 만든 오차즈케를 이제껏 몰랐을 리 없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참치 차즈케를 도쿄가 아니라 교토에서 처음 맛봤다. 앞으로는 도쿄 사람들도 도미 차즈케로 간사이 흉내를 내지 말고, 도쿄만에서 잡은 참치로 당당하게 도미 차즈케에 대항해야 한다. 도쿄에는 간사이처럼 맛있는 도미가 없으니 더욱 그렇다.




오차즈케에 넣는 참치


오차즈케에 넣는 참치로는 참다랑어가 좋다.

보통 초밥집에서 쓰는 참치가 참다랑어다. 참치 뱃살이라고 하는 하얗고 기름진 부위가 인기 있다. 기름진 부분은 특히 마흔이 안 된 젊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사십 대를 넘기면 점점 기름진 것을 멀리하게 된다. 


오차즈케에 쓰는 참치 부위로는 뱃살(토로), 중뱃살(쥬토로), 붉은 살(아카미) 등이 있다.

지방이 적은 붉은 살은 붉은 살 나름대로 맛있고, 기름진 부분은 또 기름져서 맛있다. 질 좋은 참치라면 어느 부위든, 개인의 취향에 맞게 고르면 된다.


참다랑어 외에 황다랑어와 황새치가 있다. 오차즈케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그러나 황다랑어나 황새치는 지방이 적어, 기름진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어딘가 모자라게 느껴질 수 있다.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이나 담백한 맛이 취향인 사람이라면 이쪽이 더 맞을 것이다. 이런 부분도 경험해보며 각자의 취향을 찾아보자.


illust by 토브(@tovemarine)




참치 차즈케 만들기


밥은 그릇의 반 정도, 혹은 그보다 적게 담고 참치회 세 점을 한 장씩 넓게 펴서 올린다. 거기에 간장을 적당히 뿌린다. 무를 갈아 한 자밤 곁들이면 더욱 좋다.

펴 올린 참치 한쪽에서부터 코나차가 든 체 위로 천천히 뜨거운 물을 붓는다. 참치에 골고루 찻물을 붓고 나면, 참치 윗부분이 조금 하얗게 변한다. 투명한 찻물이 밥을 뒤덮고 참치까지 살짝 잠길 정도로 붓는다.


그다음에 참치를 젓가락으로 살짝 밥 안에 밀어 넣듯 누르면, 아직 붉은 기가 남아있던 참치의 뒷면까지 하얗게 익는다. 투명한 차는 유백색이 되어 간장과 섞이며 그릇을 가득 채운다.

이때 참치를 반숙 이상으로 지나치게 익히면 맛이 떨어진다.


더 진한 맛을 원하는 사람은 그릇 뚜껑을 덮고 잠시 놔두어 안쪽까지 충분히 맛이 배기를 기다렸다가, 농후하게 맛이 밴 오차즈케를 입안으로 밀어 넣기만 하면 된다.

굳이 말하자면, 뚜껑을 덮지 않는 오차즈케가 향이 더 좋고 뜨겁고 참치도 과하게 익지 않아 맛있고, 뚜껑을 덮으면 밥이 퍼져버린다. 또, 참치가 너무 익으면 볼품이 없다. 참치의 비린 맛을 싫어하는 사람은 어쩔 수 없지만, 가능하다면 뚜껑을 덮지 않는 오차즈케가 제일이다.


참치 차즈케에 와사비를 넣을 때 차를 붓기 전에 넣으면 매운맛이 사라져 버린다. 찻물을 부은 뒤 마지막에 넣고 비벼 먹어야 와사비의 향을 느낄 수 있다.

이 참치 차즈케에 다른 반찬은 전혀 필요 없지만, 풍성한 맛을 더하고자 한다면 식후 야채 절임 한 조각으로 충분하다.



원문 / 鮪の茶漬け, 「星岡」,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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