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산진의 오차즈케 시리즈 8
글 / 기타오지 로산진
번역 / 박소하
보통 사람들이 볼 때 연어와 송어는 비슷해 보이지만, 맛으로 따져보면 송어가 훨씬 좋다.
연어에는 소금에 절인 자반연어와 생연어가 있다. 도쿄에서는 둘 다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가장 맛있는 연어는 자반연어다. 자반연어는 꼭 구워서 오차즈케로 먹어야만 한다. 이때 자반연어에 반차(番茶)를 부으면 맛이 조금 덜해지고, 센차(煎茶)를 부어 만들었을 때야말로 딴생각할 틈도 없이 몰두하여 먹게 되니, 과연 오차즈케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맛이라 할 수 있다. 연어 차즈케는 참치나 덴푸라처럼 밥 위에 올려 차를 부어 만든다.
송어에는 소금을 적게 넣어 절인 것, 많이 넣어 절인 것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얼핏 보면 볼품없는 널빤지마냥 얇게 만든 것이 오차즈케에 적당하다. 이것은 어느 지방에서나 구할 수 있고, 한 마리 백 엔, 큰 것도 이백 엔 정도다(1932년 물가 기준). 소금에 절여져 녹슨 쇠처럼 빨갛게 변한 송어, 이것이 송어 중에서도 제일 맛있다. 이 널빤지 처럼 절인 송어의 살을 뜯어내어 밥 위에 얹는다. 이때 껍질도 잊지 말고 밥에 함께 얹고 그 위로 뜨겁디뜨거운 차를 붓는다.
이미 소금에 절인 송어를 쓰기 때문에 소금을 추가하거나 간장을 뿌릴 필요가 없다. 송어에 든 염분만으로 충분하다. 연어는 밥에 얹어 차를 부어도 육즙이 나오지 않지만, 송어에서는 매우 맛있는 육즙이 흘러나온다. 이 육즙의 맛은 연어가 비할 바 못 된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송어 배의 얇은 부분을 떼어내야 한다는 점이다. 자반연어라면 이 부분이 오히려 맛있는 부위지만, 송어의 배 부분은 쓰고 맛이 안 좋다. 연어도 송어도 껍질을 먹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제대로 된 맛을 모르는 것이다. 맛을 잘 아는 사람은 연어 부위 중에서도 꼬리 쪽을 고른다. 꼬리에 맛있는 껍질이 많이 붙어있을뿐더러, 육질이 단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씹는 맛도 좋고 살 자체도 맛있다.
송어 차즈케가 맛있어서 다섯 그릇이나 먹었다고 해도 그 비용은 50엔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낫토 차즈케처럼 미식가를 충분히 만족시킬 만큼의 깊은 맛도 있다. 처음부터 송어 차즈케는 별로라는 편견을 가져 아직 이 맛을 모르는 사람도 있으리라. 꼭 센차를 부어 시도해봤으면 한다.
종종 목수나 미장이가 점심 도시락을 먹을 때, 국물 대신에 도시락 뚜껑이나 찻잔에 송어 한 조각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붓는 모습을 본다. 그것만으로 즉석 송어 스프가 되니, 이 또한 괜찮은 발상이다.
원문 / 塩鮭・塩鱒の茶漬け, 「魯山人味道」中公文庫, 中央公論社 1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