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HX Media (현, WildBrain Studios)
3. 'My Little Pony'는 한국에서도 방영했다고 들었어요. 어떤 캐릭터들이 나오는지 좀 알려주세요.
네, 저도 듣기는 했어요. 시즌 1, 2를 투니버스에서 2014년에 방영을 시작해서 2017년부터 디즈니 채널에서 방영 중이라고 하더라고요. 한국에서도 아는 사람은 아는 쇼 같아요. 사실 저는 시즌 하나만 작업을 해서 일을 할 때는 정확하게 쇼의 모든 캐릭터를 알지 못했어요. 즉 작업해야 하는 캐릭터들만 이름을 알고 그 외에 하지 않은 캐릭터들은 이름도 모르고 끝났을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포니들이 나오기는 해요. 메인 캐릭터로 등장하는 포니들은 각자 다른 마법 능력을 지닌 Twilight Sparkle(트와일라잇 스파클), Rainbow Dash(레인보우 대시), Pinkie Pie(핑키파이), Fluttershy(플러터샤이), Applejack(애플잭), Rarity(래리티)로 매 에피소드마다 등장하고 일어나는 사건과 해결을 해나가면서 우정에 관해 다루는 이야기인 거죠. 그리고 포니가 아닌 드래곤 Spike(스파이크)가 트와일라잇의 베프이자 조력자로 등장해요. Equestria(이퀘스트리아, 포니빌리지)를 다스리는 최고 권력자로 해를 상징하는 Princess Celestia(셀레스티아 공주)와 달을 상징하지만 언니 셀레스티아를 질투하고 증오하는 Princess Luna(루나 공주), 등등 엄청나게 많은 포니들이 등장하는 쇼예요. 시즌1~5까지 유튜브에 있는 풀영상(영어버전)을 찾아 살짝 링크해 봐요. 요기!
4. 혹시 일을 하실 때 시즌 1, 즉 처음 시작하는 쇼와 이번처럼 시즌 4에 하실 때와 다른 점이 있나요?
모든 쇼가 다 그렇다고 단정하기엔 제가 경험한 빌더로서의 한정적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말씀드릴게요. 물론 기준도 2D 애니메이션이라는 점도요. 쇼들 중 시즌을 미리 계획하에 기획하는 경우도 있었고, 시즌으로 갈 거란 계획 없이 한 시리즈만 기획해서 작업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어요. 시즌이 진행되는 쇼는 처음 시작할 때 가장 일이 많은 것 같아요. "처음부터(from the scratch)" 아무런 작업물(Asset으로 표현함)이 없는 상태에서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 디자인부터 일의 양이 많으니 당연히 제가 하는 빌드도 해야 할 양이 비례할 수밖에 없겠죠. 먼저, 디자인 파트에서는 시즌 4를 할 때 이미 지난 시즌의 디자인 작업물들이 충분히 축적이 되어 있죠. 디자이너들이 포니들의 head, body, eyes, mouth 등 몇 가지의 형태의 소스와 지난 시즌에 있던 캐릭터들의 파트를 소스로 재사용(Reuse)하여 색, 머리나 꼬리, 그리고 옷 등을 바꿔서 완성하기도 해요. 빌더가 디자인팀에서 넘어온 파일을 열어보면 여기저기 캐릭터들을 재사용한 디자인을 볼 수 있어서 디자이너들의 작업 방법을 추측해 볼 수 있죠. 하지만 빌더의 입장에서 봤을 때 아무리 빌드 작업물들이 파일에 담겨있다고 하더라도 양이 많이 줄어드는 것 같지 않아요. 왜냐하면, 캐릭터 빌드를 할 때는 기존의 파일 소스를 제한적으로 쓸 수밖에 없어요. 이는 제가 일일이 설명하기엔 부족하지만, 넘어온 파일을 보면 늘어져있는 레이어들과 뒤죽박죽 된 심벌들을 정리해서 실제 애니메이터가 작업하기 수월하게 정리까지 해주는 것도 포함이라, 되려 아무것도 없는 새 파일에 새롭게 빌드를 하는 것이 더 나을 때가 많더라고요. 하여 빌더로서는 작업의 양은 크게 다르다 말씀드리기 힘들고,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즌에서 다른 빌더들이 작업한 스타일이 저랑 달라서, 솔직히 말하면 오히려 헷갈리거나 거슬릴 때가 있기도 해요.
5. 스튜디오에서 시즌 9까지 했으면 시즌 4 외 후에도 다른 시즌 참여의 기회가 또 있지 않았나요?
아쉽게도 'My Little Pony: Friendship Is Magic' 편은 더 하지 못했어요. 포니 시즌 4를 마무리하고, 'Littlest Pet Shop' 시즌 3, 에피소드 6부터 하게 되었죠. 포니 하기 전에 펫샵 시즌 1, 2를 했으니 프로덕션 입장에서는 경험 있는 사람을 선호하고 필요하니 바로 투입이 된 것 같아요. 아마 이 즈음부터 애니메이션 업계가 슬슬 바빠지기 시작하며 아티스트들도 취업하기에 수월했던 시기로 기억해요. 학교 졸업생들도 걱정 없이 바로 취업이 되고, 저 또한 DHX Media 스튜디오에 돌아와서 펫샵을 시작으로 계속 일을 하게 되었죠. 중간중간 한두 달 브레이크 타임이 있긴 했지만, 예전처럼 다음 일을 걱정하며 찾거나 하지 않아도 계약이 끝날 때가 되면 HR에서 먼저 미팅을 제안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현재 스튜디오에서 앞으로 시작할 쇼들이나 오픈 잡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면서 관심 있는 포지션이 있으면 말해달라고도 했어요. 이때는 아티스트들이 다른 스튜디오로 옮기면 다시 구하기에도 시간 투자를 해야 하니 되도록이면 붙잡아 두려고 했던 상황이라고 할 수 있죠. 말하자면 애니메이션 시장이 좋았고 그로 인해 할 수 있는 쇼들이 많았던 거죠. 그래서 'Littlest Pet Shop' 시즌 3가 끝나고 나서도 바로 'My Little Pony : Equestria Girls - Rainbow Rocks'라는 후속작에 참여했어요. 포니들이 인간 세계로 추방되어 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이에요. 아직도 그 많은 학생들의 교복들을 빌드할 때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