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 Mayer-SlowDancing in a Burning Room
We're goin' down, and you can see it too.
We're goin' down, and you know that we're doomed.
스텝이 미묘하게 변한걸까. 우리의 발이, 허벅지가, 배꼽이, 어깨가, 입술이 딱 종이 한장 정도씩 멀어진 느낌이야. 얇디 얇게 생겨난, 참 서늘한 이 공기막. 약해진 그래비티를 온도로 느끼며 비역학적으로 절망해. 같은 음악과 조명과 동작이 이렇게나 낯설수가 있구나. 알츠하이머 환자가 이런 기분이겠지. 근데 말야, 너도 천천히 지쳐가버린 간병인의 표정을 짓고 있네. 정신이 온전했다면 눈썰미가 더 있었다면 사이의 거리가 그대로였을까. 아니, 애초에 왜 시간의 흐름은 비가역일까. 그래서 웃기게도, 난 이 출수록 슬퍼지는 춤이 그저 끝이 없기만을 간절히 바랄 수 밖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