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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강 May 22. 2022

결정의 원리

아주 하찮은 일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하지 못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오늘 반차를 쓰기로 했는데, 같이 점심을 먹는 멤버이지만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나의 반차를 알려야 할까 말아야 할까? 아니면 적당한 정도로 친한 회사 사람의 생일인 것을 알았는데, 밥이라도 사야 하는 걸까? 선물을 해야 할까?


“내가 굳이 나서서 말해야 할까?”


“나의 친절 혹은 배려가 다른 사람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닐까?”


“오히려 관계에 독이 되는 것은 아닐까?”


혼자서 온갖 내적 고민을 한다.


그런데 고민 끝에 호의를 베풀기로 결정하고 행동하면 의외로 좋은 결과가 돌아온다. 내가 반차라고 알려 주면 나의 동료는 내가 없는 상황에서 점심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계획을 정할  있다.


생일 선물을 받은 사람은 왜 친하지도 않은 사람이 선물을 주지?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우선 고맙게 생각한다. 아마 그 사람은 그날 하루 기분이 좋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이렇게 행동하면 결정적으로 내 마음이 편해진다.


반대로 고민 끝에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면 ‘이전에 고민할 때 그렇게 할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고민이 걱정으로 바뀌고, 걱정은 후회가 된다. 하지만 이미 고민의 시간은 끝났고 내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시원시원한 E 성향의 외향적 사람들은 나의 이런 내적 고민이 이해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하건 전혀 상관없는 무의미한 고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 작은 결정이 세상에서 제일 고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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