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함을 요리하는 법

by 비하인드 예린

요리를 하다 보면, 늘 정해진 레시피대로만 하지는 않는다.

손에 들어온 재료가 다르고, 입맛이 변하고, 그날의 기분에 따라 간이 달라진다.

어쩌면 ‘레시피 없는 요리’란 완벽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나만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불완전해서 더 맛있는 순간


내 요리는 늘 조금씩 부족하다. 소금을 한 꼬집 덜 넣거나, 불 조절에 실패해 살짝 탄 구석이 있기도 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불완전함이 오히려 특별한 맛을 만든다.

기획자의 일도 똑같다. 아무리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도 예상치 못한 변수는 늘 찾아온다. 완벽하지 않은 결과물 속에서도 배움이 남고, 그 경험이 다음 레시피가 된다.


정답 없는 답안지


학교 때는 늘 정답이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기획의 세계에는 정답이 없다.

고객의 반응이 내 예상과 다르게 흐를 때도 있고, 팀원들이 던지는 아이디어가 오히려 더 빛날 때도 있다.

그래서 불완전한 결과를 두려워하기보다, 그 속에서 발견되는 가능성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기획자가 ‘레시피 없는 요리’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이유다.


나만의 조리법


내가 좋아하는 요리는 딱 떨어지는 맛보다, 조금 비틀린 맛이다.

국물에 고소함이 과하게 묻어나거나, 매운맛이 예상을 넘어설 때 입안에 오래 기억이 남는다.

삶도 그렇다. 매번 교과서적인 답을 내놓는 사람보다, 불완전하지만 자기만의 결을 가진 사람이 훨씬 매력적이다.

내 조리법도 완벽하진 않지만, 그만의 향과 리듬을 가진다.


완벽한 레시피는 없다.

오늘의 요리는 조금 싱겁고, 내일의 요리는 조금 짤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순간, 요리는 더 맛있어지고 기획자의 삶도 더 단단해진다.


불완전함을 요리하는 법, 그것이 내가 오늘도 주방에 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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