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리
19w에는 인스타 짤로만 보던 일 하나 당하고 간만에 좋은 리뷰 시간을 보냈다.
인스타그램에 심심치 않게 보이는 회사 내 빌런 썰을 직접 당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주니어 개발자가 반영해야하는 건이 있었다.
검수 중 이슈가 발생했고 주니어 개발자는 이슈를 수정중이었다.
나는 다른 개발건을 맡고 있었는데
다른 개발건이 주니어 개발자가 개발했던 부분이라
주니어 개발자를 불러 10분정도 이야기를 나눴었다.
2시간 내내 진척이 없자
과장님이 주니어 개발자를 불러 연유를 물었다.
과장님 : 반영 언제 하면되는거에요?
주니어 : 이슈가 발생해서 이슈 수정중입니다.
과장님 : 10시부터 12시 30분까지 2시간 30분 내내 이슈 수정하고 있는거에요?
주니어 : 아뇨 아까 진영씨가 불러서 그거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뭘까 이 사람?
2시간 30분의 제물로 나를 언급한다.
12시 10분에 불러 10분 동안 노치 영역 관련 물어보는 것 뿐이었고
뭐 처리하란 것도 없었는데 졸지에 내가 방해물이 됐다는 것 처럼 과장님께 말하고 있었다.
과장님 : 무슨 소리에요, 진영씨가 부른거 아까 12시 좀 넘어서 잠깐 얘기한거? 그거랑 10시부터랑 무슨 상관인데.
주니어 : 죄송합니다.
다행히 과장님도 내가 잠깐 주니어 개발자와 얘기 나누는 장면을 보셔서 대신 응징해주셨다.
에이,
무관 or 무고한 사람 보는 앞에서 바로 팔아넘기는 사람이 있다고?
나도 수요일에 겪기 전까진 말도 안되는 소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 주니어 개발자에게 더 열받는게 뭐냐면
다른 때 과장님이 주니어 개발자에게 오래 걸리는 이유를 물어보면
중간에 내가 시간을 붙잡고 있을 경우
'제가 붙잡고있어서 좀 늦어진 것 같습니다'
라는 주니어 개발자를 위한 변호도 했기 때문이다.
인류애가 떨어지기 충분한 상황 아닐까싶다.
사용자가 인앱결제 중 이탈하게 될 경우 간혹 서비스 이용권이 생성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때문에 인앱결제 중 이탈 하더라도 재접속 시 앱스토어의 영수증을 체크 후
사용자의 서비스 이용권을 갱신시켜주는 프로세스가 추가되었다.
프로세스 개발 후 반영하며 발견된 문제가 있었는데
이탈 시점에 따라 처리가 달라지는 것이었다.
이탈 시점 케이스 정리를 마치고 과장님, 백엔드 개발자 대리님, 네이티브 개발자분과 함께 넷이서
문제에 대한 리뷰를 진행했다.
전공자가 아니라 순서도를 가로로 그리는 내 모습을 보시며
과장님이 '이슈도 마음에 안드는데 순서도도 마음에 안든다'고 농담을 하셨다.
이런 장난이 오가긴 했지만 근래 진행했던 리뷰 중 가장 재밌게 참여했던 리뷰였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리뷰?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고 문제를 어떻게 매끄럽게 잘 풀어나갈 것인지만 오가는 리뷰.
특히 이번 리뷰는 참석자 모두 문제만 바라보고 전력으로 머리를 굴려가며
의견을 적극적으로 낸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이탈 시점에 대한 검증과 해결책을 찾는 부분이 오래 걸렸지만
결국 해결법을 찾아내고 진행해야할 일정까지 정리해낸 완벽한 리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