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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영최 Jul 08. 2023

주간 업무 - 2023.27w

주간 정리

일본을 겨냥해 출시한 앱이 배포된지도 4달이 지나가고있다.


이번 주에는 일본에 출시한 앱의 이름을 바꾸고 그에 대한 영향도 처리 작업을 진행했다. 앱 이름을 바꾸는 이유는 일본에서 반응이 좋지 않아서 이것저것 해보기 위한 해결책의 일환(심지어 명확한 인과관계도 밝혀지지 않음).


우리 회사는 이런 비슷한 류의 작업을 자주 한다. 디렉토링, 네이밍이 다 끝났는데 프로젝트 명이 중간에 바뀌거나 컨텐츠명이 배포 후에도 바뀌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생각해본다.


출판한 책의 판매율이 저조하다고 책의 이름을 바꾸는 경우가 있나?




전문 웹/앱 기획자의 부재 and more

저번 간담회때 대표님에게도 전문 웹/앱 기획자를 채용해달라는 요구를 했었다. 지금 회사는 웹/앱에 대한 개발 기획과 디자인을 컨텐츠 크리에이터, 마케터들이 담당을 하고있다. 때문에 난처한 경우가 가끔 발생하는데 개발 요청서에 내용에 description이 없는 것은 기본이고 이걸 왜 개발해야 하는지에 대한 목적도 알 수 없는 때가 있다.


한번은 이런 경우도 있다. 앱 내 인앱결제 페이지 상단에 판매 효율 증진을 위한 텍스트를 추가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전달해준 텍스트는 선착순 20개!같은 텍스트였고 갯수 차감 기능은 없이 순전히 하드코딩 데이터 표출이었다. 1시간도 안걸리는 간단한 작업이었기에 금방 처리하고 반영했다.


배포까지 완료한 후 하루만에 20개를 5개로 바꿔달라는 요청이 왔다. 물음표가 남발하는 순간이었다. 하루만에 무엇을 보고 판단한 결정인지 모르겠지만 요청한대로 처리후 다시 재배포를 했다.


재배포한 지 10분이 지났을까 5개를 3개로 바꿔달란 요청이 왔다. 이쯤되면 기획을 내가 해도 되겠다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목적과 이유도 알 수 없는 변경들. 아니면 20개가 3개로 바뀌기 전에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1번이라도 봤으면 애초에 3개로 개발되지 않았을까.




아무리 그래도 책의 제목을 바꾸자는 건 좀

위와 같은 작은 케이스들은 그래도 어떻게든 이해해보고 넘어갈 순 있겠는데 정말 책의 제목을 바꾼 적(!)도 있었다.


회사 내에서 '귀여운 고양이'(실제 프로젝트명 아님)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회사 주력사업 어쩌구 저쩌구 얘기가 나왔었다. 디렉토링과 파일 네이밍을 전부 cuteCat같은 이름으로 맞추기 시작했고 cuteCatList, cuteCatView, cuteCatWrite 등의 파일과 디렉토리등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cuteCatList는 귀여운 고양이들을 볼 수 있는 리스트 페이지고 여기서 귀여운 고양이를 상세히 보기 위해 cuteCatView라는 페이지로 이동시키는 링크도 걸어놓고 관계성을 확장시키고 있었다.


개발은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는데 갑자기 '귀여운 고양이'라는 프로젝트를 '이쁜 동물'로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cuteCat이랑은 이제 전혀 상관없는 프로젝트가 되었는데 이제 와서 niceAnimal같은 이름으로 바꿀 수도 없는 부분이었다.


개발 막바지에 사용자에게 표출되어야 할 '귀여운 고양이'를 '이쁜 동물'로 바꾸는 것도 영향도가 큰 일이지만, 개발자들이 개발한 파일명을 바꾸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기에 회사 내부 프로젝트 명칭이라는 말로 에둘러 파일명 변경없이 진행되었다.


'이쁜 동물'이 오픈하고 유지보수건을 진행하면 cuteCat을 검색해서 찾는다. 새로운 개발자가 들어오면 '이쁜 동물'에 관련된 파일을 찾는데 한 세월이다. 그 때마다 cuteCat으로 알려주고 왜 cuteCat인지 물어보면 내 대답은 '디렉토링, 파일 네이밍이 다 끝났는데 프로젝트 기획이 바뀌어 이름이 바뀐거에요'이다. 차마 전문적인 웹/앱 기획자랑 디자이너의 부재라는 회사 살을 깎아먹는 말은 못하고.




제발 개발자면 전문 기획자 채용 응원합시다

전설의 제한맨


개발 기획이 전공이 따로 있다거나 학원에서 전문적인 커리큘럼을 만들어 가르치는 경우는 많이 못봤다. 개발자나 디자이너가 맡은 경우를 보통 많이 봤다. 그런데 웹/앱 개발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기획을 맡으면 일이 매끄럽게 흘러간다. 어떤 것을 하면 안되는 이유, 무엇을 해야할 지 명확한 이유를 대부분 안다. 같은 파트에서 일을 해본 출신이라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서 그런걸까.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매번 이렇게 이슈가 잦으니 회사에서 개발파트 출신의 웹/앱 기획자를 구해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오늘도 하소연하는 개발자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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