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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 Nov 13. 2023

사이드 프로젝트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나의 사이드 프로젝트 연대기 00

- 뉴스레터, 출판, 전시, 밋업까지.



1

사이드 프로젝트를 

회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왓츠뉴'라 이름 붙인 사이드 프로젝트의 모습은 뉴스레터에서 책으로, 전시로, 모임으로 움직였다. 제약을 두지 않고, '뉴', 새로운 일을 한다는 미션에만 집중해 일을 벌여왔다. 전시와 모임을 마치고, 잠시 쉬는 동안 모든 게 꿈같은 느낌이 들었다.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휘발되어 버릴지도 모르겠다. 사이드 프로젝트 전반을 회고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이유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온 원동력은 뭔가?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뻗어나갔고, 어디까지 갈 수 있었나? 내게 남긴 의미와 의의는 뭔가? 




왜 시작했을까?


1. 딴짓이 재밌다. 사이드 프로젝트가 진정 '사이드'려면 본업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항상 회사를 다닐 때 만들어졌다. 존재의 근간이 딴짓이다. 회사에서 항상 좋아하는 일을 할 순 없다. 어쩌다 나의 니즈와 회사의 니즈가 부합한다 해도, 금세 그 방향성이나 과정이 틀어지기 마련이다. 회사에서 충족되지 못한 일의 갈증을 사이드 프로젝트가 채워준다. 여기선 컨펌도 내가 하는 거니까!


2.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호기심을 바로 실현할 수 있다. '사람에 집중하는 따뜻하고, 세심한 인터뷰 콘텐츠를 만들어볼까?', '마케팅 이슈나 트렌드를 좀 더 깊이 있게 설명해 줄 수 없을까?', '종이책을 만드는 건 어떨까? 사진이 함께 있는', 가볍게 떠올린 아이디어, 해보고 싶던 콘텐츠의 형태를 빠르게, 마음껏 실현해 볼 수 있었다. 해보면 어떤 점이 재밌는지, 또 괴로운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3

사이드 프로젝트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그간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나열해 본다.

       2020년 뉴스레터 '왓츠뉴'에서 시작해 브런치와 인스타그램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챗봇을 만들었다가, '시작하는 사람들'이라는 인터뷰 시리즈를 연재하고, '인풋탐험대'라는 새로운 뉴스레터를 만들고, '왓츠뉴'라는 이름의 독립출판사를 만들고, 인터뷰 시리즈를 책으로 출간하고, 인덱스숍에서 한 달간 전시를 하고,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모임을 두 차례 진행했다.


-

운영해 온 기간은 4년,

벌여놓은 일의 가짓수는 (잘게 쪼개면) 9가지,

구독자는 인스타그램이 5K, 뉴스레터가 1800명 정도.


 성과가 바로 드러나는 일은 잘 없었다. 4년을 해도 팔로워가 극적으로 늘어나진 않았고, 내가 대단한 사람이 되어있는 것도 아니다. 애초에 그러려고 시작한 일도 아니었다. 

 다만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우연한 기회를 만나게 된다. 인터뷰를 하다 만난 다비님의 제안으로 전시를 하게 되고, 또 모임을 열게 된 것처럼. 새로운 일을 지나면서 나는 이전과는 약간 다른 사람이 된다. 


 

4

무엇을 얻었나?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행복을 느낀다는 확신을 얻었다. 반대로 하고 싶은 일이 없어지면 무기력과 우울을 겪는다. 무언가가 하고 싶다는 선물 같은 감정을 놓치지 않으려면 바로 움직여야 한다. 생각이 많으면 마음도 금세 식는다.


 무엇을 하고 싶나에 대한 확신도 얻는다. '해보면 안다'는 진리와 같은 말을 막상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직업으로 무언가를 선택하는 데 리스크가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직업이 아닌 상태에서 '해보기' 위해서는 사이드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적은 시간과 노력으로도 그 일을 실제로 해볼 수 있다


 하던 일을 계속하는 데는 실행 에너지가 비교적 적게 든다. 오래 쉬었던 일을 하거나, 해본 적 없는 일을 할 때는 훨씬 많은 에너지와 용기가 필요하다. (지금 브런치에 오랜만에 글을 쓰기 위해 많은 시작 에너지가 들어갔듯이!) 지속적으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서 생긴 근육과 기초대사량이 다른 일을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더라.




 그렇게 4년간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나에 대한 결론: 나는 글쓰기와 새로운 일, 일대일로 사람 만나 대화하기, 지적이고 깊이 있는 것들, 디자인, 종이로 이루어진 것들을 좋아한다.


 + 글을 좋아하고, 잘 쓰고 싶으면, 오히려 쓰기가 무섭다. 완벽을 벗어나 일단 써보기로. 

    사이드 프로젝트 연대기는 앞으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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