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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아델 Aug 09. 2021

뉴사우스웨일스 아트 갤러리 에르미타주 전시회

12월 여름 여행: 시드니 한 달 살기


뉴사우스웨일스 아트 갤러리 가는 길


12월 중순, 크리스마스 분위기 가득한 QVB (Queen Victoria Building)을 구경 중이었다. 건물 자체도 예쁜데 크리스마스 장식까지 가득해 건물 안을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모닝커피도 마시고 층별로 구경을 하면서 천천히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뉴사우스웨일스 아트 갤러리에서 하는 에르미타주 전시회 광고를 보게 되었다. 그림을 사랑하는 친구는 지금 당장 가고 싶다고 했다. 아트 갤러리를 가고 싶기도 했고 워낙 유명한 에르미타주의 컬렉션이라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천천히 하이드 파크를 지나 산책하며 걸어가기로 했다.


QVB에서 하이드 파크로 곧장 들어갔다. 잔디밭에 앉아 책 읽는 사람,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 나처럼 하이트 파크를 가로질러 어딘가를 향하는 사람 모두 공원 안에서는 평화로워 보였다.


세인트 메리 대성당을 지나 하이트 파크를 빠져나오면 아트 갤러리 로드에 닿는다. 보태니컬 가든과도 닿아있는 이곳은 양쪽으로 잔디밭이 펼쳐져 있고 길을 따라 거대한 나무가 이어져 있다. 아트 갤러리를 가는 건지, 숲속으로 들어가는 건지 헷갈릴 때쯤 아트 갤러리가 눈에 들어온다.






뉴사우스웨일스 아트 갤러리



뉴사우스웨일스 아트 갤러리 Art Gallery of NSW

매일 10am-5pm / 수요일 Art After Hours 행사로 10pm까지

휴관: 크리스마스 (25 December), 굿 프라이데이 (19 April 2019)




뉴사우스웨일스 아트 갤러리는 1872년 뉴사우스웨일스 예술 학교에 의해 세워졌다. 시드니 시민들을 위한 가장 중요한 미술관이며 호주에서는 멜번 미술관 다음으로 가장 큰 미술관이다. 1874년에 처음으로 대중들에게 무료로 개방되었다. 호주 원주민 에보리진의 미술품을 포함한 호주 미술과 유럽, 아시아의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가장 보고 싶었던 에르미타주 전시를 먼저 보기로 했다. 상시 전시는 무료입장이 가능하지만 특별 전시는 추가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에르미타주 전시

Masters of modern art from the Hermitage




영국의 대영 박물관,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러시아 에르미타주 미술관의 겨울 왕궁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이 시드니의 뉴사우스웨일스 아트 갤러리로 옮겨졌다. 20세기 초반에 세르게이 슈킨 Sergey Shchukin과 이반 모로조프 Ivan Morozov에 의해 수집된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그리고 현대 미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모네, 세잔, 마티스, 피카소, 고갱, 칸딘스키, 피사로, 말레비치, 드니스 그리고 보나르의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인상주의 그림을 가장 좋아하는 나에게는 관람하는 내내 설레는 전시였다.


1900년대 러시아의 부호 세르게이 슈킨은 프랑스 인상파 작품에 심취했는데 특히 마티스의 작품을 좋아했다고 한다. 자신의 저택을 장식하기 위해 마티스의 <음악>, <춤>을 구매했다고 한다. 현재 에르미타주 미술관에 있는 마티스의 작품들은 대부분 슈킨의 컬렉션이다.


마티스가 그의 진가를 세상에 인정받기 전 유일하게 그를 알아봐 준 사람이 바로, 슈킨이었다. 슈킨이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마티스의 작품을 지지하고 구매하는 과정을 전시실 한곳에서 볼 수 있었다. 영화처럼 이야기가 펼쳐졌는데 그 당시 사람들의 생각과 자신만의 신념으로 밀고 나가는 슈킨의 의지가 대립하는 게 흥미로웠다.


모네, 세잔, 고갱, 르누아르, 드가 등 슈킨의 컬렉션은 소더비 평가에 따르면 현재 9조 원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러시아에 여행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이 전시를 보고 난 후 상트페테부르크는 꼭 한번 가보고 싶어졌다. 에르미타주 미술관을 보려면 적어도 일주일은 머물러야 될 것 같다.






뉴사우스웨일스 아트 갤러리

상시 전시


뉴사우스웨일스 아트 갤러리의 상시 전시는 무료입장이다. 전 세계의 폭넓은 예술작품들을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시드니에 있는 누구나 부담 없이 세계 유명 작가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하늘이 많이 흐렸던 날, 보태니컬 가든을 걷던 우리는 아트 갤러리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유럽에서 작품을 구매하기 시작해 점차 호주 작가들의 작품들을 구매하며 컬렉션의 폭을 넓혀갔다고 한다. 모든 관을 꼼꼼하게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위키피디아에서 컬렉션별 정보를 찾아보았다.




웨스턴 아트


브리티시 빅토리안 아트의 많은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피터 폴 루벤스의 작품과 같은 15세기부터 18세기 유럽 작품들도 볼 수 있다. 19세기 유럽 작품으로는 반 고흐, 클로드 모네, 폴 세잔, 카미유 피사로 등과 같은 화가의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다. 20세기 컬렉션도 거대 화가들의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피에르 보나드, 조르주 브라크, 파블로 피카소, 아우구스트 로딘 등의 작품이 있다.


에보리지널 아트


호주 전역에 살고 있는 에보리진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서부 사막에 살고 있는 작은 부족의 그림들이 컬렉션에 포함되어 있다.



아시안 아트


1879년 미술관의 컬렉션에 처음으로 더해진 아시아의 작품은 도자기와 동으로 만든 제품이었다고 한다. 같은 해 일본이 시드니 국제박람회에 선물로 보낸 것이라고 한다. 이후 아시아 컬렉션도 규모가 커져 다양한 아시아 국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오스트레일리안 아트


1800년대 초반의 작품부터 다양한 호주 출신 작가들의 작품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브렛 휘틀리 Brett Whiteley의 작품이다. 뉴사우스웨일스 아트 갤러리에서 그의 스튜디오를 운영할 정도로 그에 대한 애정이 깊다.


컨템퍼러리 아트


세계적인 현대미술 컬렉션은 컨셉추얼 아트, 누보 레알리즘, 미니멀리즘 그리고 아르테 포베라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에 집중되어 있다. 호주의 현대미술 작품들은 추상화, 표현주의, 팝아트 작품들이 있다.



퍼시픽 아트


1962년부터 태평양 지역의 작품들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한다. 1968년에서 1977년 사이 갤러리는 '뉴기니 하이랜드' 지역의 500여 점의 작품을 개인 컬렉션을 통해 수집하게 되었다고 한다.



기대 이상으로 폭넓은 컬렉션을 만날 수 있는 뉴사우스웨일스 아트 갤러리였다. 에보리진의 다양한 작품세계와 함께 호주 작가들의 작품들도 만날 수 있어 더욱 흥미로웠다.











12월 여름 여행

싱가포르 & 시드니 한 달 살기


바르셀로나의 축축한 겨울이 유난히 싫었던 그 해 12월, 뜨거운 태양을 즐길 수 있는 시드니에서 한 달 살기를 했다. 바르셀로나에서 비행기로 21시간이 걸리는 시드니를 가는 길에 싱가포르에서 잠시 쉬어갔다. 시드니에서는 가장 힙한 동네인 뉴타운의 에어비엔비에서 한 달을 머물면서 시드니와 그 주변을 여행했다. 시드니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되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고 그들 덕분에 시드니와 호주를 10년 전에 여행했을 때 보다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머리와 마음이 같이 리프레시 되었던 12월의 여름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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