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해 줄 보상 설정하기
“아무것도 하기 싫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이번 주말 이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금요일 밤 퇴근하는 길, 월요일에 출근하는 게 걱정되었다.
한 달 전쯤 ‘행복한 직장인의 자세’를 주제로 글을 썼다.
생각할 용량도, 버틸 수 있는 체력도, 스스로를 다독일 감정도 남아있지 않던 그때, 나를 다독이며 글을 썼다. 나는 방법을 알고 있으니, 한 번 정리하고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면 곧 이전에 나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일은 역시 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습관적으로 최선을 다해 업무를 하지만 예전과 같은 즐거움은 느낄 수 없다. 이런 내 모습에 또 실망한다.
억지로 모든 에너지를 쓰고 나면 나를 위한 에너지는 남아있지 않다. 퇴근 후 예전처럼 생산적인 일을 하지 못하는 불안감은 멍하게 쇼츠를 응시하는 걸로 잠시 잊는다. 무언가를 해낼 에너지가 없는 무기력으로 퇴근 후와 주말을 TV와 모니터 앞에서 보내게 되었다. 이런 내 모습에 또다시 실망한다.
온전한 휴식, 좋은 휴식을 하지 못한 채 보낸 주말,
일요일 오후 3시쯤부터 월요병이 시작된다.
한동안 괜찮았는데 다시 발병되었다.
매주 월요일마다 육체적 및 정신적 피로를 느끼는 현상
유행어로 생각하기 쉽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정식 표준어다.
의학적으로는 정식 질환이 아닌 일종의 부정적 심리상태로 분류된다.
특히 월요일이 다가온다는 막연한 불안감과 불쾌함에도 그것을 막을 수 없다는 탈력감도 월요병을 겪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출처 : 나만의 Dr., 농민신문)
주말의 여유로움에서 갑자기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라고 한다. 평일과 달라진 주말 수면시간으로 인해 생체 시계가 어긋나고, 월요일 아침에 피로를 느끼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10여 년 동안의 직장생활 경험으로 봤을 때, 이보다 더 본질적인 원인으로 인해 월요병이 발병된다. 이번에는 번아웃이 내 월요병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강도 높고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번아웃이 시작되었고, 이 상태가 생각보다 오래 유지되면서 일에 대한 열정이나 흥미가 고갈되고 있다. 잠시 나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며 피로감, 무기력도 지속되고 있다. 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나에 대한 실망감, 의미 없이 흘려보내는 시간에 대한 죄책감까지 더해져 점차 힘들어지고 있다.
그래도 오늘 아침 출근했다.
금요일 밤부터 걱정했던 것과 달리 오늘 업무를 잘 마무리하고 퇴근하는 중이다.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은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사무실에 도착해 내 책상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오늘 하루 업무 계획을 다시 살펴보며 새로운 하루, 새로운 한 주의 시작을 다짐한다.
향긋한 커피와 함께 첫 업무를 시작한다.
점심에는 명상, 업무 시간이 끝날 무렵에는 하루 업무를 돌아보며 오전과 오후를 마무리한다.
퇴근 후 나를 위한 보상을 떠올린다. 독서, 요가, 기록으로 나 혼자만의 시간을 계획한다.
항상 해오던 습관에서 최근 4번과 5번을 더해 습관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업무에 집중하다가도 순간 우울해질 때가 있는데 나를 위한 작은 보상과 짧은 휴식이 마음을 다잡고 집중하는데 도움이 된다.
집을 나서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는데 어느덧 회사에 출근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조금 더 집중하면서 오늘의 업무를 잘 마무리했다. 이제는 오늘하루 고생한 나를 위한 보상을 기다리며 퇴근하고 있다.
오늘 월요일의 하루가 너무 힘들었다면,
우울해지는 구간마다 기분을 좋게 해 줄 작은 보상을 주면 어떨까?
복잡해진 머리를 잠시 식힐 수 있는 짧은 휴식을 주면 어떨까?
월요병의 원인은 내가 아닌 나를 힘들게 하는 주변 환경에 있다. 당장 벗어나거나 바꿀 수 없다면 이런 힘든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나를 충분히 칭찬해 주자.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충분한 보상을 준비하자.
따뜻한 저녁 식사, 마무리하고 싶은 책 읽기, 오늘의 감정 기록하기
월요병을 이겨낸 나를 위한 보상이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 낸 나를 칭찬하며 하루를 마무리해야지.
수고했어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