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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1시,
을지로와 남대문로가 교차하는 사거리에서
나는 낯선 시선을 받는다
오전내내 건물 안에 틀어박혀있던 직장인들이 활보하는 거리에서
맨투맨을 입고 그들과 똑같이 활보하는 내가 신기한지 흘끔흘끔
쳐다보는 양복입은 사람들
외계인이라도 본 듯 놀란 토끼눈으로 보는 사람,
소싯적 젋었을 때가 생각나는지 흐뭇한 미소로 보는 사람,
자유로운 복장이 못마땅하다는 듯 눈을 흘기며 보는 사람,
그것도 아니면 정장도 명찰도 구두도 갖추지 않은 내가
부러운 듯 쳐다보는 사람.
정신없이 돌아가는 서울 틈바구니 속
이방인임을 즐긴다
이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2020.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