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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의 유산

by 이수빈

외할머니의 유산



나 여기 이렇게 살아있고

너 여기 이렇게 살아있는데

뭐가 그리 걱정이냐


외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에 엄마를 부르더니

무어가 그리 급했는지 엄마 손을 이끌고 은행에 가서

얼마 있지도 않은 돈 얼마를 엄마통장으로 옮겨주셨단다


엄마의 손을 그러쥐고는 그러셨겠지,

"야야, 이거 얼마 안 되지만서도 들고 있거래이."


외할머니의 유산

그건 아마도 돈 얼마가 아니라

그 속에 담겨있는, 그네들의 세월이 담긴 그렁그렁한 마음일 게다

그렇기에 세대를 뛰어넘어

나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거겠지

내가 그 분을 떠올리고 추억하는 거겠지.


나는 그렇게 외할머니의 유산을 생각하며

엄마를 이해하며

그렇게 그렇게 살아간다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면 되는 거다



(2019.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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