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잘 살기 10 계명
요즘 '나'랑 사는 재미가 있다. 1인 사업을 하는 나는, 24시간 대부분 혼자다. 부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누구나 그렇듯 외로울 때도 있다. 그런 내가 생존이 아닌 생활을 하는 방법을 적어보려 한다. 1인 가구수가 750만을 돌파했다. 전체의 34.5%면 열 가구 중 세 가구는 혼자 산다는 말이다.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이 올해로 10년째다. 이 프로그램이 첫 방영되었을 때와 비교해서 거의 2배가 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혼자 사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며, 이제는 혼자 '잘' 사는 방법을 모두 고민해야 하는 세상이다. 내가 1인 가구수 통계율에 보탬이 된 것은 작년이다. 이제 1년째 자취를 하는 나로서는, 혼자 산다는 것이 인간으로서 많은 배움과 수련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느낀다.
인간은 원래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존재이자, 독립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그래서 4인 가구일 때에는 함께인 것이 자연스러웠고, 가끔 혼자가 되고 싶으면 방문 하나로 분리가 가능했다. 하지만 1인 가구가 되는 순간 온전히 혼자가 되었고. 가족과 함께 살 때에는 알지 못했던 '나'라는 인간에 대해 조금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게 되는 과정을 겪는 중이다. 이를테면 매 끼니를 챙겨 먹는다는 것은 얼마나 자신에게 애정을 투자하느냐에 달려있다. 또 공간의 청결도는 나의 정신상태와 부지런함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취향이 없으면 집도 심심하다. 마지막으로 안전한 공간을 지키기 위해서는 월세를 밀리지 않기 위해 오늘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년은 사는 것보다는 '살아내는 것'에 가까웠다고 할 수 있다. 운동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려고 노력했으나, 재미보다는 생존이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니 깨달았다. 그동안 나와 사는 재미가 없었음을. 누군가와 함께 산다면, 상대방의 존재 유무에 따라 사는 재미가 결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혼자 사는 사람들은 더욱이 '나와 사는 재미'를 의식해서 챙겨야 한다. 직장인이라면 출퇴근을 위해 잠시 잠을 청할 수 있는 곳 정도로 집을 여겨서는 안 된다. 집은 온전히 나다워질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집에서 일을 할 수 있는 프리랜서 또한 마찬가지이다. 집이 곧 퇴근 없는 사무실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겪어보았다. 그리고 잘 살기 위해 나와 약속했다. '나와 잘 살기 10 계명'을 만들었다.
첫째, 매일 조깅 1시간 하기
둘째, 하루에 일 최대 5시간 하기
셋째, 일주일 식단 짜고 주 3회 나를 위해 요리해 주기
넷째, 주 1회 특별 운동 짜기
다섯째, 오전시간은 나를 채우는 여유시간으로 활용하기
여섯째, 일주일에 1번 좋아하는 사람과 약속 만들기
일곱째, 월 1회 1박 2일 여행 떠나기 / 요가 트레블
여덟째, 주 2회 공원에서 드로잉 하기
아홉째, 취미를 배우는 시간 만들기
열 번째, 정기 커뮤니티 모임 만들기
모든 날을 10 계명을 지킬 순 없다. 하지만, 적어도 첫째부터 셋째는 무조건 지키려고 한다. 나를 단단하게 지키는 방법이다. 마치 나라는 아이를 키우는 기분도 든다. 경제활동을 하는 1인 가구 성인이라면, 무엇보다 쉼표를 찍을 줄 알아야 한다. 사람마다 '쉼'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 그 방법도 다르다. 단지 가만히 있는 게 쉬는 거라고 생각했다면 아마 잘 못 쉬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오늘의 행복을 챙겨야 과거와 미래가 고통스럽지 않다. 내가 나를 지킬 수 있는 10 계명을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외로움'이란 필수 조건이다. 외로움과 고독은 완연히 다르다. 외로움을 잘 다루었을 때 비로소 나와 사는 재미를 깨닫게 된다. 그러니, 충분히 외로워져야 한다. 외로움을 타인으로 달래는 순간 고독으로 빠져들 수 있다. 혼자 있을 때 강해진다. 나는 어떤 것에 쉼을 느끼는지, 어떤 것에 흥미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 탐구해야 한다. 혼자서도 충만함을 느끼는 사람이 타인과의 만남에서도 인상적일 수 있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고립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나를 너무 혼자 두는 것도 좋지 않다. 사람들과 연결되는 삶을 살되, 혼자 사는 재미를 잘 아는 사람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