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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이 나보다 강하다면.

아프리카 여행 시 주의해야 할 것

’창문을 열지마세요.‘

탄자니아에서 우버를 타자마자 들은 첫 번째 주의사항이다. 탄자니아의 택시나 우버에는 에어컨이 없는 경우가 많아 더운 날씨에 창문을 열 수밖에 없다. 출발하자마자 내린 창문을 보자마자 우버 기사는 손가락만큼만 창문을 열어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찌는 날씨에 그게 무슨 말인가 하니 정차 했을 때 칼이 들어와 소지품을 요구한다는 것이었다. 굉장했다.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다. 웃으면서 너 재밌는 사람이구나 하니 그도 역시 웃으면서 정말이라고 한다. 진짜였다. 나 지금 굉장한 곳에 왔구나.

수도인 다르에스살람에서 세렝게티 초원을 가기 위해서는 킬리만자로에 있는 여행사를 통해 가이드를 동행해야 한다. 현지에서 일을 했던 친구가 한인 투어업체를 소개해 주었지만 본토의 맛을 느끼고 싶던 무모한 여행자는 현지 여행사를 선택한다. 도착하자마자 들은 고급 주의사항에 마음이 졸은 상태임에도 현지의 맛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르완다에서 알게 된 짧은 인연의 지인을 통해 ‘마타타’라는 사람을 추천받았고 킬리만자로의 마을 한복판에서 마타타를 찾아 나섰다.


본토의 맛이 느껴지는 식사


다른 관광지 못지않게 킬리만자로도 호객행위가 대단한 곳이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호객꾼의 키와 덩치가 매우 컸다. 어느 나라나 위험한 곳이 있고 누구나 범죄에 노출되어 있다. 다만 그 빈도와 강도가 얼마나 높냐는 것에 따라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아프리카 여행이 다른 곳보다 위협적인 이유는 저들이 나보다 신체능력이 뛰어나 보인다는 점이었다. 어느 곳이든 강도가 나를 표적으로 삼았다면 힘과 달리기가 소용이 있겠냐 생각할 수 있지만 심리적으로 느끼는 압박감이 달랐다. 강도가 강하고 빠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름 약하지 않다고 자부하는 남자로서도 위협을 느끼는데 여자 여행자면 오죽하랴. 호객꾼은 끈질겼다. 그 점에서는 다른 나라의 호객꾼과 다를 게 없었다.


호객꾼과 대충 말을 주고받으면서 걷는 사이 마타타 투어의 사무실을 발견했다. 알고 보니 마타타는 사장의 이름이었고 대략 키는 190cm에 몸무게는 100kg가 넘어 보이는 근육형의 남자였다. 눈 옆에 흉터에서는 과거가 느껴졌다. 누구도 덤빌 수 없는 외형이었다. 마타타 사무실에 들어가자 끈질기게 따라다니던 레게머리 호객꾼은 마타타의 눈치를 보며 곧장 자리를 떠난다.


추천받은 지인의 친구라며 마타타에게 인사를 건네자 호객꾼으로 인해 잠시 찌푸려졌던 얼굴이 자애로운 미소로 환히 빛난다. 투어 일정과 가격을 설명을 친절하게 설명받고  고민 없이 곧바로 결정했다. 투어 일정을 결정하고 그의 딸과 마을을 구경하며 돌아다녔는데 혼자 있을 때와는 달리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편하게 마을을 돌아다닐 수 있었다. 서로의 고객에게 호객을 하지 않는다는 룰도 있지만 나중에 알게 된 사실로는 마타타는 몸의 흉터가 보여주듯 마을에서 어느 정도 힘이 있는 권력자였기 때문이었다.


나를 지킬 수 있는 힘은 중요하다. 총과 칼 앞에 모두가 평등한 약자이겠지만 체력과 정신력만큼은 위기 상황에서 버티고 이겨내기 위한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자신감이 되어 더 즐거운 여행과 당당한 하루를 보낼 토대가 될 수 있다. 숙소에 가서 스쾃을 해야겠다.


든든한 마타타와 그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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