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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주 변호사 Mar 22. 2024

10. 집주인 얼굴 안 보고 계약해도 괜찮나?

부동산 거래 비대면 계약으로 괜찮을까 

부동산 거래는 매매, 전세계약, 월세계약이 있다. 뭐든 간에 금액이 한 두푼이 아닌 계약이라 대부분 부동산에서 만나서 공인 중개사의 입회 하에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렇게 큰 계약을 갑자기 집 주인의 얼굴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체결해야 한다면 덜컥 겁부터 나기 마련이다. 



집주인 비대면 거래를 하는 방법은 우선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집주인이 부동산중개사나 제3자에게 부동산 거래에 대한 위임장을 작성해줘서 위임을 받은 사람이 집주인을 대리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이 때에는 집주인이 없지만, 집주인을 대신하는 사람과 대면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형태이다. 


이런 경우는 우선 집주인의 위임장이 제대로 작성된 것인지 확인한다. 



✔ 위임장 내용 → 부동산 거래에 대한 권한 일체를 위임한다는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여야 하며, 위임장에는 인감도장이 날인 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위임장에는 전세계약 체결에 대한 위임, 전세보증금 액수, 기간 등에 대한 것까지 명시가 되어 있어야 한다. 


✔ 집주인 본인 확인 → 인감증명서 및 인감도장이 날인되어 있는지 확인하여야 하며, 인감증명서는 본인 발급용으로 최소한 3개월 이내에 발급된 것이어야 한다. 추가로 주민등록증 사본이 첨부되어야 하고 영상 통화 등을 통해 본인과 동일인임을 확인하면 된다. 


✔ 대리인 본인 확인 → 집주인만 본인 확인을 해야 하는게 아니라 대리인도 이 사람이 대리인이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신분증과 실제 얼굴 확인하고, 위임장에 기재된 주민등록번호와 동일인물인지 확인을 한다. 보통 가족이어서 위임을 하는 경우는 가족관계증명서까지도 첨부 해 주는 경우가 많다. 


✔ 계좌 → 아무리 대리인에게 위임을 했다 하더라도 계약의 당사자는 대리인이 아니라 집 주인이다. 따라서 입금은 반드시 집 주인의 계좌에 넣어야 하며, 대리인이나 공인 중개사의 통장에 입금을 하여서는 절대 안 된다. 


✔ 계약서에 대리인임을 표시할 것 → 당사자가 직접 와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아니라 대리인이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라면 본인의 명의를 쓰고, 대리인 누구라고 같이 명의를 써서 대리하는 계약임을 표시하여야 한다. 



집주인과 비대면 계약을 할 때 다 이렇게 위임장을 작성해서 위임해서 계약을 하는 것은 아니고, 대리인 없이 진짜 비대면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있다. 



✔ 고전적인 방법 : 임차인 측에서 서명 날인한 PDF 파일을 임대인 측에 전송하면 임대인 측에서 서명날인을 하여 이메일로 전송하는 방법이다. PDF 스캔본으로 계약을 진행하기 때문에 계약 내용이 선명하게 스캔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집 주인이 외국에 있을 경우 이런 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게 되는데 별도로 집주인의 신분증, 인감도장, 인감증명서 등을 확인해야 하는데 주로 외국에 있기 때문에 신분증 외 다른 신분 확인 방법이 여의치 않는 경우가 많다. 


✔ 국토부 부동산 거래 전자계약시스템: 전자계약 형식인데 국토부에서 개발을 한 사이트이다.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임대차 계약서 중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등 세부적인 내용을 작성하고, 공인중개사와 임대인, 임차인 등 거래 당사자들이 서명 날인 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가장 간편하게 계약 체결이 되고 주민센터 방문 없이도 주택임대차 확정일자 부여가 되는 등 편리함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전자계약 시스템을 많이 활용하지 않을까 싶다. 단 이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공인중개사가 회원가입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많은 공인중개사들이 전자계약시스템을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공인인증서 등으로 본인 확인이 되기 때문에 신분 확인 방법으로는 가장 정확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https://irts.molit.go.kr/



부동산 거래 비대면으로 하면 어떤 부분이 가장 문제가 되는걸까? 


우리가 계약한 사람이 실제 임대인이 아니면 어떻게 하지? 임대인이 자기는 그런 계약 체결한 적 없다고 하면서 나가라고 하면 어떻게 하지? 이런 걱정을 가장 많이 하게 될 것이며, 보통 이런 경우 문제가 되는 사건을 하나 소개해 보려고 한다. 


� 집주인은 A 였는데, 집주인의 언니인 B는 자신이 A인 척 행세를 하고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도장을 찍었던 사건이 있었다. 돈은 집주인 A의 계좌로 송금이 되었다. 그러나 A는 자신의 계좌에 돈이 들어 온 것도 알지 못하였고 임대차 계약 사실도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임차인은 집주인 A에게 그 어떤 책임도 묻지 못하였던 경우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를 막기 위해서는 주민등록증 사진과 실제 얼굴을 대조해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 집주인 C가 위임장을 작성하여 준 것 처럼 하여 제3자인 D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사건이 있었다. D는 자기가 위임장을 작성하였고 집주인 C의 인감증명서와 신분증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집주인 C라는 사람과 통화도 시켜줘서 임차인은 당연히 D가 적법한 대리인 인 줄 알았던 경우이다. 그렇지만 이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집주인 C의 인감증명서는 주었지만 정작 위임장에는 인감도장이 아닌 막도장이 날인 되어 있었다. 그리고 전세보증금은 임대인 C의 계좌가 아닌 제3자 D의 계좌로 입금이 되었다. 위임장의 내용을 확실하게 확인하여야 하는 이유이다. 



결국 문제는 비대면이 아니다. 본인 확인이 문제이다.



본인 확인에 대한 것만 마지막으로 정리하고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 서류상으로 본인 확인을 하는 방법으로 인감도장 날인, 인감증명서 확인(3개월 내, 본인 직접 발급), 주민등록번호 동일성 확인(주민등록증, 인감증명서, 등기부등본, 계약서) 이다. 비대면으로 하는 경우 전자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인감도장은 확인할 필요가 없다. 


❕ 주민등록증 상 얼굴과 직접 대면한 얼굴이 동일인인지 확인을 하도록 한다. 직접 대면이 어렵다면 영상통화를 녹화하는 방식으로 확인을 하여야 한다. 통화를 하는 경우는 본인 확인이 어려워 의미가 없다. 가족이나 닮은 사람이 본인인 척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자세히 확인을 하도록 한다. 


❕ 위임장을 작성하여 준 경우 전세계약 체결에 관한 위임, 전세보증금 액수, 기간 등에 대한 것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어야 하며 반드시 인감도장이 날인 되어 있어야 한다.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 상 도장이 동일한 도장인지 확인하여야 한다. 부부라 하더라도 일방이 일방을 대리할 권한이 무조건 있는 것은 아니므로 원칙대로 하여야 한다. 


❕ 비대면의 경우 인감도장이 아닌 막도장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또한 대리인이 계약 하는 경우는 계약서에 반드시 대리인 작성이라는 것이 표시가 되어야 한다. 대리인의 위임장을 제출해놓고 본인이 계약하는 것 처럼 계약서를 작성해서는 안 된다. 계약서에 기재되는 임대인의 주소, 휴대폰 번호는 임대인의 것이어야 하며 제3자나 대리인의 것으로 써서는 안 된다. 대리인의 연락처로 병기는 가능하다. 


❕ 만약 다른 사람이 집주인인 척 한 경우에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반드시 입금은 임대인 명의로 된 계좌에만 하기로 한다. 임차인으로 거주를 하면서 주민등록, 확정일자, 실거주 해 두어야 한다. 임대인이 나중에 알고서도 이를 묵인하였고 용인한 사정이 있다면 무권 대리를 추인한 것이라 다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이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박영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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