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만 나오는 시대
요즘 세상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정치든 경제든 이 시대는 정말 혼란 그 자체다. 물가는 끝도 없이 오르고, 정책은 마치 태풍 속을 떠도는 배처럼 갈피를 잡지 못한다. 매일같이 전문가들이 문제점과 해결책을 쏟아내지만, 정작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왜 이런 걸까? 해결책이 넘쳐나는데, 왜 문제는 그대로일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 사회는 해결책으로만 가득 차 있다. 그런데 그 많은 해결책 중에서 정작 해결된 문제는 찾아볼 수가 없다. 오래전부터 쌓여 있던 숙제들이 계속 미뤄져 왔고, 결국 한꺼번에 터져 버린 게 지금의 상황 아닌가 싶다.
누군가는 세계가 다 그런 거라고 말한다. 뭐,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정말 이유일까? 사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은 대부분 이미 오래전에 예견된 것들이다. 주거, 출산율, 일자리, 고령화 같은 것들. 이런 문제들이 여기저기서 터지고 있는 건, 미뤄뒀던 숙제들이 이제야 눈앞에 닥친 것뿐이다.
그러다 보니 더욱 희망이 없어 보인다. 어쩌면 희망이라는 말 자체가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정책도 시스템도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으니, 미래를 기대하기보다는 그저 하루하루를 견디는 데 집중하는 것 같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가장 큰 이유는 너무 단기적인 생각만 해왔기 때문 아닐까? 그때그때 급한 불만 끄는 임시방편의 대책들만 쏟아내다 보니,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러니 시간이 갈수록 문제는 더 커지고, 해결하기는 더 어려워지는 것이다.
게다가 변명도 너무 많다. 경제가 어려운 건 글로벌 이슈 때문이라느니, 세계적인 추세라느니 하는 말들. 물론 세상이 어려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우리가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이미 예견된 문제들을 방치한 건 분명 우리의 책임 아닌가.
이제는 진짜 해결에 집중해야 할 때다. 해결책을 내놓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걸 실행해서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다. 정책을 실현 가능하게 만들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다시 희망을 품을 수 있다.
희망… 참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말이다. 이 사회에서 희망을 찾으려면, 우선 사람들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들어야 한다. 주거와 의료, 교육 같은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희망을 말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다시 복원해야 한다. 이웃과 공동체, 가족과의 연결이 끊어진 상태에서는 희망이 자랄 수 없다.
이는 정치가 바꿔야 한다. 단기적인 성과에 매달리는 대신, 정말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 정치가 가능할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포기하면 안 된다고 믿고 싶다. 지금의 혼란이 위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변화를 위한 기회일 수도 있으니까.
결국 중요한 건 이제라도 시작하는 거다. 미뤄둔 숙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 다시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사회로 돌아가는 것. 그게 가능할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어딘가에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겠는가? 공정, 투명, 정당, 형평이란 단어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