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북로망 Nov 18. 2021

[30일 챌린지] 매일 색다르게 책 읽기 (끝)

테마에 맞춰 독서한 열흘 간의 기록

1. 30DAY 책읽기 챌린지
 - 10월 20일(수) ~ 10월 29일(금)

 - 10월 30일(토) ~ 11월 8일(월)

 - 11월 9일(화) ~ 11월 18일(목)

2. 30DAY 최애사진 챌린지

3. 30DAY 사진찍기 챌린지

4. 30DAY 노래듣기 챌린지

5. 30DAY 행복 챌린지

6. 30DAY 그림그리기 챌린지

7. 30DAY 언어공부 챌린지

8. 30DAY 정리 챌린지

9. 30DAY SELF-CARE 챌린지






21. 11월 9일(화) : 독후감 쓰기
> 나이 먹고 체하면 약도 없지 - 임선경

 청년이 쓴 에세이인 줄 알았는데 우리 엄마 또래의 중년이 쓴 책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엄마가 떠올랐다. 완경이 되었을 때의 기분, 자식이 더 이상 나만을 쫓아다니는 존재가 아니게 되었을 때의 허탈감, 아줌마들의 대화에 숨겨진 민주주의 등등... 나로서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수두룩했다. 그리고 '아줌마들의 대화는 서로 도우며 이뤄진다'는 대목을 엄마께 말씀드렸을 때 공감하시며 웃으시는 걸 보고 기분이 아주 묘했다.

 글을 쓰시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는 임선경 작가님의 모습과 우리 엄마의 모습이 겹쳐지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엄마께서 쓰셨던 글을 읽고 가슴을 울리면서도 우아하다고 느꼈었다. 그 기억이 나서 엄마께 교환일기를 쓰자고 제안했는데, 엄마께서는 이 복잡한 일상에 더 이상 숙제를 내주지 말라면서 거절하셨다. 지금 엄마의 일상에 여유가 없다는 사실이 와닿아 마음이 너무 아팠다. 다른 방식으로 엄마를 행복하게 만들어 드릴 만한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이 깊다.

22. 11월 10일(수) : 한국이 배경인 책
> 그럴싸한 오늘 - 안또이

 한국에서 말하는 인싸, 아싸, 그리고 그 밖의 그럴싸. 그 그럴싸에 관해 얘기하는 '그럴싸한 오늘'은 삶에 위로를 던지는 에세이였다. 치열하고 바쁜 현대사회에서 한 점의 여유를 즐기도록 도와주고 보듬어주는 힐링 에세이.

23. 11월 11일(목) : 읽으려 했지만 실패한 책
> 사업을 지탱하는 현실 세무 지식 - 최용규 

 어려워 보여서 목차에서부터 도망갔지만, 막상 펴보니 전혀 힘들지 않게 완독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사업', '세무', '지식' 같은 용어가 진입장벽으로 느껴졌던 것 같다. 누구든 인생에서 한 번쯤은 사업을 벌인다고 하니, 아직 사업계획이 없는 사람도 읽으면 인생에 도움이 될 듯하다. 세무지식 뿐 아니라 사업을 이제 막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하는 진실어린 조언도 이 책의 훌륭한 곁들이찬이다.

24. 11월 12일(금) : 제목이 한 단어인 책
> 메트로폴리스 - 벤 윌슨

 도시라는 하나의 주제를 정의하고 파헤치는 내용인데다 역사의 흐름에 따라 설명하므로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이때 책 내용에 '도시에 사는 나'를 대입하면 좀 더 읽기 수월하다. '메트로폴리스'에서는 도시라는 공간이 인간 개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데, 이 분석을 내게 대입하면 나를 둘러싼 이 도시의 무수한 건물들과 사람들이 색다르게 해석되기 때문이다.

25. 11월 13일(토) : 고등학교 때 읽었던 책
> 파브르 곤충기 - 장 앙리 파브르

 장 앙리 파브르의 특이한 도전정신과 다양한 실험과정은 언제 봐도 재미있다. 문자 그대로 '재미'가 있다. 어릴 적에도 느꼈지만 파브르의 설명은 이해하기 쉽고, 논리적이며 상당히 흥미롭다. 그의 문장이 온갖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에 나도 파브르의 옆에서 같이 이런저런 실험을 하는 착각에 빠진다.

 파브르의 수많은 실험 중 나는 수나방이 멀리서부터 암나방을 찾아오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한 실험을 가장 좋아한다. 그 이야기에서 파브르는 암나방을 병에 가둬도 보고, 방안에 독한 나프탈렌도 뿌려보고, 수나방의 더듬이도 잘라보면서 여러가지 가능성을 시험한다. 1년에 딱 한 번만 암나방을 구할 수 있다는 악조건에도 몇 년에 걸쳐 꾸준히 도전한 끝에, 결국 암나방의 페로몬이 수나방을 불러들인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이 발견은 나방으로 골치를 앓던 농부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결말까지 완벽한 에피소드다.

26. 11월 14일(일) : 다른 나라 배경의 책
> 랩 걸 - 호프 자런 / 미국 캘리포니아

 어렸을 적부터 숲을 사랑했던 호프 자런의 '랩 걸'을 읽다 보니 '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의 안네 스베르드루프-튀게손이 떠오른다. 두 과학자가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면 상당히 흥미로울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대목은 호프 자런이 병원에서 일할 때, 일하는 중에 머릿속에 있는 지식을 정리하고 집에 돌아가 엄청난 양의 논문을 썼다는 것이었다. 일하기 전에는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글이 써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명상을 어느 곳에서나 할 수 있다던 틱낫한의 말이 생각났다. 익숙한 작업을 하면서 머릿속을 정리하는 행위도 어찌 보면 명상의 한 갈래가 아닐까?

27. 11월 15일(월) : 제일 좋아하는 책 다시 읽기
> 미란다처럼 - 미란다 하트

 영국 시트콤 드라마 '미란다'. 이 드라마의 각본을 직접 쓰고 주인공을 연기한 감독이자 배우인 미란다 하트는 코미디언이자 영화배우다. 시트콤을 아주 즐겁게 보고 나서, 그녀가 책을 썼다길래 팬심으로 '미란다처럼'을 샀었다. 그리고 그 책에는 시트콤과 아주 똑 닮은 유쾌한 분위기가 흘러넘쳤다.

 요즘 진지하고 무거운 책을 많이 봤는데, '미란다처럼'을 다시 읽고 나니 마음이 가벼워지며 행복해졌다. 처음에 완독했을 때보다 지금 더 재미있는 것을 보니 다음번에 또 읽을 때가 기대된다.

28. 11월 16일(화) : 실화가 배경인 책
>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감염병 - 조 지무쇼

 갖가지 감염병의 역사와 사람들의 대응을 강의로 듣는 기분이었다. 세계를 휩쓸고 지나간 감염병들은 모두 인간 삶의 방식을 바꿔두고 세계흐름까지 좌우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14세기 페스트 팬데믹이 없었다면 구텐베르크 금속활자 발명으로 인한 지식혁명도, 종교개혁도, 르네상스도, 산업혁명도 없었다.'는 구절이 가장 인상깊었다.

29. 11월 17일(수) : 신간도서
> 2021 세계경제대전망 - 영국 이코노미스트

 어려웠다. 그리고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어떻게든 완독한 나에게 박수를.

30. 11월 18일(목) : 표지가 예쁜 책
> 우리가 사랑한 비린내 - 황선도

 나는 바다를 좋아한다. 광활하게 펼쳐진 푸른 물결을 보다보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그리고 해산물은 또 얼마나 맛있는지! 그런 비린내를 사랑하는 해양수산과학자 황선도 작가가 저술한 '우리가 사랑한 비린내'는 읽다 보면 진짜 비린내가 느껴질 만큼 생생한 바다생물 이야기를 전달한다. 소주 한 잔을 부르는 해삼이 진짜 숙취해소에 좋다는 자잘한 지식부터 청색혁명과 슬로푸드 운동 같은 사회적 운동까지, 생소하고도 흥미로운 내용이 한가득 있다. 매년 5월 10일이 바다식목일이라는 것을 아는가? 난 이제야 알았다. 내년 5월 10일에는 갯벌이라도 찾아갈까 싶어 두근댄다.




 [30일 챌린지] '30 DAY 책읽기 챌린지'가 마무리되었다.

 원체 독서를 좋아하는지라 즐겁게 달려왔다. 누군가 읽을 책을 정해주는 것이 굉장히 오랜만이라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도 들었다. 책 읽기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이 챌린지를 독서 길잡이로 삼아보면 어떨까. 개인적으로는 그냥 내가 마음 가는대로 집어서 읽는 편이 훨씬 더 좋긴 하다. 독서습관을 들이기 힘든 사람에게 추천한다. 만일 목적 없이 책 속의 글자만 읽는 사람이라면, 이 챌린지 완주를 목표로 하고 달리면서 그 안에서 자신의 목적을 찾아가는 것도 좋겠다.

 나도 이 챌린지를 하는 동안 나만의 도전을 시작했다. '100권 탐독' 이라는 주제를 선정한 것이다. 사실 챌린지 도중 '아무거나 읽고 싶은 책 100권'을 이미 달성해버려서, 그 다음 100권 탐독 주제인 경제도서를 보는 짬짬이 챌린지 도서를 읽었다. 그래서 챌린지 마지막 즈음에는 좀더 쉬는 기분으로 독서할 수 있었다.


 다음 챌린지는 무엇으로 할까? 내 30일을 풍요롭게 채워 줄 다른 도전이 기대된다.

작가의 이전글 [30일 챌린지] 매일 색다르게 책 읽기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