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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주일의 순이 Jan 27. 2024

토순이 : 마음공부(4)

  행복하고 좋은 기억 보다는 아프고 힘든 기억이 오래 남는다. 그렇게 느끼고 살아왔다. 그래서 그런지 삶을 돌아보면 항상 좋은 일 보다는 힘든 일이 많은 듯한 생각도 든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야 하고, 반쯤 담긴 물컵의 물이 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반이나 남아서 마실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어난 현상은 같지만 인식의 차이가 그 일어난 일의 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마음 챙김 책을 보면서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실제 생활에서 그것이 쉽지 않고 훈련되지 않으면 실천하기 어렵다.  

  


  행복해지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지 모르는 것과, 진화 과정에서 우리 뇌에 심어진 부정적 편향때문이라고 한다. 부정적 편향은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에 더 집중하려는 인간의 성향이다. 수백만년 동안 우리의 생존은 주변 환경에서 위험을 포착해내는 능력에 좌우되어왔다. 릭 핸슨이 ‘뇌는, 나쁜 경험엔 벨크로 테이프처럼 철썩 들러붙고, 좋은 경험엔 테프론 코팅처럼 미끄럽게 떨어져 나간다. 고통스럽고 충격적인 경험은 기억 속에 깊이 새겨져 살아가는 내내 우리를 괴롭히지만, 긍정적인 경험은 스르르 사라져버린다. 

출처: 마음챙김 178P, 샤우나 샤피로 지음, ㈜로크미디어 펴냄    

 


  책에서 말하는 두 가지 이유가 정말 맞는 말이라는고 생각했다. 왜 그렇게 힘든 기억은 오래 남고, 나는 내가 뭘 했을 때 행복한지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지 생각해 보았다. 내가 무엇을 했을 때, 어떤 상황일 때 행복을 느끼고 기분이 좋은지 민감하게 생각하고 기억하고 그 순간을 자주 반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나는 분명 책을 읽을 때 기분이 좋고 행복감을 느끼고 내가 무언가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요즘 내가 좋아하는 소설 읽기는 그럴 만한 가치가 없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자꾸 생긴다. 책을 읽어서 더 나아진 것이 있느냐는 남편의 질문, 그리고 주변에서 소설을 읽는 것에 대한 폄하와 같은 말들 그들은 말한다. 소설 읽기도 괜찮은 일이라고, 거기에 전제는 소설이 아닌 비문학 작품을 읽는 것이 더 가치있는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의 나는 독서 기록을 할 때 소설책만 주구장창 읽는 사람이고 싶지 않아 비문학 작품을 중간중간 끼워 넣고자 한다. 소설을 읽는 것도 당당하고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소설을 읽어야겠다. 중요한 건 좋은 소설을 찾는 것이고 소설보다 더 좋은 비문학 책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운동하기를 좋아하는데 책 읽기 보다 더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운동하면 나오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실질적으로도 행복감을 느끼는지 모른다. 그런데 책읽기와 운동하기 말고 가치가 덧입혀지지 않는 일이나 물건 중에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작은 것들을 찾아봐야겠다. 주말 오후 책읽다가 스스르 잠드는 낮잠 같은 것, 퇴근 후 바로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하고 먹는 저녁 식사와 같은 것 말이다. 


  부정적 편향은 신체 위험이 난무하던 시절엔 유익했지만, 오늘날엔 부정적인 데 너무 집중하게 함으로써 우리를 혼란스럽게도 한다. 우리는 흔히 긍정적 경험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아예 무시해 버린다. 책에서 예시로 든 업무 고과에서 만점이 수두룩하지만 딱 하나있던 비판항목에 더 신경이 쓰이는 것은 항상 느끼는 것이었다. 또 겸손이 미덕인 우리 사회에서도 누군가 칭찬을 하면 아니에요라는 말을 먼저 하고 또 거기다 내 가치를 떨어트리는 이유를 덧붙인다. 그래야 뻔뻔스럽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오늘 옷이 예뻐요.” 하면 감사하다고 하며 나도 정말 마음에 든다고 해야하는데, “아니에요, 산지도 한참 지난 건데요.”하고 가치를 깍아 내린다. 그러면 기분 좋은 칭찬을 받아도 나에게 행복감을 선사하기는커녕 더 찜찜한 마음을 만들어 놓는 듯 하다. 그리고 걱정을 해야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다. 


  이렇게 행복한 감정을 만들기가 어렵지만 책에서 긍정적 감정을 조장하고 행복을 키워조는 여러 방법을 제시한다. 그 중에 ’감사‘는 가장 보편적이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매일 감사일기 쓰기가 많은 사람들이 실천하는 방법이다. 억지로라도 감사하는 것들에 주의를 기울이면 긍정적 경험을 놓치지 않고 이식할수 있다. 나에게 시작되어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행복을 찾아줄 수 있다. 


  한 동안 감사일기 세줄 쓰기를 한 적이 있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찾아내어 그날을 돌아보고 적어보는 것이다. 다 지나고 적는 것 보다 순간순간 느껴질 때 기록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책을 읽고 내 마음이 왜 부정적으로 움직이는지 왜 행복하기 힘든지 이해하게 되어서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멈추었던 감사일기 쓰기도 다시 시작해 봐야겠다. 그런데 또 마음 한켠에서는 그게 무슨 소용이냐고 쑥 밀어올라오는 부정적 생각들이 있다. 더 공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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