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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랑바람 Jan 18. 2022

일곱 번째 도시락 보자기

도시락

일곱 번째 도시락.

소창 보자기에  장미꽃을 세 송이 만들었다.

추웠지만 베란다 정원에서 한 장.

어제는 두고 간 여섯 번째 도시락 때문에 맘이 안 좋았다.

학원 끝나고 늦게  들어온 그녀에게

맘을 감추고  말했다.

"오늘도 수고했네. 도시락은 왜 안 가져갔어?  깜빡한 거야?"

"오늘 점심은 회식하기로 했었는데.  엄마한테 말을 안 했었네"

뭣이라고.  회식.

그녀와 고3인 친구들이 사용한  회식이란 단어에 웃음이 나왔다.  적절한 단어가 없었나?

그리곤 안아준다.

엄마. 미안해요. 이런 말 하기가  그녀는 늘 힘들어한다.

고얀 녀석.


오늘의 메뉴는 스테이크. 무말랭이. 귤.

이 모든 게  다 보자기에 들어간다.

고마운 보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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