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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선 Aug 26. 2020

어마나, 브런치 합격 메일을 받다니

작가님! 그 설레는 호칭

  어제 오후 이런 메일이 날아왔다.

  사흘 전에 신청했던 브런치(카카오 글쓰기 플랫폼)에서 날아온 메일이었다.  글 쓸 수 있는 자격증을 딴 것뿐인데 기분이 째질 듯 좋았다. 들떠고 신났다.

  한 열흘 전인가 베이징에 사는 후배님이 자신의 지인이 브런치에서 작가로 활약 중이라며 '선배님 한번 도전해보세요' 하는 것이었다.

  두근두근 하며 검색해 들어갔다. 우선 신청서를 제출해서  공식적인 편집 인원들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5내로  합격여부를 메일로 전송한다고 뜬다. 삼수 오수 심지어 칠수에 걸쳐 신청했다는 사례들을 읽고 살짝 걱정이 앞섰다. 글깨나 쓴다는 분들도 1차적으로 통과하기 힘든 거라면 졸필인 내가 그리 쉽지는 않을 터. 그래도 이내 주저심 버리고 절차대로 자기소개 작품 샘플 등을 모두 제시하며 응다. 기대 반 우려반이었는데  한방에 이런 메일이 접수되다니. 야호~ 그동안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한 마음들이 싸악 날아가버렸다.

  집에서 허구한 날 남편이랑 아들이 작가님 작가님하고 격려 차원으로 불러주던 호칭이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당당하게 받으며 즐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가슴속 밑바닥에서 치고 올라오는 듯했다. 그럼 그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용기 내서 꼭 제대로 실천하도록. 그동안 내가 조심스럽게 꼬깃꼬깃 차곡차곡 뭉쳐놓은 원들을 하나하나씩 끄집어 내보자. 두려워도 주저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말고 용감하게 직진하기. 댓글 한 줄도 달기 두려워 덜덜 떠는 소심쟁이에게 이 공간은 너무 매혹적일 듯하다. 급선무는 자신의 글에 대한 자신감 부족과 위축된 정서를 깡그리 몰아내고 싶다. 브런치란 공간에서라면 지독하던 주저심도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다. 더 이상 우물쭈물 우유부단할 세월도 시간도 여유가 별로 다.  담백하고 진솔된 이야기들을  풀어가며 인생 2막 즐겁게 살고 싶다. 아마추어여서 시작은 미미할지라도 끝은 창대하도록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견지하며 최선을 다 할 테다. 차근차근 성장해 나가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가슴이 박차 오른다.

  순수하게 작가 중심 시스템인 브런치가 내 맘에 쏙 다.

  부족하고 미흡해도 차분하게 조급하지 않고 나만의 스타일을 살려 개성 있는 글을 써내려 갈 것이다. 질박하고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 말이다.

  무디고 무뎌진 중년의 나이에 이렇게 설레고 가슴 뛰는 경험을 할 수 있음에 고맙고 감격스럽다.

  인생 2막, 내 영혼이 비빌 수 있는 언덕, 치유의 공간이 될 터이니 상상만으로도 한없이 행복하다. 계치에 아날로그 감성의 소유자가 나만의 콘텐츠를 구축한다는 것은 참으로 설레는 일이며 엄청난 혁신인 것이다. 그것도 난생처음으로 말이다. 모든 일은 시작이 절반이라 했거늘, 꾸준하게 견지하며 써 내려가는 것 만이 참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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