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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빠 Jan 26. 2023

슬기로운 교도소 생활 0

입소

현직 교도관입니다.

웬만한 직업보다 스스로의 자유를 빼앗겨 돈을 벌고 있지만, 그만큼 자유를 갈망하고 보장받고 싶기에  어디에서 일하는지, 얼마나 일했는지 등 구체적인 저의 소개는 하지 않겠습니다. 혹시 모르겠습니다. 가끔 관종(?) 짓도 서슴지 않는지라 약간의 시그널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첫 제목을 뭘로 할까 고민을 하다 '슬기로운 교도소 생활'로 정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슬기로운 감빵생활' 드라마 제목을 변형하여 정한 게 맞습니다. 제가 워낙 신원호 PD님의 작품을 좋아하기도 하고, 방송이나 책으로 접하는 교도관들과는 다르게 저는 별다른 사명감 없이 일하는 생활형 교도관인지라, 여느 직장인들처럼 순간순간 위기를 모면해 가며  일하고 있어, 교도소 생활을 늘 슬기롭게 헤쳐나가고픈 저의 바람이 반영된 이 제목이 딱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저는 3곳의 교도소에서 생활을 해왔지만, 구치소에서는 근무한 적은 없어서 '슬기로운 교도소 생활'만큼 저를 나타내주는 단어는 현재로서는 생각이 나질 않네요.


 제 글은 대부분 교도소와 관련이 없는 분들이 보실 거라고 생각이 들지만, 교도관이 볼 수도 있고, 교도관 가족이 볼 수도 있고, 수용자 가족들이 볼 수도 있으며, 교도관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보실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보시는 대상에 따라 교도소의 역할에 대한 요구는 너무도 극명히 대치하고 있어 되도록이면 가치에 대한 평가는 되도록 내리지 않고자 합니다. 이건 제가 생활형 교도관이기도 하고, 막상 생활하다 보면 수용자를 이해하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에요. 그렇지만 우리 모두는 법감정이라는 게 있어 가치중립적인 게 오히려 이상하게 비추어질지는 모르겠네요.  저도 사람인지라 가치가 들어가기도 할 테 지요. 거창하게 시작을 하는 거 같지만 이 글만 쓰고 쓰지 않을 수 있기에 일단은 진행을 해볼게요.


최근 들어 교도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들이 부쩍 증가한 거 같아요. 그렇지만 아직도 제가 교도관이라고 하면 주변 반응이 재미가 있습니다.


"교도관 처음 봐요, 와 신기하다",

"안 무서우세요?",

"혹시 수용자에게 담배도 피울 수 있게 해 주나요?"


미디어의 영향인지 사람들은 교도관에 대해 조금은 불량한 이미지를 가지고 계신 거 같아요. 아니면 아예 관심이 없는데 제가 착각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아무튼 그 반응이 저에게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만큼 교도관이라는 직업자체가 성격상 노출이 잘 되지 않기도 하고 미디어에서 주인공은 교도관보다는 범죄자 쪽이라 그런 거 같아요.


앞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저는 특별히 사명감이 있는 교도관이 아니에요. 그냥 현재 높은 금리에 돈걱정하고 노후에 먹고 살 걱정하는 평범한 직장인일 뿐이죠. 제가 잘못된 교도관의 이미지를 바꿀 의무감도 없죠. 그냥 하루하루 근근이 버티는 직장인의 생활이라고 봐주시면 될 거 같습니다.


저는 전문적으로 글을 써본 적이 없는 초짜인지라 앞으로 어떻게 글을 적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지만, 일단은 생각나는 대로 느끼는 대로 적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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