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관찰하는 사람이다
시를 쓰는 것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많이 접해보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익숙지 않은 팝송을 듣는 것은 처음에는 많이 어렵습니다. 그러나 자주 듣다 보면, 그 리듬과 가사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자연스레 흥얼거리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시를 처음에 대할 때는 거부감이나 오글거림이 있을 수가 있지만, 자주 접하고 읽다 보면 어느새 시의 매력에 푹 빠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한 자 한 자의 시어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고 음미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화자와의 감정선이 일치됨을 느끼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감정 이입이라고 하지요.
시인은 ''심마니'와 같은 눈을 가져야 합니다. 시감(시의 글감)을 찾고, 시어(시의 언어)를 찾아야 합니다. 그러나 귀한 약초를 얻기 위해 벼랑 끝까지 갈 필요는 없습니다. 시를 쓰기 위해 귀한 소재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늘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평범해 보이지만 의미를 가진 많은 시적 요소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발명'이 아닌, '발견'의 과정입니다. 발견의 눈을 가진다는 것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것들을 오감으로 잘 담고 기억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 순간을 잘 담아두고, 잘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늘 지나다니는 길가에서, 늘 만나던 사람에게서, 늘 마시던 차 한잔에서 '다름'과 '차이'를 발견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늘 같아 보이는 것들이 다르게 보이는 순간들이 있을 겁니다. 시인의 눈은 평범한 보통에서도 다름을 찾는 심안(心眼)을 키우는 것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어떻나요? 작은 차이가 보이시나요?^^
<해 질 녘>
신경림
꽃 뒤에 숨어 보이지 않던 꽃이 보인다
길에 가려 보이지 않던 길이 보인다
나무와 산과 마을이 서서히 지워지면서
새로 드러나는 모양들,
눈이 부시다
어두워지는 해 질 녘,
노래가 들린다, 큰 노래에 묻혀 들리지 않던.
사람에 가려 보이지 않던 사람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