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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네 Choi May 23. 2023

팀 페리스는 어떻게 타이탄들의 친구가 되었나?

자기계발서는 읽는 것이 아니라 쓰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뛰어난 공감 능력과 꾸준한 실천이 그에게 기회를 만들어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즉, 타이탄을 친구로 두었기 때문에 <타이탄의 도구들>이란 책을 쓸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런 책을 쓸 수 있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타이탄의 친구가 된 것입니다.


몇 달 전 <타이탄의 도구들>을 아주 재미있게 읽은 뒤, 저자인 팀 페리스의 블로그에 방문했습니다.

눈에 띄었던 점은, 그가 여전히 블로그를 활발히 운영 중이었다는 것입니다.

부지런함과 꾸준함이라는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달부터 팀 페리스 블로그의 <5-Bullet Friday>라는 메일링 서비스를 구독 중입니다.

한 주 동안 팀이 경험한 것들 중 나눌 만한 이런저런 것들 다섯 가지를 금요일마다 메일로 보내줍니다.

읽고 있는 책, 노래, 관심 있는 영상, 명언, 시, 사용 중인 앱 등 다양한 활동에 대한 기록들입니다. 자신만의 영감 기록들이겠지요.

아무래도 관심사가 다르다 보니 '음... 이런 시시콜콜한 것들까지?' 하는 것들도 제법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일상을 꾸준히 공유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에 감탄하게 됩니다.

여러모로 배울 것이 많은 분이네요. 본인의 일을 즐기면서도 꾸준히 하는 모습이 귀감이 됩니다.


<타이탄의 도구들> 서문에서 팀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이 책은 당신 삶의 모든 것을 변화시켜줄 지혜로운 도구들을 갖춘 거대한 창고다.
이 책에 실린 많은 것들이 내 삶에 사용되고 탐구되고 적용되었다.
그리고 내게 놀라운 성과를 선물해주었고, 오랜 시간에 걸친 결과 없던 노력과 좌절에서 나를 구원했다.
따라서 이 책에 실린 많은 것들은 당신이 가장 절박한 순간에도 즉각 효력을 발휘할 것이다."


그러나 저는 이 말에 동의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 <타이탄의 도구들>은 사실 팀의 공부 요약본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저자인 팀이 한 것은 타이탄들과의 많은 대화들에서 얻은 자신만의 통찰을 기록한 것입니다.

많은 고심과 노력의 과정을 직접 거쳤기에 얻은 깨달음이고 변화였을 것입니다.

그랬기에 팀은 타이탄의 도구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을 테지요.


자기계발서의 역설이 여기에 있습니다.

저자에 의해 가공된 경험으로부터 얻는 통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자기계발서들을 읽고도 아무 변화가 없는 많은 경우들이 이를 증명합니다.

세계 명언 모음집을 읽는다고 해서 그들이 깨달은 인생의 정수를 깨달을 수 없는 법이지요.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타이탄의 도구들>은 저자인 팀 자신의 자기계발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이 시대의 수많은 자기계발서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자 본인들의 자기계발 기록이기 때문에, 섣불리 따라 하다가 발전은커녕 중심을 잃고 넘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기계발을 위해서는 팀이 한 것처럼 우리 모두 자신만의 <타이탄의 도구들>을 써 내려가야 합니다.

도전과 성장의 과정을 직접 밟아나갈 때 자신의 자기계발 이야기가 만들어지겠지요.  

자기계발서는 읽는 것이 아니라 쓰는 것입니다.


끝으로, <타이탄의 도구들>에 소개된 많은 내용 중 저자에 의해 가장 가공이 덜 된 타이탄의 글 하나를 소개하며 마무리할까 합니다. 원하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아 좌절감을 느끼던 팀에게 크리스토퍼 소머(전 미국 체조 국가대표팀 코치)가 보낸 이메일 내용입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눈에 보이는 발전이 없을 때 나타나는 좌절감은 탁월함을 향해 나가는 과정에서 필수불가결한 일입니다. 좌절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니까요. 탁월함을 추구하는 게 쉽다면 누구나 할 수 있을 겁니다. 탁월함은 좌절감에 대처하는 방법을 찾아낸 사람들이 가는 길입니다. 그러니 괴로워할 일이 아닙니다.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좋은 기회입니다.

우리가 실패하는 건 좌절감 때문이 아닙니다. '조급함' 때문이죠. 좌절감과 싸우는 동안 조급함을 느끼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목표 달성에 실패합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우리가 걷고 있는 탁월함의 길이 곧장 뻗은 '직선'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한 지점에서 다른 한 지점으로 가장 빨리 가는 직선을 그리기 위해 조급함과 초조함을 안고 삽니다. 하지만 비범한 성과는 이 직선 위에서는 만날 수 없습니다.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는 사람은 가장 많은 거리를 뛰어온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좌절감, 초조함, 조급함을 극복하는 비결은 간단합니다. 일터에 가서 일을 하고, 집에 가서 휴식을 취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일단 결심을 한 것은 절대 그 생각을 의심하거나, 바꾸지 않는 것입니다. 타협하지도 말고요.

눈에 띄는 진전이 없다는 것은 아마도 당신이 일터에 가서 일을 하고, 집에 가서 휴식을 취하고, 결심한 것을 바꾸지 않는 것 외에도 많은 것을 생각하고 행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시 말해 집중해야 할 대상이 많아져서 집중을 하지 못하는 역설적 상황을 맞았기 때문일 겁니다.

명심하세요, 드라마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길을 걷다가 작게 튀어나온 돌부리에 발이 걸렸다고 해서 자책할 일도 아니고, 뭔가 새로운 일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할 일도 아니라는 겁니다. 당신의 심플하지만 단단한 루틴과 습관을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면 당신의 자세와 걸음걸이를 살펴보며 현명한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마도 목표를 이루는 데 필요한 행운은 여기까지일 겁니다. 내가 40년 이상 재능을 가진 어린 친구들을 최고의 선수로 키워낸 경험에 비춰보면 말입니다. 발전과 성과가 없다고 해서 자꾸만 자세를 바꾸고, 생각을 고치고, 이것저것 다 해보는 사람에겐 좋은 조언자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너무 변화무쌍하니까요.

정해진 일정 같은 건 잊어버리세요. 시간은 필요한 만큼 걸릴 겁니다.

일련의 작은 중간 목표가 아니라 장기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면 당신이 결정하고 지켜야 할 일은 한 가지뿐입니다. 명확하고 단순하면서 직설적이죠. 매 단계를 거칠 때마다 궤도를 벗어나지 않기 위해 작은 결심들을 하고 또 하는 것보다, 단 하나의 큰 결단을 유지하는 게 훨씬 쉽습니다. 작은 결심을 계속 하는 경우에는 당신이 선택한 목표를 무심코 벗어나서 표류할 기회가 너무 많아집니다.

'단 하나의 결단'은 우리가 가진 것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도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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