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기만 Jan 29. 2024

2024년 첫번째 도봉산 이야기

오랜만에 서울 근교산이다

그리운 벗들과 함께 산행이다.

멀리 가지 않고 가까운 곳으로 간 것이다.

그래도 그렇게 많지 않은 사람이 찾는 곳을 걸었다고 할 수 있다. 원도봉탐방지원센터를 집합장소로 하여 서울의 동서남북중에서 서남북에서 동쪽으로 집합하였다.


벗들은 자동차를 가지공 남쪽과 북쪽에서 출발하여 원도봉 탐방지원센터 주차장으로 향하고 나는 전절을 이용하여 망월사역에서 하차하여 원도봉 주차장으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이른 아침이라 전철은 한가하다. 새벽에 산으로 가는 사람들도 그렇게 많지 않다. 그것보다는 한 주 동안 북극 한파라는 추위가 몰고 온 추위 탓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많지 않은 사람들이 도봉산으로 향하고 있다. 나는 도봉산역을 지나 망월사역에 하차하였다.


망월사역 출구를 나오는데 출구에 이렇게 표시되어 있다. '기후통행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에서 발급하는 것으로 서울시 관내의 지하철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한 결과이다. 서울지역 내에서 승차했더라도, 서울지역을 벗어난 역에서는 기후동행카드를 태그하여 하차할 수 없고, 추가요금을 역무원을 호출하여 추가납부하여야만 된다고 하였다. 이것도 불편하다. 할 것이면 다하지... 이제는 망월사역에 내리는 사람들하고 도봉산역에서 하차하는 사람들이 차별논쟁이 벌어질 것 같다. 1호선, 3호선과 4호선의 경우 복잡하게 정리될 것 같다. 나는 아직 지하철을 많이 탑승하지 않아 K-PASS를 선택할 같다. 전국을 떠돌아다닐 때에는 K-PASS가 최고다.

망월사역에 도착하기 전에 벗들이 나에게 어디로 나오라고 하는데 나가보니 위치가 잘못되어 혼란이 발생하였다. 장소가 정확하지 않으면 혼란이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다. 휴대폰이 없는 시절에는 더욱더 혼란하였지만, 지금은 그래도 순간적으로 잘못되면 서로 연락하여서 만날 수 있다. 벗을 찾고 나는 자동차를 탑승하고 탐방지원센터 입구로 이동하였다.


오늘 일정을 의논하였다. 다락능선을 따라 올라간 후 포대정상에서 Y계곡을 지난 후 신선대를 올랐다가 회군하여 우회로를 따라 포대능선으로 이동한 후 산불초소에서 해골바위를 보고 망월사를 거쳐서 원도봉 탐방지원센터로 하산하는 원점회귀 등산을 설계하였다. 자동차를 가지고 등산을 하면 원점회귀할 수밖에 없다. 아니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자동차를 회수할 수 있는 지점을 선택하여야 한다. 그래서 나는 서울근교를 등산할 때는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마음 가는 데로 이동을 하고 하산을 한다.


도봉산에는 많은 능선이 있다. 기본적으로 도봉주능선, 보문능선, 다락능선, 포대능선이 있다. 그중 가장 힘든 곳이 다락능선이라 한다. 그 길을 오늘 선택한 것이다. 도봉산에서 가장 어렵다는 코스를 선택한 것이다. 겨울산을 보면서 암릉의 묘미를 즐기겠다는 설계다. 다락능선을 오르면서 느끼는 것은 도봉산이 어려운 산이라는 것이다. 밧줄을 잡고 오르면서 안전시설의 중요시설을 인식한다. 그리고 곳곳에 있는 숨은 그림 찾기 같은 다양한 바위를 감상을 한다.

다락능선을 처음 오르면서부터는 가파름의 시작이고 조금 오르면서 얼음이 있다. 조령산의 추억을 되새기면서 시작하면서부터 아이젠들 착용하고 오른다. 벗들은 아이젠을 착용할 것인지 고민을 하는데 나는 오늘 하루종일 아이젠의 도움을 받기로 하였다. 처음 오르면서 다리미 바위가 있다. 그 아래는 가오리 모양의 바위가 있다. 누구는 그것을 홍어를 닮았다고 하지만 공식명칭은 가오리 바위다. 조금 지나면 미륵봉이다. 그리고 고래밥 바위가 있다. H가 그곳에서 사진을 담지만 우리는 그 위의 바위로 가서 사진을 담는다.

조금 지나면 냉장고 바위가 있다. 발길을 옮길 때마다 도봉산을 조망할 수가 있다. 신선대,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이 그 자태를 보이고 있다. 늠름한 암릉을 그대로 보여준다. 오르면서 힘든 구간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그것이려니 하면서 오르면 된다. 겨울산이라 아이젠을 한 사람과 만용을 부리는 사람들이 교차한다. 우리는 아이젠을 한 사람이다. 바윗길을 오를 때는 불편하지만 얼음이 있으면 어디나 쉽게 갈 수 있다. 발이 약간은 무겁다. 냉장고 바위를 보고 내려오는 길이 미끄럽다. 아이젠을 착용한 사람은 오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지나간다. 그리고 내려선다. 이제부터는 스틱이 부답스러운 구간이다. 이곳을 지나면 공룡알 바위가 나온다고 하는데 한참을 두 손은 양쪽의 안전 철책을 잡고 오르고 다리에 힘을 주고 오를 수밖에 없다. 스틱은 배낭 속에 고이 잠들고 있다.

포대 정상을 가기 전에 신선대,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 있다. 그곳에서 그것을 담고 포대정상에 올라서서 올라온 길을 돌아보고 포대능선을 바라다본 후 Y계곡으로 방향을 잡는다. 우리를 앞서있던 젊은 부부가 Y계곡의 위험을 알리는 경고판을 보고 우회길로 들어설 것인지 고민을 하다가 우리가 가는 것을 보고 용기를 내어 쫓아 온다. 우리는 내려만 가면 오를 수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내려선다. 처음에는 아이젠이 불편하였는데 오를 때 얼음이 있어 유리하다. Y계곡 곳곳에 얼음이 있어 그 얼음에 아이젠을 이용하는 것이다.

Y계곡을 지나고 벼랑길은 바람이 세다. 양쪽에 안전철책이 없다면 못 지나갈 것이다. 내가 그곳을 지날 수 있는 것은 안전철책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것이다. 안전을 위한 한계선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신선대를 바로 앞에 두고 신선대를 조망할 수 있는 바위 위에 서서 신선대와 북한산을 동시에 담아 본다. 이곳에서 추위가 없을 때는 국립공원공단에서 일방통행을 위하여 통제를 하는데 오늘은 없다. Y계곡은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붐비기 때문에 포대정상에서 자운봉 방향으로만 이동을 할 수 있다. Y계곡을 반대편에 담아본다. 그곳을 넘는 사람은 그것을 넘었다는 성취감과 안도감을 갖고 있다. 나도 그랬다.

신선대를 오른다. 신선대를 오르기 전에 갈림길이다. 신선대를 올랐다가 마당바위 방향으로 하산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이젠 없이 왔다가 얼음이 있는 곳에서 미끄러진다. 안따까운 마음에 J가 여분의 아이젠을 주려고 하였지만 마당바위 방향은 괜찮다고 하면서 그냥 내려간다. 산에서 내려가는 사람들이 햇빛이 있는 양지로 내려간다. 그곳은 안전한 것 같다. 그래도 겨울산을 오르면서 겨울장비를 갖추고 올라왔으면 한다. 친구 J의 마음자세도 좋다. 하나를 더 가지고 있다가 남에게 줄 수 있다는 것도 좋다. 나도 하나를 더 가지고 다녀보아야겠다.

신선대 정상이 여느 때 보다 한산하다. 오늘은 그렇게 춥지 않았지만 북극 추위가 계속되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산행을 많이 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미세먼지가 산아래는 그득하다. 도시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북한산의 백운대, 인수봉은 그대로 보여서 그것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긴다.

이제는 하산을 하여야 한다. Y계곡을 우회하여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그 길은 눈이 그득하다. 겨울산을 그대로 하산을 하면서 겨울산의 정취를 만끽한다. 동물이 지나간 자리에 낙엽이 하나씩 들어 있다. 문인인 J가 붕어빵 기계의 앙금을 넣는 것 같다고 하였다. 우회로는 포대능선을 오르는 오르막을 지나서 만난다.


 헬기장이다. 이곳에서 여름이면 너도나도 앉아서 단체로 식사를 하는 곳인데 겨울이라서 눈이 그득하다. 햇빛이 비추는 각도에 따라서 눈이 녹는 것이 차이가 있다. 햇빛이 그대로 내려다보고 있지만 평지는 그렇게 눈이 빨리 녹지 않는다. 비탈면이 먼저 녹는다. 그 이유가 궁금하여 chatGPT에게 물어보니 "경사면은 평평한 표면에 비해 직사광선을 더 많이 받는 경우가 많다. 햇빛은 열의 형태로 에너지를 제공하므로 눈을 녹이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경사 각도와 태양을 기준으로 한 방향은 받는 햇빛의 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답변을 한다. 결론적으로 직사광선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송추 쪽으로 등산로를 조금 벗어나면 물개바위가 있다. J가 말하기를 북극 근처에서 사는 물개 같다고 한다. 그만큼 크다. 그리고 내려간다. 원도봉을 지나고 망월사로 가는 갈림길 바로 전에 조망의 명소가 있다 이곳에서 도봉산 전체를 조망을 하고 산불감시초소로 이동을 하고 다시 한번 도봉산을 조망을 한다. 그리고 바로 아래에 있는 해골바위로 간다. 여름이면 거의 보이지 않고 낙엽이 떨어진 후 잘 보인다. 그것을 보고 바로 내려가면 어려운 절벽구간이 있어 우리는 망월사를 거쳐 하산한다.

오른쪽으로 이동을 하고 망월사에 도착을 하였다. 망월사는 639년(선덕여왕 8년) 해호선사에 의해 창건되었으며, 의정부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로 여겨진다고 설명이 되어 있다. 조선 초기에 세워진 것으로 보이는 「혜거국사부도(慧炬國師浮屠)」와 조선 후기에 세워진 「천봉당태흘탑(天峰堂泰屹塔)」을 비롯한 다양한 경기도지정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현재의 망월사는 전쟁 피해로 여러 차례 소실되어 건물은 현대에 다시 지은 것이다. 그리고 무위당(無爲堂)에 한자로 망월사(望月寺)라 쓴 현판이 걸려있다. 현판 내용이 특이하다. ‘주한사자원세개(駐韓使者袁世凱) 광서신묘중추지월(光緖辛卯仲秋之月)’이 눈에 들어온다. 광서는 청나라 11대 황제 광서제를 말하는 연호로, 마지막 황제 푸이(12대)의 바로 전 기울어가던 청나라의 황제다. 1891년 가을에 원세개(위안스카이)가 썼다는 뜻이다. 우리는 '신묘'라는 개념을 이해하여 지금으로부터 120년 전을 계산해 보니 1891년이었다.

그리고 원세개는 위안스카이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망월사라는 현판 옆의 그림들이 추상화 같아서 담아보았다.


건물들은 아래에 있는 건물 위에 설치되어 있다. 아래는 창고나 다양한 시설로 운영이 되고 위층은 정각으로 운영이 되고 있었다. 사찰아래는 스님들이 부지런히 눈이 오면 눈을 쓸어 눈이 없었으나, 조금 내려오니 스님들의 한계선을 넘어서서 그런지 얼음이다. 돌로 쌓은 계단이라서 미끄럼 방지 턱이 있는 것처럼 돌 들이 미끄럼을 방지하고 있어 그대로 내려온다. 편안하게 내려오는 사람들은 아이젠을 하고 내려온다.

두꺼비 바위를 지나고 다시 내려온다. 그리고 우리가 등산을 시작하였던 원도봉 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거리는 11km 정도밖에 안되지만 겨울산을 그대로 보고 암릉을 그대로 만끽하였다.

작가의 이전글 2024년 겨울 조령산 그리고 문경새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