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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만 Jan 22. 2024

2024년 겨울 조령산 그리고 문경새재

우리에게 있어서 문경새재는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해 준다.

조선시대 영남의 선비들이 한양으로 과거시험을 보러 갈 때 넘었던 고개가 문경새재다. 새재(鳥嶺)는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다. 『문경새재』는 조선 태종 14년(1414년) 개통된 관도 벼슬길로 영남과 기호지방을 잇는 영남대로 중 가장 유명하며 조선시대 옛길을 대표한다. 영남지방의 선비들은 추풍령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질까 봐, 죽령은 대나무처럼 미끄러질까 봐 가지 않고, 문경새재를 통해서 과거시험을 보러 갔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오늘은 그 문경새재를 걸어보았다.

 

비예보와 눈예보가 있어도 산으로 가는데 조령산과 주흘산을 1일 2 산을 한 사람들이 많아서 우리도 한번 도전해 보자 하고 문경으로 출발하였다. 이른 아침에 춟발하였다. 이른 아침 도착하여 문경새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택시를 타고 이화령을 간 후 조령산을 오르고 신선암봉을 지난 후 제2관문 방향으로 하산을 하여 주흘산을 오르겠다는 생각을 갖고 출발을 하였다. 하지만, 생각은 생각이고 기후가 받쳐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였다.


비예보가 있고 산은 눈이 있고 따뜻한 날씨에 눈이 녹아서 등산로가 얼음으로 덮여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을 하지 못하고 무모한 도전을 하였다. 결과적으로 1일 1 산만 하고 조령산을 거쳐 신선암봉을 지나 깃대봉을 오르고 문경새재 3 관문으로 하산을 하여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등산을 하였다. 그리고 하루에 높은 산에서는 눈을 보고 낮은 곳에서는 비를 보는 경험을 하였다. 산의 높이에 따라 온도가 변화되는 것을 경험하였다.


이른 아침이지만 문경새재 주차장에 도착하여 지인이 카카오택시를 콜 하였다. 도착한 후 6분 만에 택시가 도착하였다. 좋은 세상이라고 하여야 할 것이다. 지인이 이야기하기로는 카카오 택시를 외국에서도 콜 하여 자녀들이 탑승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 한다. 카카오 택시를 콜 하니 콜요금과 거리요금만 지급하니 탑승객 입장에서 편리하였다. 산을 다닐 때 택시를 탑승하면 흥정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 좋았다. 택시 기사님이 첫 손님인지 우리에게 커피도 주시고 빵도 주셨다. 문경에 대한 좋은 인상을 그대로 가졌다고 할 수 있다. 문경에서 이화령에 도착하거나 이화령을 올라갈 때에 카카오 택시를 콜 할 것을 권하고 싶다.

이화령에 도착하였다. 이화령 정상에서 백두대간길을 이용하여 조령산까지 갈 것이다. 이화령 정상에서 문경 쪽으로 괴산 쪽으로 방향을 잡고 경치를 감상하고 이동을 한다. 지인은 자전거를 타고 이곳 이화령을 지난 기억이 있다고 한다. 4대 강 자전거길을 라이딩하는 사람들은 한 번씩 경험하는 이화령 넘기다. 이화령 자체를 오르는 것도 힘든데 자전거를 이용하여 오르는 사람들을 보면 경이롭다. 이화령 고개는 지금은 자전거로 오르는 사람과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자동차는 터널을 이용한다.

이화령고개에서 등산로에 들어선 후 이정표를 보니 지리산이 305km라고 표시되어 있다. 이곳에서 백두대간길을 이용하여  하루 30km씩 지리산을 간다면 10일이면 갈 수 있을 것 같다. 옛날 빨치산이 지리산에서 북으로 넘어갔을 때 그렇게 넘어갔을 것 같다. 그들은 생존의 문제로 걸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요즈음 백두대간 종주를 하는 사람들도 그들만큼 걷는다.  

이화령에서 조령산까지 가는 길은 우회하는 길과 직접 가는 길이 있다. 괴산 쪽에서 가면 바로 백두대간길이 있고 봉우리를 올랐다가 내렸다 하면서 2-300m 짧게 갈 수 있다. 하지만, 가파른 길을 올라야 한다. 문경 쪽에서 걸으면 우회길로 간다.


우리는 빨리 가고픈 생각으로 바로 가파른 길을 가면서 등산을 하는 모드로 들어섰다. 헬기장을 지나면서 얼음이 있어 어려움이 시작되었다. 햇빛이 있는 쪽은 눈이 완전히 녹아서 아무것도 없지만 음지는 눈이 녹아서 얼음이 된 것이다. 아이젠을 지인이 착용하였으나 나는 그냥 걸어본다. 조령산을 오르기 전까지 그대로 가볼 생각이었다. 갈림길을 지나 조령샘을 지나면서부터 일기예보에서 알려준 것과 같이 눈이 오기 시작한다. 조령샘에서 물맛을 보고 산을 오른다.


앞에 가는 사람들이 앉아있다. 그런지 가서 보니 등산로가 얼음이다. 앉아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있는 중이었다. 우리도 아이젠을 착용하였다. 그런데 바쁘게 착용하여서 그런지 잘못 착용하여 어려움을 겪었다. 조령산을 지나고 내려오는 길에 그것을 알아 재착용을 하였다.

조령샘을 지나면서 눈이 오고 상고대도 피고 하여서 산은 온통 설산이 되었다. 지난주 설산을 보기 위하여 남덕유산을 갔을 때는 보지 못하였던 상고대도 보았다. 소나무 위에 눈꽃이 피었다. 주변의 나무들이 설경을 이루고 있다. 바람이 남에서 북으로 불고 우리는 남에서 북으로 가면서 이상한 경치를 본다. 우리의 왼쪽은 온통 설산인데 오른쪽은 그냥 비가 오는 것처럼 눈이 보이지 않는다. 그것을 이상하게 보면서 그 이유를 2시간이 지난 후에 알게 되었다. 우리가 가는 길에 왼쪽으로 바람이 불고 있기에 그것만 보인 것이다. 착각인 것이다. 착각을 하고 이상한 경치라고 생각을 한 것이다.

조령산 정상에서 인증을 한다. 사람들이 조령산까지 왔다가 돌아가는데 우리는 계속 가는 것이다. 그것은 백대명산인지 무엇인지 하는 사람들이 인증을 위하여 왔다가 돌아가는 것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1일 2 산을 목표로 하면서 갈 수 있는데 까지 가보기로 한다. 조령산 정상에서 우리의 인증샷을 남겨준 분이 용감하게 아이젠도 없이 신선암봉으로 향한다. 그분은 신성암봉까지 갔다가 돌아올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신선암봉 근처에 갔을 때 그분을 다시 만났다. 그분은 신선암봉 근처에서 돌아왔다고 한다. 암릉을 오르려고 하는데 그곳이 온통 얼음으로 되어 있어서 포기하였다고 한다. 우리는 아이젠을 착용하고 걷고 있고 그분은 미착용이라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신선암봉으로 간다. 신선암봉을 앞에 두고 조망이 뜨이는 곳에서 경치를 담으니 환상적인 모습이다.

신선암봉을 오르면서 암릉을 담는데 숨은 그림 찾기로 보면 얼굴바위다. 신선암봉을 오르는 곳에 역시 얼음이다. 다행스럽게도 밧줄이 있다. 그 밧줄을 잡고 얼음은 아이젠으로 찍으면서 오른다. 다리가 후들거린다. 하지만, 이곳에서 사고는 나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조심을 더욱 하고 안전을 위하여 최선을 다할 뿐이다. 신선암봉을 지나고 암릉의 연속이다. 이곳을 지나면서 이정표가 있다. 이곳부터 3 관문까지 3km 넘지만 중간에 암릉지대가 1.2km이며 여기에서 마당바위로 하산을 할 수 있다고 안내되어 있다. 여기에서 하산을 하여 주흘산을 가는 것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을 하여 3 관문까지 간 후 문경새재길을 따라 내려가기로 하였다. 플랜  B가 가동된 것이다.

암릉지대에 들어선 후 우리는 어드벤처 한 하루를 보냈다. 암릉지대가 그저 그렇다고 보면 안 된다. 겨울의 암릉지대는 위험하였다. 바위에 있는 눈이 녹으면서 얼음이 되어 바위길은 얼음길이 된 것이다. 밧줄을 잡고 오르고 내린다. 어떤 곳은 밧줄이 연속으로 되어 있고 이동을 하는 것이 어려움이 있었다. 밧줄도 눈과 한 덩이가 되어 있어서 장갑도 이제는 축축하다. 그리고 밧줄은 뻣뻣하다. 미끄러운 밧줄에 매듭이 있어서 미끄러움을 해소할 수 있었다. 암릉지대가 끝나기를 바라지만 1시간 가까이 이동을 하여도 끝이 보이지 않고 밧줄의 연속이다. 여름날이면 재미가 있겠지만 겨울날은 그것이 아니다. 겨울에는 이제 안전을 생각하여야 할 것 같다. 온몸이 노곤할 정도다. 스트레칭이 저절로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암릉지대를 지나면서 우리들은 느꼈다. 지인은 다시는 겨울산에 암릉구간을 들어가지 않는 것이 맞다고 하였다. 데크가 나타났다. 그것을 보는 순간 너무나 반가웠다. 이제는 암릉이 끝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암릉지대를 탈출하면서 데크가 있구나 하였다.

암릉지대가 끝나는 지점에서 2 관문으로 갈 것인지 3 관문으로 갈 것인지 이정표가 나타난다. 그 이정표에 따르면 2 관문은 가깝다. 그리고 내려가는 길이 가파를 것 같다. 3 관문으로 간다. 3 관문으로 가는 길이 이제 암릉이 아니니 이제는 편안한 길의 연속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오르고 내리지만 암릉에서 힘들게 지나왔기에 이 길은 그냥 평범한 길로 보인다. 이곳에서 다시 눈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동안 힘들어서 눈꽃도 보이지 않았는데 이제는 편안한 길이 되어서 보이는 것이다. 사람들이 한곳에 집중을 하면 다른 것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서 확인을 한 것을 본 기억이 있다. 이것이 오늘 우리에게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눈도 오고 눈꽃도 있었지만 암릉 구간을 통과하는 것이 우선시되어 그것을 보지 못한 것이다.

깃대봉 삼거리에 도착하였다. 바로 내려가면 3 관문이다. 그리고 깃대봉을 갔다 오면 10분 이상 소요된다고 하였다. 나는 그냥 내려가고 싶은데 지인은 갔다 오자고 한다. 이곳에 언제 다시 올 것인지 기약이 없는데 그렇다는 것이다. 깃대봉을 오른다. 조령을 오르고 신선암봉을 오르고 깃대봉을 지나서 제3관문으로 내려갔다는 것을 남기고 싶어 하였다. 아무것도 없다. 넘어가면 괴산의 한성지기로 내려갈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3 관문으로 가야 하기에 하산을 한다. 이제는 갈림길에서 3 관문으로 간다. 데크가 있다. 너무나 반갑다. 암릉의 밧줄에 시달려서 근런지 데크가 너무나 반가운 것이다.

3 관문이다. 이곳에서 넘어가면 충북의 새재길이다. 아래로 새재길을 내려간다. 눈을 보러 온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눈에 지쳐있는데 그들은 평화스럽다. 우리가 주차를 시켜놓은 곳에는 눈이 올 것인지 비가 올 것인지 궁금하다. 내려가면서 눈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데 탐스러워 그것을 담아본다. 내려가면서 눈은 비로 바뀌고 있다. 길은 진흙탕이다. 조심조심 발을 옮긴다. 발을 옮길 때마다 흙이 바짓가랑이에 튀어 오른다. 그리고 장갑은 다 젖셔져 이제는 차갑다. 장갑을 바지에 있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데울 뿐이다. 2 관문을 지나고 1 관문을 지나고 주차장에 도착하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내려오면서 추운데 주변의 경치는 지나칠 수 없어서 담는다. 문경새재를 넘어서 경상감사가 이곳에 도착을 하면 구 경상감사가 신 감사에게 업무를 인수인계해 주던 교귀정이 있다. 그곳에 있는 정자에 사람들은 없고 겨울바람만 불고 있다. 곳곳에 멋진 경치가 있지만 겨울비가 내리고 있어 스치듯이 지나간다. 그곳의 멋진 풍경을 담아본다. 그리고 1 관문, 2 관문, 3 관문에 휴게소가 있다. 오늘은 손님이 없는지 조용하다.

문경새재에는 다양한 전설이 있다. 사실 나는 문경새재를 몇 번인가를 갔다 오면서 조선시대 신립장군이 이곳에 진을 치고 일본군과 싸웠으면 조선의 운명은 바뀌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조선의 정부가 의주까지 황급히 피난을 가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라고 본다. 지금의 문경새재 3 관문은 임진왜란 이후 축성한 것이라고 하였다. 소을 잃고 마구간을 수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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