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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만 Feb 06. 2024

2024년 영남알프스를 걸어보았다.첫번째 이야기

영남알프스의 상고대를 그대로 보았다.

우리는 누군가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본인의 이득을 취하기도 한다.

나는 오늘 지인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나의 이득을 취하여 본다.


최근 핫한 등산로가 있다. 연일 언론에 등산객으로 몰살을 앓는다고 한다. 지인이 그곳에 동참하자고 몇 주 전부터 이야기한다. 그래 내가 몇 번인가 갔다 왔는데 이번에도 못 갈 것은 없지 하지만,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영남알프스를 작년 10월에 갔다가 왔는데 이번에도 간다. 그때는 인증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었고 이번에는 인증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영남알프스의 겨울산을 만끽하였다.


언론에 인증을 위하여 30분 이상 소요된다고 하면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영남알프스에 몰려들고 있다고 하였다. 연일 그렇게 언론에 등장하니 지인도 한번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든 것이다. 우리가 그 지역으로 접근하기 위하여서는 3시간 이상을 움직여야 한다. 이른 새벽에 움직이지 않으면 인증을 위한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될 것 같아서 새벽에 출발을 하고 처음 산을 오를 때에는 조명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하였다.


새벽에 고속도로는 조용하다. 다만, 야간에 움직이는 화물차들이 고속도로를 장악하고 있다. 휴게소마다 화물차들이 가득하고 우리는 도착시간을 최대한 당겨서 불필요한 시간을 없애기 위하여 무정차로 이동을 한다. 지인이 휴게소에 들러서 한 번쯤 휴식을 취하자는 얘기도 하지만 마음이 바쁘다. 다만, 영남알프스 산행을 처음 시작하는 지점까지 자동차를 운행하면서 얼음이 없기만을 기도하였다.


언양 IC를 지나서 배내봉을 바로 오를 수 있는 배내 1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아직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의 세계다. 별빛도 없고 달빛도 없다. 하늘은 잔뜩 흐려 있어서 그런지 모르고 암흑을 뚫고 주차장에 주차를 시켰다. 배내 1 공영 주차장 상부는 장애인과 버스를 위한 공간이고 일반인을 위한 공간은 하부에 위치하고 있는데 가로등도 없어서 자동차의 전조등과 후진등에 의하여 주차선에 주차시키고 자동차의 전조등을 소등하지 않고 실내등을 추가로 켜서 등산준비를 하였다. 내려오면서 편하게 운전을 하였지만 이제는 등산을 위하여 준비하였다.


영남알프스에 등산객이 많은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주차장이 부족할 경우 도로에 주차를 할 수 있는데 흰 실선에 주차를 할 수 있다고 안내되어 있다. 중간중간에 공간이 있는 곳에 주차가 가능하다고 안내되어 있다. 사람들이 그만큼 많이 찾는다고 볼 수 있다.


자동차를 뒤로 하고 능동산과 배내봉의 갈림길에 도착하여 휴식 없이 달려온 후유증을 해소한다. 그래도 화장실이 고갯마루에 있어서 좋았다. 후유증을 해소하고 이제 준비가 다 되었다. 배내봉을 오른다. 목재 계단이 얼음이 살짝 있다. 이것이 블랙아이스다. 그 블랙아이스에는 아이젠이 필요 없을 것 같아 그냥 오르는데 잘못 밟으면 미끄러진다. 그래도 스틱을 사용하여 균형을 잡고 오른다. 배내봉을 다 올랐는데 미명이다. 그리고 경이로운 풍경이 눈앞에 등장한다.

배내봉에서 일출을 기대하였지만 구름이 그득하다. 간월산 방향에는 구름이 정상을 장악하고 있다. 그 아래에는 상고대가 형성되어 있다. 해발 900m를 넘으면서 나타난 상고대다. 바닥은 상고대가 형성이 된 후 그것이 떨어져서 온통 상고대 눈밭을 형성하고 있다. 얼음길이 형성된 것이다. 우리보다 앞선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있다. 대단하다. 이렇게 일찍 온 안내산악회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 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이 우리 앞에 있었다. 그들을 하나하나 추월하면서 재미를 만끽한다. 울산 쪽에서 바람이 불고 그 바람에 상고대는 아름답게 형성이 되어 있다.

간월산을 바로 가기 전에 우리 앞에 있던 등산객들의 아이젠에 문제가 있어 수리를 하고 있다. 부부 등산객인데 아저씨가 열심히 각시의 아이젠을 수리하고 있다. 아이젠이 말썽을 부린 것이다. 그래도 주변의 돌을 이용하여 아이젠을 수리한 아저씨가 있어 오늘의 등산이 제대로 끝을 맺는 것을 마지막 지점에서 보았다. 간월산을 멀리서 그림으로 잡았다. 사진으로 잡은 것을 지금 보니 한 폭의 그림이다.

간월산을 오른다. 이곳은 상고대가 형성한 눈조각이 아닌 실제 눈이 등산로에 그득하다. 해발 1000m 근처에는 따뜻한 남쪽이지만 눈이 녹지 않고 있다. 산을 오르면서 그래도 멋있는 경치는 그래도 한 번씩 담는다. 간월산 정상에서 사람들의 소리가 들린다. 간월재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벌써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간월산에는 기다리지 않고 인증을 한다. 사람들이 무리 지어 올라오고 있다. 우리는 배내봉에서 올라왔는데 간월재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은 임도를 따라 걸어 올라온 사람들이다.

간월산에서 간월재를 바라보면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고 앞에 있는 신불산도 볼 수 있지만 구름이 장악하고 있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간월재에서 간월산을 오르기 전 고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만 들린다. 블랙아이스로 된 계단의 연속이다. 내려가면서 올라올 때 착용한 아이젠을 그대로 착용하고 있어 불편함이 없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내려가면서 간월산의 명물인 간월산 규화목을 한번 쳐다보고 하산을 한다.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 저 사람들이 오르기 전에 이곳에 도착하여 인증을 하였다는 것에 감사를 하고 이제 간월재에 도착하였다.

봄이나 가을에 한 폭의 그림처럼 나타나고 하였던 간월재는 간월재 휴게소가 구름 속에서 그래도 아름다운 그림을 선사하고 있다. 간월재 900m라는 표시를 하고 있는 돌탑을 담고 신불산으로 간다. 신불산을 오르면서 힘들면 뒤들 돌아보고 사진을 담았었는데 오늘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간월재에 휘몰아치고 있는 바람을 최대한 방풍재킷이 막아주기를 바라면서 한 발 한 발 올라선다. 나무계단이 있어 그것을 딛고 올라서면서 아이젠을 하나씩 나눠 착용하고 내려오는 부부를 보면서 인사를 한다. 겨울산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온사람들이 오늘도 있다.

신불산의 능선에 도착하여 눈을 덮어쓰고 힘겹게 머리를 들고 있는 나무를 본다. 지인이 이야기하기를 나무들이 숨을 쉬면서 습기를 내뿜기에 겨울바람이 불면 그것이 얼어서 상고대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신불산 능선에서 신불산 정상에 도착하면 허전한 마음이 저절로 든다. 밋밋하게 정상에 도착한 것이다. 이곳에서도 인증은 기다림 없이 진행하였다. 하지만 이곳은 네트워크 상태가 안 좋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휴대폰 기지국을 별도로 설치하여야 될 것 같다. 사람들이 순식간에 불어나고 있다. 인증을 하고 싶지만 네트워크가 불안하니 시간이 더 지체되는 것이다. 울주군은 통신회사와 협의하여 기지국을 하나 증설하는 것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신불산에서 일출을 보는 곳이 있다. 그곳을 담고 신불산의 공룡능선을 보고 싶지만 이곳도 구름이 정상을 점령하고 있어 지나간다.

이제 영축산으로 방향을 잡는다. 눈이 날리고 있다. 아래는 비가 올 것이다. 오늘 날씨는 구름만 가득이라고 알고 왔는데 오늘 비가 온다. 오르고 내리면서 아름다운 상고대와 눈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담는다. 영축산을 가면서 왼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도 올라왔나 하면서 걷는다. 영축사에서 신불산을 오는 사람들이 많다. 서울 북한산의 등산객들이 많다고 하지만 이곳도 그에 못지않다. 영남알프스 인증 메달 3만 개가 금세 마감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영축산에서 오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사람들이 정상에 많냐고 물어보니 많다고 한다.

영축산을 오른다. 400m만 열심히 오르면 끝이다. 오늘 더 가고 싶지만 지난번 조령산에서 겪은 일이 있어 겨울산을 욕심내지 않기로 하였다. 함박등을 거쳐서 신불산자연휴양림 방향으로 내려가려고 하였지만 이제는 영축산에서 바로 하산을 고민을 하면서 내려가는 길을 탐색하여 둔다. 영축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지난가는 등산객이 말한 그대로다. 사람들이 많다. 그곳에서 잠시 틈을 내어서 다른 튀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을 향하여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말을 한다. 그 사람이 쑥스러운 것도 있어서 그런지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 집에 목장을 합니다. 참 말이 많지요"

영축산에서 인증을 위하여 15분을 소요하였다. 그래도 일찍 도착하여 단체 등산객이 없어서 인증을 조기에 종료하였다. 하루에 3개 산만 인증이 가능하다고 한다. 우리는 오늘 3개의 산을 인증완료하였다. 그리고 고민을 한 것 같이 신불산 자연휴양림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하였다. 12시 10분에 출발하는 시내버스를 탑승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부지런을 떨면서 하산을 하였다. 3월이 아니기에 하루에 3번 지나가는 버스를 탑승하지 않으면 걸어서 올라가 자동차를 회수할 수밖에 없어 빠르게 하산을 한 것이다.

신불산 자연휴양림으로 내려오는 길은 처음에는 부드럽다. 그리고 속도가 나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하지만 신불재를 올라가는 갈림길을 지나고 신불산 자연휴양림을 바로 앞에 두고는 가파르게 내려간다. 지그재그로 해발을 순식간에 떨어뜨린다. 그 길을 따라 내려가면 영축산과 신불산을 가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를 알 것 같다. 자연휴양림 주차장은 만석이다. 자동차가 더 이상 들어올 수 없어서 휴양림 입구에 있는 도로 주변에 많은 자동차들을 주차시켜 놓았다.


산 위에서는 눈이 날리고 있었는데 휴양림 근처에는 보슬비가 내리고 있다. 하지만, 땀에 젖은 등산복은 그것을 반기지도 않고 우의를 입고 싶은 마음도 없어서 조용히 그 비를 맞으면서 걸었다.


휴양림 입구에서부터 버스정류장까지 1.7km다. 남은 시간은 25분이다. 입구에 근무하는 사람에게 어느 정도거리며 시간을 얼마나 소요되는지 물어보니 이렇게 이야기한다. 1.7km 정도 되며 20분에서 25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빠르게 걸으면 가능할 것 같다. 평지길이고 포장된 길을 경보하듯이 걸었다. 버스정류장은 이곳도 예외가 아니다. 양산과 울산의 경계지역에 위치하여 양산 가는 버스가 회차하는 곳은 양산시 지역이고 울산시 버스가 회차하는 지점은 울산시 지역이다. 배내 IC를 바로 앞에 두고 울산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버스를 보고 달려보았다. 저 버스를 놓치면 2시간을 걸어야 한다. 7km를 걸어서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328번 버스를 혼자서 탑승하고 자동차를 회수하였다. 지인은 스틱이 고장이 나서 어쩔 수 없이 이를 수리하고 버스정류장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어차피 자동차를 가지고 다시 돌아와야 하기에 혼자서 회수를 하였다. 다음에 재약산과 천황산을 갈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민을 해본다. 328번 버스를 최대한 이용하면서 공용주차장을 이용하는 방법을 고민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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