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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만 Feb 19. 2024

계룡산을 종주하다

선문답이 오고간 계룡산

오늘은 근처 산행이다.

단체로 이동한다. 다만, 여러 곳에서 모인다. 모이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열성을 갖고 움직인다.

서울에서도 오고 대전에서도 오고....


몇 명이 모임에 불참 통보를 하였지만, 그럭저럭 모임이 운영이 되는 것은 열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본다. 뒤풀이 없는 것이 아쉽다고 하지만, 뒤풀이 없이 산에서 온갖 이야기를 하였으니 되었다고 한다. 오늘도 그렇게 산행을 시작하였다. 대전현충원역에서 모임멤버들을 기다린다. 한분이 왔다. 자동차를 가지고 왔지만 환승주차창에 주차시키고 멤버를 기다린다. 15분 정도 늦는다고 한다. 이것은 애교다. 그래도 모임이 운영이 되는 것은 이분의 열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철역 입구에서 기다리는데 이분의 아드님이 운전을 하여서 온다고 하였다. 일정을 급변경하였다. 처음에는 장군봉을 오르고 남매탑을 거쳐서 삼불봉, 관음봉, 연천봉 그리고 신원사로 하산을 하려고 하였는데 신원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있으니 신원사로 가서 반대 방향으로 일정을 바꾸자는 제안을 하였고 모두가  동의를 하였다. 하산을 한 후 이동수단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 최고다. 그렇게 우리의 산행이 시작되었다.

계룡산을 끼고 있는 유명사찰 중에 동학사, 갑사가 있고 신원사가 있다. 신원사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을 허락하지 않지만 불교신자들이 많이 찾는 사찰이다. 그곳에 유명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우리들은 움직인다. 신원사 주변에는 무속인들이 많다는 이야기도 있다. 굿당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다. 대형주차장을 지나 승용차를 이용하여 조금 더 오른다. 입구에서 4명이라고 하니 통과다.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왜 물어보는지 모르겠다. 이유는 인터넷을 찾아보기로 하고 지나친다. 신원사는 백제시대의 가람의 배치와 같은 것 같다. 불교신자인 지인이 먼 곳에서 대웅전을 스치듯이 보면서 지나가고 우리도 지나간다. 조금 오르니 사람들이 많다. 이곳이 그 유명한 계룡산 산신제단인 계룡산중악단이다. 오늘 산신제를 지내고 있는 것 같다.


계룡산 중악단은 "신원사 대웅전 오른쪽 뒤편에 자리 잡고 있으며 계룡산의 산신을 숭배하는 일종의 산신각으로 국내에 소재하는 산신각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태조 이성계는 1394년 북쪽 묘향산의 상악, 남쪽 지리산의 하악과 함께 영산(靈山)으로 꼽히는 계룡산에 계룡단(鷄龍壇)이라는 제단을 만들게 하고 산신에게 제사를 지냈던 곳이다. 1651년(효종 2)에는 계룡단이 폐지되었다가 1879년(고종 16) 명성황후의 명으로 재건하고 중악단이라고 이름을 고쳤다"라고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에 기록되어 있다.(출처 : https://terms.naver.com/list.naver?categoryId=51792)

신원사를 지나고 갈림길에서 고민을 한다. 연천봉으로 가는 길과 등운암으로 가는 길이 있다. 나는 등운암이 연천봉 바로 밑에 있는 것을 알고 있기에 등운암으로 방향을 잡는다. 이곳에서 연천봉으로 가는 길은 연천고개로 가는 길이며 연천봉을 가려면 100m 정도를 갔다가 돌아와야 한다. 등운암으로 가는 길을 오르면서 보광원을 만났다. 오른쪽 길이 유혹을 한다. 이정표는 없는데 길이 좋다. 하지만, 정상 등산로는 왼쪽으로 능선을 오르는 길이다. 보광원 앞에서 멀리 보이는 이정표가 있어 그곳을 찾으니 등운암 가는 길이라는 표시가 있다. 오른쪽으로 난 길은 고왕암으로 가는 길이며 연천고개로 가는 길이다.

등운암으로 오르는 길, 연천봉으로 가는 길에 들어선 것이다. 가파른 길의 연속이다. 장군봉을 오를 때 그 모습이 떠오른다. 그만큼 가파른 길이다. 능선길을 오르고 오르고 하다 보면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이제 어디쯤 왔나 하고 돌아보면 이제는 편안한 오르막길이 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우리 앞에 45인승 버스가 있었고 그분들이 우리 앞에 있다. 산을 오르면서 쉬운 길 어려운 길이 있다. 하산을 하는 사람에게 그것을 한 번쯤 물어보기도 한다. 오늘도 그렇게 물었다. 이분은 신원사 근처에서 올라서 그런지 선문답이다.


"어느 길이 쉬운 길인가요?" 하니

 "자기가 생각하여 쉬운 길이 쉬운 길입니다"한다.


이제는 본격적인 완만한 등산로이고 서서히 오르고 있는데 누가 나를 부른다. 산에서 그것도 우리 멤버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나를 아는 사람이 있다. 내 친구가 있다. 산에서 대학동기를 만났다. 인연이라고 한다. 산에서 그것도 산행 중에 만났다는 것이 신기하다. 친구는 45인승 버스를 타고 온 산악회 일원으로 온 것이다. 우리는 자유산행이지만 우연하게 만난 것이다. 연천봉을 오를 때 또 만나고 헤어졌다가 자연성릉 지역에서 우리가 식사를 하는 가운데 스치듯 산악회 사람들과 같이 지나갔다. 다음에는 친구랑 한번 산행을 같이 해야겠다.

 

등운암에 도착하였다. 멀리 천황봉이 보인다. 그곳은 보호지역이라 일반인은 등산을 할 수 없다. 다만 멀리서 그곳을 감상할 뿐이다. 오늘도 그 모습을 담는다. 등운암에서 연천봉을 오르는 것은 등운암 좌우에 다 등산로가 있다 등운암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오른다. 산을 넘어야 하므로 그렇게 오른다. 하지만, 그 길이 아니다. 산신각으로 가는 길이 아닌 등운암 옆으로 난 길을 가야 한다.

연천봉을 오르면 계룡산 전체를 조망한다. 바로 앞에 있는 문필봉을 그대로 보면서 계룡산 전체를 조망한다. 관음봉으로 간다. 관음봉으로 가는 길은 옆으로 가면서 오른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연천고개에서 갑사로 내려가는 길을 쳐다보면서 생각한다. 겨울이 지나고 있지만 연천고개에서 갑사 가는 길은 아직도 겨울이다.

관음봉이다. 관음봉에서 올라온 길을 조망하고 가야 할 길을 그려본다. 그리고 관음봉에서 자연성릉으로 내려가는 데크계단이 오늘은 힘들지 않다. 통상적으로 관음봉을 올라왔는데 오늘은 내려간다. 관음봉을 오르면서 힘겹게 느꼈던 계단이 이제는 천천히 내려가면서 무릎을 보호하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계단이다. 그리고 자연성능 지역을 지난다. 그리고 음지와 양지를 구분한다. 양지는 질척거리는 진흙이 있지만 음지는 아직도 눈이 있고 얼음이 있다. 늦겨울 초봄에 느끼는 산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삼불봉을 바로 앞에 둔 봉우리가 우리를 부른다. 저 계단을 넘어가면 삼불봉이고 남매탑이다. 오늘은 장군봉까지 가야 하므로 삼불봉은 우회다. 그리고 남매탑을 내려서면서 남매탑의 전설을 다시 한번 돌아본다.

큰배제에서 고민을 한다. 계속 갈 것인지 하산을 할 것인지 5km 정도 되는 거리를 그렇게 힘들게 지나갈 것인지 아니면 지금 편안하게 내려갈 것인지 고민을 하다가 신선봉을 거쳐서 장군봉까지의 장군봉 능선으로 들어선다. 신선봉까지 가파르게 오르고 난 다음 한차례 휴식을 취하고 이제 본격적인 장군봉까지의 험로를 걷는다. 그렇게 걸으면서 저 봉우리가 장군봉이기를 지인들이 기대하지만 장군봉은 숨어 있다.

갓바위가 있다는데 어딘지 모르고 갓바위 삼거리에서 '이제부터는 험로가 예상되니 체력이 되지 않는 사람은 하산을 하라'는 안내표시를 무시하고 장군봉으로 간다. 오르고 내리고 또 오르고 내린다. 그것이 장군봉으로 가는 길이다. 신선봉이 649m이고 장군봉이 512m인데 이상하게 자꾸 오르는 것 같다. 신선봉에서 장군봉으로 내려가면서 가지만 장군봉으로 가는 길이 오르는 것 같은 것이다. 그만큼 험로라고 보면 될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다. 장군봉을 오르는 초입의 탐방지원센터다. 그곳이 병사골탐방지원센터다. 장군을 보기 위하여 병사를 만나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군의 장군을 만나기 힘든 것처럼 계룡산의 장군봉도 힘들게 접근을 하는 것이다. 오르고 내리고 오르고 내리다 보면 마지막에 이제 데크를 오르면서 장군봉을 만나는 것이다. 그렇게 열심히 걸었는데 신원사에서 장군봉까지 12km 정도 되었다. 20km 정도 걸은 것 같은데 얼마 못 걷은 것 같다. 6시간을 걸었으니 시간당 2km를 걸었으니 산길을 제대로 걸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장군봉 정상에서 한 가족이 쉬고 있다. 우리도 쉰다. 그리고 같이 내려간다.

엄마와 아빠는 천천히 애들은 빠르게 하산한다. 우리 일행 중에 나도 저때는 그랬는데 한다. 내려오는 길에 바위 위에 물이 있고 따뜻한 곳에 벌써 하루살이가 날고 있다. 오늘은 그만큼 따뜻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가파른 길을 올라올 때 생각이 나서 조심스럽게 걸어내려 가는데 생각보다는 가파르지 않고 걸어내려간다. 올라올 때는 그렇게 힘들었는데 그래도 데크가 있고 하여서 뒤로 한 걸음씩 걸으니 무릎이 좋다. 이 방법으로 여유가 있을 때 하산을 하여야 할 것 같다. 내 무릎도 보호하여야 하니까. 병사골탐방지원센터를 지나 버스 정류장을 바로 앞에 두고 버스가 지나가는 모습을 본다. 아쉽다. 5분만 일찍 그래도 15분 후에는 버스가 온다고 하니 ....

 

이렇게 이야기한다. 장군을 만나기 위하여 병사가 지키는 병사골탐방지원센터를 지나야 한다고 그리고 마지막에도 장군을 만나고 나왔으니 병사가 지키는 병사골탐방지원센터를 지나야 한다고 이야기 하였다. 이것이 오늘의 우리들의 선문답이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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