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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만 Feb 26. 2024

2024년 영남알프스를 걸어보았다. 두번째 이야기

운문산과 가지산을 오르고 고헌산 바로 직전에서 먼추었다.

꿈을 꾸라고 얘기한다.

그 꿈이 실현되지 못하더라도 그 꿈이 있기에 무엇인가 한다고 하였다.

오늘 우리들은 그 꿈을 꾸고서 시작을 하였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체력이 바닥이 났고 아픈 상처가 있어 달성하지 못하였다. 생각을 한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세상은 꿈꾸는 자들이 가진다고 하였다. 우리들은 오늘 꿈꾸는 자가 되었지만 세상을 다 가지지는 못하였다.


2024년 영남알프스를 두 번째 경험하기로 하였다. 이른 아침에 출발을 하고 밀양시 남명리 임시주차장을 찾았지만 이른 아침이라 아직 열리지 않아서 근처의 공터에 자동차를 주차시키고 이동한다. 오늘의 꿈은 이렇다. 운문산을 오르고 다음으로 가지산을 갔다가 걸어서 고현산까지 가보자는 것이다. 하루에 3 산을 경험하자는 것이다. 겨울산을 우습게 본 것이 우리들이다. 신발은 아이젠을 착용하고 있어서 평소보다 100g 이상 더 무겁다. 그리고 오르면서 겨울산의 경치가 우리를 불러 세워서 그것에 호응을 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하였다. 그 결과는 마지막 산을 오르지 못하고 다음으로 미뤘다. 시간이 부족하였고 체력이 바닥난 것이다. 의지의 한국인이라고 하면서 오를 수도 있지만 우리는 마지막은 다음으로...

남명리에 주차시키고 운문산으로 가면서 운문산을 바로 오르고 난 다음 아랫재로 이동하려고 하였으나 그 길을 찾아가다가 잘못 들어서 아랫재로 그대로 이동하였다. 운문산을 바로 오르는 길이 폭설이 계속되는 날씨가 계속되어서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는데 발길을 걷다 보니 아랫재로 길이 연결되어 있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랫재에서 운문산, 운문산 정상에서 아랫재, 아랫재에서 가리산으로 길을 잡아 나선다. 예전에 이 길을 걸을 때 내려온 기억이 있는데 오늘은 오르고 내려와야 한다. 바람이 불고 있다. 해발 700m 지점에 있는 아랫재는 바람소리가 요란하다.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간다. 이상하게 2024년에는 눈이 풍년이다. 2024년에는 눈이 풍년인 만큼 모든 것이 풍년이 되기를 바란다.

조금씩 오르면서 가지산도 보고 운문산도 본다. 어느 순간 바람이 불지 않는 곳을 만나면 너무나 따뜻하다. 그만큼 바람이 강하다. 오르면서 힘든 곳도 있지만 어느 곳에서 보면 운문산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것을 보면서 운문산 정상이다 하였다. 멋진 경치를 담고 있는데 그곳에서 재미난 것을 보았다. 개가 어느 등산객 앞에 있다. 그 등산객이 멍멍아 가자 한다. 우리는 그것을 보고서 그 등산객을 따라온 애완견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운문산을 올랐다가 하산을 한 후 아랫재에 도착하였는지 그 개가 있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이곳에 자리 잡고 있는 개라고 하였다. 단지, 조금 전의 등산객을 따라서 왔을 뿐이라고 한다. 우리가 무엇을 먹으려고 배낭을 내려놓으니 그 개가 우리에게 멋을 것을 달라고 쫓아왔다. 폭설이 계속되면서 등산객들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접근을 하여 먹을 것을 구하는 것이었다.

운문산 정상에 도착하기 전에 데크를 따라 걸어 올라가니 그곳이 겨울세상이다. 2월의 마지막 주에 이제는 겨울이 물러나야 하지만, 폭설이 오고 찬바람이 불고 하여서 그런지 덕유산 정상 등에 일부러 상고대를 보러 갔는데 그것과 유사하다. 다만, 하늘이 맑지 않아서 상고대만 보일 뿐이다. 머리에 흰 눈을 쓰고 있지만 운문산이라는 정상석이 두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옛것도 담고 최근의 것도 담는다. 이른 아침이라 그렇게 많은 사람이 없어서 조용히 인증을 하고 하산을 한다. 내려오는데 누군가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우리가 아랫재에서 만나고 우리가 먼저 정상으로 간 후 천천히 올라오신 분들이 아랫재에서 본 것을 기억 삼아 우리에게 인사를 하면서 벌써 갔다 오냐고 한다. 다만, 올라올 때 보지 못하였던 경치를 다시 한번 보면서 아랫재에까지 내려왔다. 그리고 그 개를 다시 보게 된 것이다.

우리는 가지산으로 가는데 많은 등산객들이 가지산으로 가지고 않고 하산을 한다. 가지산 쪽에서 와서 운문산을 오르고 하산을 하는 것 같다. 우리는 그들과 반대방향으로 이제 가지산으로 간다. 아랫재에서 가지산까지 3.9km다 2시간이 걸린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내려오는 사람들 머리나 옷에 눈이 그득하다. 눈이 와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것을 산을 오르면서 느꼈다. 상고대로 만들어진 터널을 지나면서 덜 겸손하여서 발생한 것이었다. 겸손하면 좀 더 편안하게 걸을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오늘의 원대한 꿈을 위하여 빠르게 운문산을 갔다 와야 한다는 욕심이 앞서서 그런지 갑자기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오버페이스를 한 것이다. 그래도 내가 산을 오르고 내린 지 10년이 넘었는데 포기할 수는 없다. 천천히 10분 정도 여유를 갖고서 다시 오른다. 상고대를 즐기면서 휴식을 하고 오른다. 겸손할 수밖에 없는 곳에서는 겸손하게 지나간다. 겸손하지 않으면 겸손하라고 응징을 받는다. 상고대 터널이 있고 상고대가 너무 많아서 나뭇가지가 부러진 것도 보았으며, 상고대가 다양한 모습을 연출한 것도 보았다.

가지산을 앞에 두고 재미있게 내려오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린다. 이유는 바위길을 밧줄을 잡고 올라가야 하는 길에 내려오면서 떠들썩하게 조심스럽게 내려오면서 서로에게 이야기한 것이 우리들에게는 재미있게 들린 것이다. 가지산 바로 아래에는 매점이 있다. 전국의 모든 산에 있는 매점들이 대부분 철거되었지만 가지산은 아직도 매점이 있다. 산장이라고 하는데 이곳에서 라면을 먹은 사람들이 있고 하여서 계속 유지되는 것이다. 우리도 그 한자리를 다투어볼 양으로 가능한지 물어보니 너무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우리에게 자리를 내어 줄 수 없다고 한다. 우리는 이곳에서 인증만 하고 쌀바위 근처의 휴게소로 가기로 하였다.

가지산 정상석은 머리에 흰 눈을 덮어쓴 수준이 아니고 글자가 보이지 않도록 눈보라가 몰아친 흔적을 볼 수 있었다. 가지산이라는 이름은 보이지 않고 정상석만 보인다. 글자가 보이지 않는 비석같이 보인다. 북한산 비봉에 있는 북한산 순수비 같기도 하고 세월을 오래 버틴 기념석 같기도 하였다. 탁본을 하여야 할 것 같다. 이곳에서도 아름다운 겨울경치를 볼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오늘 고헌산까지 가 볼 생각으로 부지런히 내려간다. 석남고개로 내려간 후 석남사로 가서 버스를 타고 나갈 생각을 해보았는데 그 시간이면 고헌산 입구에 도착할 것 같아 쌀바위 방향을 잡고 하산하였다.

내려가면서도 올라오는 사람들이 상고대 등을 사진을 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위에 올라가면 더 멋진 경치가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하산을 한다. 쌀바위 근처의 휴게소에 도착하니 손님이 없다. 우리가 독점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우리가 손님을 몰아왔는지 금세 가득 찬다. 들어온 사람들이 오늘 등산을 온 것이 설산을 그대로 볼 수 있어서 좋다고 하는데 주인장은 며칠 전에 눈이 50cm 정도 와서 더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분은 이곳에서 고립되어 있었을 것 같다. 휴게소 주인이지만 산을 내려가야 하는데 눈이 가득한 산을 내려갈 수도 올라올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곳에 막걸리가 맛있다고 하여서 지인이 먹고 싶은 생각이 있는데 한 병은 부담스러운지 주문을 하지 않는다. 나는 알코올이 들어있는 것은 먹지 않기에 도움을 줄 수 없어서 막걸리가 스치고 지나간다. 그리고, 임도를 따라 내려간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는 것이다. 이곳까지 자동차가 올라올 수 있으나 겨울에는 체인을 완벽하게 하지 않으면 불가능할 것 같다. 중간중간에 석남사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보인다. 쌀바위에서 바로 내려가는 길을 우리는 찾지 못하였으니 운문령을 거쳐서 가는 것이 시간상 이득이라고 할 수 있다.

운문령에 도착하기까지 임도로 따라 내려가니 무릎도 보호된다. 사람들이 이길로 걸어서 올라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석남사에서 올라오면 힘들겠지만 운문령에서 올라오면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가지산을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 운문령 도로 양편으로 승용차들이 가득하다. 운문령에서 산을 타고 넘어가면 되지만 요즈음은 폐쇄되어 있다고 안내되어 있다. 그리고 눈이 가득한 산을 막무가내로 걸어가기에는 어려움이 있어서 포기하고 도로를 따라 하산을 하였다. 하지만 그 길로 들어서서 편안하게 하산을 하였다가 외항만디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거리가 8km 정도 되었다. 하산을 하는 중에 지인은 발에 어려움이 왔다. 신발이 단단히 고정이 되지 않아서라고 하였다. 중간중간에 가는 길을 한 번씩 확인을 하면서 하산을 하였다.


요양병원이 있는 곳이 보이고 도로를 벗어나 옛길을 따라 하산을 한다. 옛길을 따라 자동차가 운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래도 올라왔을 것이다. 요양병원이 위에도 있고 아래에도 있는데 위에는 텅텅 비어 있고 다만 집을 지키는 개만 있을 뿐이다. 아래는 성업 중이다. 그곳을 가기 위하여 다시 길을 찾는다. 그리고 고헌산이 있는 곳을 향하여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걷는다. 지인이 이야기하기를 신발과 발이 분리되면서 발에 상처가 났다고 한다. 그래도 고헌산을 향하여 걸어본다. 외항만디를 오르는 자동차들이 엔진소리를 세게 내면서 힘들게 지나간다. 그리고 우리도 힘겹게 걸어서 올라간다. 다리에 힘은 있으나 시간은 점점 해가 떨어지는 시간이 좀 더 가까워진다.


외항만디에 도착하여 고민을 하였다. 산을 오르고 내릴 것인가 아니면 다음에 다시 도전할 것인가를 고민을 하였다. 2시간 30분이면 오르고 내릴 수 있지만 짧은 겨울해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고민을 한 결과는 다음에 이곳에서 다시 시작하자고 하였다. 그런데, 문제다 이곳에서 언양 시내로 어떻게 갈 것인지가 문제다. 버스는 1시간 이상 있어야 온다고 하는데 택시는 콜을 해도 오지 않는다고 한다.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데 버스정류장 바로 이웃하고 있는 음식점에서 누군가가 관심을 갖고서 우리에게 조언을 계속해준다. 버스시간도 안내해 주고 콜 하는 법도 알려준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우리에게 콜이 되었는지 물어본다. 하지만, 모든 것이 실패라고 지인이 이야기한다. 지인은 지나가는 자동차를 히치하이킹하였지만 계속실패다. 추위는 계속 오지만 무심하게 스치고 지나간다.

버스정류장 옆 음식점 주인이 드디어 우리에게 왔다. 그리고 우리를 불러서 음식점 앞의 자동차로 안내한다. 그리고 우리를 자동차에 탑승시키고 언양의 버스가 많이 오는 곳으로 데려다준다. 그리고 콜이 오지 않는 이유를 설명을 한다. 어제 눈이 와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밤을 새웠다고 하였다. 우리는 감사를 하고 추후 이곳을 왔을 때 이 집에서 반드시 한 끼를 해결하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그렇게 음식점 주인의 호의로 우리는 무사히 언양으로 내려왔고 그곳에서 밀양에 세워둔 승용차를 회수하기 위하여 카카오 택시를 콜 하니 온다. 높은 곳에서 콜 할 때 오지 않았는데... 아쉽다.


다음에는 천황산, 재약산, 고헌산을 해야 한다. 오늘 우리가 운문산, 가지산, 고헌산을 하려고 하였으나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울산에서 좋은 사람을 만났고 그분의 도움으로 우리는 어려움을 극복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멋진 가지산과 운문산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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